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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의 ‘엘시티’ 책임준공, 건설업계 “비정상” 합창

박지원 “포스코건설에 친박 정치인 영향력 행사” 의혹 제기에 박근혜 대통령 “엄벌” 지시

2016.11.17(Thu) 08:19:54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와 관련,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불리한 책임준공 조건으로 시공하는 과정에 최순실 씨 등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업계는 최순실 씨와 이영복 회장이 같은 친목계 멤버였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관계를 이용해 이 회장이 사업의 고비마다 최 씨와 친분을 십분 활용했을 것이란 게 의혹의 핵심이다.

 

엘시티 조감도. 사진=포스코건설 제공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6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엘시티는 포스코건설에서 10일 만에 채무보증이 이뤄져서 전광석화처럼 작업이 시작됐다”며 “포스코건설에 그러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은 대통령과 가장 가깝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정치인이 개입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도피 중인 이영복 회장(엘시티 사업 시행사 엘시티피에프브이 실소유주·구속)​이 최순실 씨(가 속한) 계원으로 1000만 원씩 매월 (곗돈을) 꼬박 냈다. 법무부의 허가나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이것은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라며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지만 박지원 의원실 관계자는 “어떤 정치인이 개입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박 원내대표가 조만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 사업비 3조 원대 대규모 사업인 엘시티는 사업성 등을 이유로 장기간 표류해 왔다. 최초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아파트를 지을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13년 시공권을 반납했다. 시행사인 엘시티피에프브이는 그 뒤로 시공사로 선정한 중국건축고분유한공사(CSCEC)가 금융권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을 끌어오지 못하면서 지난해 4월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그 후 불과 10여 일이 지난 같은 달 17일 포스코건설이 새 시공사로 선정돼 책임준공 조건으로 시공 중이다. 군인공제회에서 빌린 부지매입비용조차 갚지 못했던 엘시티 사업은 시공사로 포스코건설이 끼어들자 금융권으로부터 PF대출이 가능해졌다. 

 

책임준공이란 시행사 부도 등으로 시공사가 공사비를 지급 못 받는 상황에도 공사를 책임지고 완료해야 하는 방식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사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험성을 이유로 책임준공을 하는 사례가 거의 드물다. ​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엘시티를 시공하기 위해선 어떤 건설사도 책임준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앞서 중국 시공사가 PF 대출을 유치하지 못해 2014년 말부터 공사가 중단돼 있던 상태였다”며 “지난해 2월부터 시행사가 당사를 포함해 몇몇 국내 대형 건설사들을 상대로 시공사 참여 제안을 했다. 당사는 2개월 정도 검토 끝에 시공사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이 엘시티 시공을 제안 받은 비슷한 시기 대림산업과 롯데건설은도 제안을 받았지만 위험성이 높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500억 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가로챈 혐의로 공개수배됐다 붙잡힌 해운대 엘시티(LCT)시행사의 실질 소유주 이영복 회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를 나서 부산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림산업 관계자는 “시공사 제안을 받고 담당부서에서 검토한 결과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제안서도 보내지 않았다”라며 “통상적으로 엘시티처럼 대규모 PF대출이 끼어 있는 사업의 경우 검토와 시공 참여결정까지 한두 달 내에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국내 시행사들은 재무상태가 열악해 도산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엘시티 같은 대형 사업의 책임준공에 나섰다가 최악의 경우 시공사 부도로까지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권으로부터 PF 대출과 관련해 시공사가 연대보증을 서곤 하지만 그때도 시행사가 대출 주체가 된다. 엘시티 같은 사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라고 지적했다.

 

포스코건설은 엘시티피에프브이가 재무상태가 극히 불량한 회사였음에도 시공 참여를 결정했다. 엘시티피에프브이는 2008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8년간 매해 63억 원에서 137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들은 2014년까지 매해 감사보고서에 “개발사업의 사업추진이 늦어질 경우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은 엘시티 공사비 수령에 전혀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공사비로 받기로 한 금액 1조 4730억 원 중 공사비 1조 원은 금융권으로부터 PF 자금으로, 나머지 4730억 원은 분양수입금으로 조달하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현재 아파트 분양의 경우 80%를 넘어 공사비 확보에 전혀 문제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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