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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공시] SK, 메가박스 인수 시도

2008-9-22 인수가격 차이로 무산…2015년 중앙일보 품으로

2016.09.22(Thu) 14:14:45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오늘, 2009년 9월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네트웍스는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메가박스 인수설에 대해 “당사는 향후 신규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메가박스 인수입찰에 참여하였다”면서도 “현재 우선협상자 선정 등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SK네트웍스는 SK그룹의 모기업으로 무역, 생활서비스, 패션 등을 주요사업을 영위하는 종합상사다. 당시 SK네트웍스는 패션전문기업 ‘오브제’를 인수하는 등 신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SK네트웍스가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메가박스를 인수, 극장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SK그룹 입장에서도 메가박스를 인수하면 SK텔레콤 등 통신사업을 통해 확보한 고객 기반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낼 수 있었다.

   
SK네트웍스 본사 전경. 사진=비즈한국DB

반면 메가박스는 본래 오리온그룹 엔터테인먼트사업의 대들보 역할을 하는 계열사였다. 지난 2000년 5월 코엑스점을 시작으로 멀티플렉스 영화관 사업에 처음 뛰어들었다. 그러나 CJ그룹의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 CGV와 롯데그룹의 롯데시네마가 상영관을 늘려가면서 메가박스의 수익성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결국 오리온그룹은 지난 2007년 메가박스 지분 97%가량을 호주계 투자자본인 맥쿼리펀드의 주도로 설립된 한국멀티플렉스투자에 2800억 원에 매각했다. 한국멀티플렉스투자에는 대한지방행정공제회(46.05%), 군인공제회(19.74%), 국민연금공단(19.74%) 등이 주요주주로 있었다. 그런데 메가박스는 2년 만에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 것.

그러나 결국 SK네트웍스의 메가박스 인수는 성사되지 않았다. 해당 공시를 발표한 지 한 달이 지난 10월 21일 SK네트웍스는 “매각주관사인 맥쿼리증권으로부터 인수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않았음을 통보 받았다”고 밝혔다.

인수가 무산된 이유는 매각가 차이였다. SK그룹이 맥쿼리 측에 제시한 인수가는 2500억 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맥쿼리의 최초 매입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이었다. 이에 맥쿼리는 3~5년간 1000억 원을 무이자로 빌려주겠다는 당근도 제시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후 맥쿼리펀드는 2011년 메가박스를 중앙일보 컨텐츠 유통 계열사인 아이에스플러스가 운영하던 영화관 씨너스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당시 시장점유율이 11.4%던 메가박스와 12.1%였던 씨너스를 합쳐 점유율 40%로 업계 1위인 CGV와 2위 롯데시네마(25%)와 맞붙겠다는 전략이었다. 실제 메가박스씨너스 계획은 맞아 떨어져 메가박스 매출은 급증했다.

   
서울 시내 메가박스 극장 중 한 곳의 모습. 사진=비즈한국DB

그러나 합병으로 맥쿼리가 보유한 메가박스 지분은 100%에서 50%-1주로 줄었다. 나머지 46.31%는 씨너스의 운영주체인 아이에스플러스가 보유했다. 아이에스플러스는 같은해 6월 사명을 제이콘텐트리로 변경했다.

결국 메가박스는 중앙일보의 품에 안겼다. 합병 4년이 지난 2015년 5월, 제이콘텐트리는 한국멀티플렉스투자가 보유한 메가박스 지분 50%(158만여 주)를 전량 인수하기로 맥쿼리펀드와 합의한다. 매각가는 152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이콘텐트리는 메가박스 지분 전체를 확보하며 경영권을 완전히 갖게 됐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측은 “메가박스가 성장세에 있고 수익모델도 좋다고 판단해 이번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수익모델 다변화 필요성이 컸고, 그룹 차원의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한편 SK그룹은 메가박스 인수가 무산된 이후 극장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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