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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남자가이드] 남자 옷, 대체 어디서 사야 할까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스마트하게 옷 사입기

2017.04.10(Mon) 10:52:02

[비즈한국] 굳이 패셔니스타나 트렌드세터가 되고 싶지 않은 대한민국 보통 남자들. 약간의 투자로 일상이 달라질 수 있다면? 은근히 센스 있다는 말이 듣고 싶은, 바로 당신을 위한 가이드.

 

옷을 잘 입기 위해서는 옷을 잘 사는 법을 알아야 한다.


라이프스타일 칼럼에서 패션 이야기가 빠질 수 없다. 솔직하게 고백하건데 나 역시 패션을 잘 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10대부터 20대 내내 시행착오를 거치며 엄청난 패션 흑역사를 양산해왔다. 30대에 접어든 지금, 가까스로 어울리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가끔씩이나마 센스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패션 위크에 참석하고, 동대문 DDP에서 톡톡 튀는 스트릿 패션으로 카메라 세례를 받는 패셔니스타가 목표라면 ‘보통 남자 가이드’ 대신 ‘GQ’나 ‘아레나’를 읽는 게 낫다. 요즘은 GQ나 아레나 같은 남성지에서도 트렌드를 앞서가는 스타일보다는, 현실에서 소화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먼저,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옷은 무조건 입어보고 사야 한다는 것.

 

대학을 졸업한 남자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옷을 산다는 건, 자신을 학대하는 일이다. 예외는 있다. 실패를 각오하고 인터넷에서 옷을 산 다음, 딱 맞는 핏을 파는 단골 쇼핑몰에서 지속적으로 구입을 하는 경우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직접 입어보고 고르기 귀찮아서, 혹은 어디서 사야할지 몰라서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한다.

 

옷을 잘 입고 싶다면 옷을 좋아해야 한다. 

 

옷을 좋아하기 위해서는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고, 피팅룸에서 직접 입어보며 핏을 맞춘 끝에 통쾌하게 카드 긁는 기쁨을 느낄 필요가 있다. 택배 상자를 기다리는 것도 설렐 수 있지만, 차려입고 백화점이나 몰에 나가서 쇼핑을 하는 재미와 모니터에서 클릭 몇 번으로 쇼핑을 끝내는 재미는 비교불가다.

 

돈이 정말 많다면, 럭셔리 매거진을 보고 마음에 드는 옷을 고민 없이 살 수 있다면, 백화점 명품 매장을 찾는 게 정답일지 모른다. 재킷 한 장에 수백만 원이 넘어가는 남성복 브랜드의 매니저는 훌륭한 스타일리스트다. 아마도 잘 어울리는 옷을 추천해줄 것이다. 문제는 가격이지만.

 

카드 한도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자신에게 투자하고픈 남자라면, 백화점만이 정답은 아니다. 우선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 중 가격만큼의 가치를 못 하는 옷을 파는 곳이 적지 않다. 모든 사람이 익히 아는 브랜드의 옷은 비싸다. 그래서 우리는 교외로 나가야 한다.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는 공기 좋은 곳으로.

 

서울 근교에는 파주, 김포, 인천에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다. 조금 더 멀리 나가면 여주도 선택지가 될 수 있고, 각 지방마다 대도시 근처에는 프리미엄 아울렛이 늘어나는 추세다.

 

프리미엄 아울렛의 장점은 명확하다. 괜찮은 품질, 괜찮은 브랜드의 옷을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그렇기에 주말마다 파주와 김포, 인천의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가는 길이 꽉 막히는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프리미엄 아울렛에 가면 백화점에서 길 잃은 미아 신세와 달라질 게 없다. 그래서 준비했다. 슬슬 아무 옷이나 걸치기 힘든, 괜찮은 브랜드도 한 번 입어볼까 싶은, 그러나 가성비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남자들을 위한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법을.

 

우선, 패션에 관심 없는 남자라도 들어봤을 법안 명품 브랜드 매장은 거른다.

 

몇몇 프리미엄 아울렛에는 페라가모나 구찌 등 명품 매장이 들어서있다. 가방과 신발 등 잡화가 주를 이루지만, 남성복도 판매한다. 백화점 정가보다는 저렴하다. 그러나 아울렛이라 하더라도 명품 브랜드에서 수트 한 벌을 사면 150만 원을 넘기기 일쑤다. 그래도 프리미엄 아울렛까지 왔는데 명품을 사고 싶다면 옷보다는 신발을 추천한다. 백화점에서 한 켤레에 70만 원부터 시작하는 클래식한 구두와 로퍼, 스니커즈를 30만 원 안팎에서 구입할 수 있다.

 

띠어리는 뉴요커들의 모던하고 시크한 감성을 담은 컨템포러리 룩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그럼 옷은 어디서 사야 할까.

