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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종이컵? 생리컵 도입 앞두고 벌어진 일

크라우드펀딩 5900만 원…수입업체 "식약처 허가 나면 11월경 수입"

2017.08.11(Fri) 17:56:37

[비즈한국] “생리하고 있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편하다. 신세계다.” “그동안 일회용 패드 어떻게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생리컵이 없었다면 끔찍했을 것 같다.” “생리컵 대박이다. 만든 사람 상 줘야 한다.”

 

체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도록 만들어진 생리컵은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생리용품이다. 처음 생리컵이 국내 소개됐을 당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지난 3월에는 교회 내 성차별 등을 연구하는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이 공동구매한 프랑스산 생리컵 500개가 인천공항을 통과하지 못하고 반송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생리컵이 널리 알려지며 긍정적인 여론이 형성됐고, 올 하반기 국내 첫 도입을 앞두고 있다. 실제 해외직구를 통해 ‘생리컵’을 경험해 본 여성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생리컵 사용 경험이 있다고 밝힌 여성 가운데 82.4%가 “추천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생리컵 제작 판매를 진행 중인 소셜벤처 이지앤모어는 식약처 허가를 받기 위해 ‘월경컵 프로젝트’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했다. 해당 크라우드 펀딩에는 총 2500여 명이 참여해 5900만 원의 모금을 달성했다.​


국내 최초로 생리컵 제작 판매를 진행 중인 소셜벤처 이지앤모어는 생리컵의 식약처 허가를 위해 ‘월경컵 프로젝트’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크라우드 펀딩에는 총 2500여 명이 참여해 5900만 원의 모금을 달성했다. 

 

이지앤모어는 크라우드 펀딩 취지를 “국내 최초로 월경컵의 허가가 진행된다면 다른 제품은 조금 더 쉽게 시장으로 나올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안전성 허가를 받은 이력이 없는 생리컵 제작을 위해 많은 비용과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수하고 국내 생리컵 시장을 열기 위한 시도를 한 셈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성공적으로 진행됐으나 이후에도 어려움은 있었다. 생리컵에 대한 오해와 무지에서 기인한 일부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이지앤모어 관계자는 생리컵 제작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묻는 말에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지원하던 중,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여성질환을 앓는 것을 알게 됐다. 일회용 생리대를 대체할 대안용품을 찾던 중 생리컵을 알게 됐고, 이를 아이들에게 제공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처녀막을 해치는 것 아니냐’ ‘여성의 성을 이용해 판매하려는 것 아니냐’ 등 생리컵을 오해하는 일부 남성들의 부정적 시각을 극복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회사가 여자 위주로 구성돼 있다 보니 괜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남성이 생리용품을 제작, 판매하는 것은 ‘대단하다’고 하지만 여자가 생리용품을 제작, 판매하는 것에는 ‘당연하다’ ‘수익을 위해 하는 것 아니냐’ 등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분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7일 생리컵 국내 출시 관련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은 생리컵에 대한 무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사진=트위터 게시물 캡처

 

실제로 생리컵에 대한 오해와 편견은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기사 댓글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7일 생리컵 국내 출시 관련 기사에 달린 한 댓글은 생리컵에 대한 무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생리컵이 일반 종이컵과 모양도, 용량도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지 못한 한 누리꾼이 ‘자취하는 여성의 집에 놀러 가면 귀찮다고 생리컵에 커피를 타준다’는 댓글을 남긴 것이다. 이에 한 매체에서는 실제 생리컵의 용량이 30~40ml인 것을 설명하며 ‘생리컵에 커피를 탈 수 없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올해 7월 다수 매체에서는 ‘생리컵이 8월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실제 도입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식약처에 수입허가 신청서를 내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국내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오는 10월~11월경 생리컵 국내 도입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출시 날짜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여전히 식약처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것이다 보니 식약처에도 관련법이 없던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규정을 새로 만들어가며 진행하다 보니 늦어지고 있다. 허가가 나면 11월경 국내에 수입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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