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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덕] 순실 보고 놀란 가슴, 차오르미 보고 의심

내년 개막 U-20 월드컵 마스코트 디자인 둘러싸고 “최순실 개입설”…피파 “우리 디자이너가 제작”

2016.11.10(Thu) 10:55:24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는 속담이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한국을 뒤흔들고 있다. 정치, 재계, 국방, 문화예술, 스포츠 등 관여되지 않은 분야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에 의사결정 과정에서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합리적이지 못한 모습이 보이면, 국민들은 ‘또 최순실이 개입된 것이 아닐까?’ 일단 의심부터 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엉뚱한 곳에서 불똥이 튀었다. 내년 5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과 관련해서다. 이번 대회에는 ‘바르샤 유망주’ 이승우와 백승호도 한국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U-20 월드컵 조직위원회(위원장 정몽규)는 지난 8월 공식 마스코트를 공개했다. ‘차오르미(CHAORMI)’라는 이름의 마스크트에 대해 조직위와 피파는 한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호랑이와 패기 있는 한국 젊은 세대의 모습을 가진 ‘젊은 한국의 호랑이 소년’이라 소개했다. 특히 가장 한국적이라 할 수 있는 호랑이의 얼굴 형상에 한국 고유의상인 한복을 착용해 정통미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공식 마스코트 차오르미. 사진=U-20 월드컵 조직위원회


하지만 차오르미가 공개되자마자 디자인을 둘러싸고 축구팬들 사이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부정적인 비난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최근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차오르미의 한복이 흡사 무당(?)옷을 연상시킨다” “허접한 디자인이 뭔가 순실스럽다” “축구대회 마스코트 제작에도 최순실이 개입해 이권을 챙긴 것이냐” 등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어린 선수들이 실력을 뽐낼 기회의 장인 U-20 월드컵에도 최순실 씨를 비롯한 비선실세들이 개입해 이권을 노리고 비리를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차오르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늘자 조직위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파는 자신들이 주관하는 모든 대회의 마스코트를 직접 디자인하며, 개최국에는 조언을 구할 뿐이라는 것이다. 차오르미의 디자인 역시 피파에서 맡았다고 전했다.

 

피파 스위스 본부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피파 담당자는 ‘비즈한국’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공식 마스코트는 피파와 조직위가 공동으로 협의하여 지역 및 문화적 영향력을 융합해 디자인한다”며 “개최지 조직위는 그들이 공식 마스코트에 반영하길 바라는 동물이나 특징, 색 등의 조언을 제공한다. 그럼 피파의 디자이너들이 그러한 정보에 기반해 다양한 종류의 스케치를 그리기 시작한다. 피파와 조직위는 수차례의 협의를 통해 가장 적합한 마스코트 디자인을 구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자는 “(이 과정에서) 피파의 지적재산권팀은 (최종 선정된) 마스코트 디자인과 네이밍 등이 합법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책임진다”고 밝혔다. 조직위와 협의를 거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마스코트를 구상하는 건 피파 소속의 디자이너가 담당한다는 의미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최순실 사태’ 수습을 위해 국회를 방문,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결론적으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의 공식 마스코트 차오르미는 최순실 게이트와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축구계에서까지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는 것을 두고 축구계 관계자는 “최순실 씨와 정부의 전방위적 비리에 국민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실망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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