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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시니마’로 보는 MCN의 미래

2016.09.23(Fri) 09:22:27

MCN. 요즘 미디어계의 뜨거운 감자다. 한국 미디어시장의 대안처럼 보이던 MCN은 현재 다양한 방법을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다. 적자를 내는 곳도 많고, 흑자 규모도 아직까지는 아쉽다. 시장의 촉망받는 유망주에서 당당한 선수로 자리 잡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해외는 어떨까?

 

   
세계 최고의 게임 MCN 머시니마. 사진=머시니마 홈페이지

 

머시니마(MACHINIMA)는 미국에서 시작한 게임 전문 MCN이다. DIA TV, 비디오빌리지처럼 여러 크리에이터들을 거느린 ‘게임 전문’ 채널이다. 시작은 MCN이 아니었다. 일종의 영상 장르인 머시니마를 만들고 공유하는 커뮤니티에서 시작했다. 그 이후에 유튜브가 나오며 유튜브에 제작자들이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네트워크가 생겨났다.

 

머시니마는 타 MCN과 달리 처음부터 ‘게임’이라는 콘텐츠에 집중했다. 세계에서 돈 가장 많이 버는 게임 유튜버 ‘Pewdiepie’도 한때 머시니마 소속 크리에이터였다. 주 투자사는 구글과 워너브라더스다. 구글한텐 3500만 달러 받았고, 워너한텐 다 합쳐서 4000만 달러 정도를 받았다. 플랫폼인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에게 머시니마에 대한 투자는 곧 유튜브 생태계에 대한 투자였다. 워너브라더스에겐 뉴미디어 콘텐츠와 뉴미디어 플랫폼에 대한 투자였다. 즉,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 생태계 모두에게 환영받았다.

 

게임이라는 전문 분야를 소유한 덕분인지 머시니마는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를 넘나들며 여러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드 <슈퍼내추럴>의 방송사 the CW부터 Vimeo까지 여러 경로를 통해 자사의 콘텐츠를 유통했다.

 

CEO의 그림은 단순 MCN이 아니었다. 머시니마는 궁극적으로 ‘게임 기반 팝컬처 팬덤’을 주 시청자로 둔 TV네트워크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뭔지 모르겠다고? 미국판 온게임넷이다.

 

타 MCN과 달리 머시니마는 탄탄한 자체 인력을 두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아닌 회사 소속 인력으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이라는 e스포츠 선수들을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케이블 채널인 the CW와 만들었다. ‘모털컴뱃’ 편도 있고, ‘리그 오브 레전드’ 편도 있다. 데일리e스포츠쇼를 미국 거대 통신사 버라이즌이 운영하는 Go90이라는 앱에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게임 제작사와 협업해 직접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캡콤의 스트리트 파이터 5 출시 기념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유통했다.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까지 정복 중이다.

 

머시니마의 야망은 e스포츠를 향한다. e스포츠 대회의 광고를 책임지는 일종의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머시니마가 ‘MCN’을 넘어 ‘방송국’으로 진화가 가능한 이유는 종합잡지가 아니라 게임잡지이기 때문이다. 타 MCN과 달리 게임 유튜버만 보유했으며 모든 콘텐츠의 기반을 게임에 뒀다.

 

왜 그럴까?

 

기본적으로 MCN은 팬덤비즈니스다. 현재 많은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팬덤을 기반으로 광고를 따와 돈을 벌거나 팬들을 위한 굿즈를 만든다. 만약에 크리에이터의 팬덤을 MCN네트워크 자체의 팬덤으로 만들면 MCN은 또 다른 지평을 연다. 네트워크의 팬덤으로 광고를 할 수 있고, 굿즈를 만들 수 있다. SM이 SM네이션을 만들고, YG가 YG 패밀리를 만든 것처럼 말이다.

 

종합형 인재와 전문형 인재라는 말이 있다. 널리 두루두루 알 것인지, 한 분야만 아는지에 따라 그 인재의 유형이 달라진다. MCN에게도 앞으로 선택의 순간이 올 것이다. 종합형 MCN이 과포화가 된다면 결국 자신들의 주 콘텐츠를 무엇으로 잡을지, 그 콘텐츠에 맞는 크리에이터는 누군지에 달려 있다. 종합 백화점형 MCN으로 운영할지, 특화된 전문매장형 MCN이 될지에 따라 생존의 경로가 달라진다. 변화는 필요하고, 시점은 다가오고 있다.

구현모 필리즘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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