 

백화점에 입점하는 브랜드지만, 명품은 아니면서 무난하고 적당히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쉽게 말해 여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의 패션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 남성복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솔타시(솔리드 옴므, 타임 옴므, 시스템 옴므)’​ 매장은 한 번씩 둘러보는 게 좋다. 해외 브랜드의 디자인을 카피한다는 비판도 따르지만, 한국인 체형에 맞춰 좋은 퀄리티의 옷을 만든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패션을 잘 모르지만 은근히 센스 있고픈 남자들을 위해서는 ‘띠어리(Theory)’만한 브랜드가 또 없다.

 

띠어리는 뉴요커들의 모던하고 시크한 감성을 담은 컨템포러리 룩을 추구하는 브랜드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오글거리는 패션지 말투다. ‘보통남자가이드’ 식으로 번역하자면 많이 안 튀면서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는, 좋은 재질과 훌륭한 핏을 가진 가성비 좋은 브랜드가 바로 띠어리다.

 

특히 띠어리에서 시즌마다 선보이는 라피 진(Raffi Jean)은 무조건 구매해야 할 청바지다. 청바지 전문 브랜드들의 뺨을 가차 없이 후려갈기는 퀄리티와 핏을 가진 제품이다. 백화점 매장가는 35만 원 정도인데, 이마저도 금방 품절 된다. 프리미엄 아울렛에 라피 진이 보인다면,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가 남았다면, 고민하지 말고 얼른 계산하는 게 정답이다.

 

셔츠 잘 만들기로 소문난 미국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brooksbrothers)도 놓치면 곤란하다. 백화점에서 수트 한 벌을 사려면 최소 150만 원을 줘야 하는데 프리미엄 아울렛에선 60만 원부터 선택이 가능하다. 

 

뉴욕에서 온 클럽 모나코(clubmonaco)도 깔끔하면서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내놓는다. 기대 이상의 원단을 쓰는 경우도 있다. 겨울 수트 위에 입는 클럽 모나코의 패딩 코트는 가격대를 고려했을 때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 아스페시(aspesi)보다 훌륭하다.

 

‘패션은 이탈리아인데 왜 미국 브랜드만 추천하죠?’라고 묻는다면, 웬만한 이탈리아 브랜드는 엄청 비싸기 때문이다. 아울렛에 들어선 초보자에게 이탈리아 브랜드는 난이도가 조금 높다.

 

미국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는 셔츠 잘 만들기로 소문났다.


사실 브랜드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국내 브랜드의 경우 아울렛 기획 상품을 따로 제작해 유통하는 경우가 잦다. 백화점 매장에 진열된 시즌 상품이 아닌, 아울렛만을 위해 기획된 상품이기에 ‘마이너리그 제품’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이월 상품의 경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까지 보관돼 옷이 상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브랜드의 이름을 걸고 정식 매장에 진열했던 제품인 만큼 기획 상품보다는 조금 더 공을 들이지 않았을까?

 

이월 상품을 고를 때 지나치게 유행했던 스타일은 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가을을 휩쓸었던 생로랑 스타일의 라이더 재킷을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고르면 후회할지 모른다. 유행을 뒤늦게 따라가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다. 대신 유행을 타지 않는, 언제든 입을 수 있는 클래식한 옷을 고른다면 이월 상품인지 알아볼 사람 아무도 없다.

 

가성비가 중요하다면 겨울 아우터를 사는 게 유리하다. 셔츠나 바지의 경우 할인폭이 크지 않다. 15만 원짜리 셔츠를 10만 원에 사면 무려 30% 이상 할인을 받은 셈이지만, 소위 ‘득템’했다는 기분을 느끼긴 힘들다. 그러나 150만 원에 팔리는 코트, 롱 패딩, 수트를 100만 원 이하에 구입하면 할인율을 떠나 최소 50만 원 이상 저렴하게 산 셈이다. 겨울 아우터나 수트의 경우 특정 제품을 제외하면 크게 유행을 타지도 않는다.

 

요즘 어중간한 브랜드도 겨울 아우터의 경우 50만 원을 넘는 게 보통이다. 그럴 바에는 20만 원 정도 더 쓴다는 마음으로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제대로 된 브랜드의 아우터를 사는 것이 현명한 소비 아닐까.

 

쏠쏠한 할인의 묘미를 느끼며 쇼핑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제법 많은 브랜드를 알게 되고, 내 몸에 맞는 옷과 스타일에 눈이 떠진다. 그 다음부터는 옷을 좋아하게 되고, 나아가 옷을 잘 입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마음에 드는 옷을 사서 쫙 빼입고 나가는 즐거움은 보통날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그 첫걸음을 떼어보기를. 교외에 위치한 아울렛은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장예찬 자유미디어연구소 대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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