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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윤석열 카드’에 검찰 내부 수군수군

“야당이 관여” 정치권 압력설 등 파견검사 인선 난항…“수사보다 정치적 한풀이 가능성”

2016.12.03(Sat) 09:41:22

박영수 특별검사(사법연수원 10기)은 결국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3기)를 수사팀장으로 선택했다. 사법연수원 23기 특수통 검사 중 에이스로 불렸던 윤석열 검사는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할 때 법무,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심각하다고 국정감사에서 공개적으로 폭로했던 인물. 

 

그 뒤 박근혜 정권 내내 인사 보복을 당하며 한직만 맴돌았는데 이번 특검에서 수사팀장을 맡으며 화려하게 복귀한 셈이다. 이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야당이 특검 인사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셈”이라며 “정치적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특검이 밝혀낼 수 있을 것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내정된 윤석열 검사가 2일 대전 고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영수 특검이 임명된 배경부터 짚어보자. 특검이 임명되기 전 야당은 서로 원하는 후보가 각각 달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검사 등 박근혜 정권에서 ‘아픔’을 맛본 인사들을 여러 차례 언론에 거론했는데, 이는 ‘이슈성’을 고려했다는 말이 무성했다. 특히 혼외자 논란 속에 자리에서 물러난 채동욱 전 총장의 경우 라디오 인터뷰에서 “맡게 되면 잘 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채 전 총장은 두 명의 후보에도 들지 못했고,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을 특검으로 선택했다. 그렇게 선택된 박 특검에 대해 야당에서 “윤석열을 선택하라”고 인사 압력을 넣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 

 

법원 고위 관계자는 “채동욱 전 총장을 특검으로 당초 밀었던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를 관철시키지 못하자, 그 밑에 윤석열이라도 넣어야 한다고 강조해 진행된 인사라고 들었다”고 전했는데, 법무부 고위 관계자 역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 채 전 총장이 안 되니 윤석열 검사로라도 이슈를 만들겠다는 것 같은데 어디 수사가 이슈가 된다고 잘 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박영수 특검은 특검보 후보 추천을 마치기 위해 후보 8명 인선을 고심 중인데 현역 검사들을 중심으로,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수 특검은 취재진과 만나 “많이 거절들을 해서 걱정된다”고 밝혔는데, 적지 않은 변호사들도 특검팀 합류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수사가 필요한 사건인 데다 수사 이후 공소유지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부담감이 크기 때문. 박 특검은 고심 끝에 현직 검사 없이 법원,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들로만 8명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게를 잡고 수사를 끌고 가줘야 할 특검보에 현역 검사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그만큼 특검팀의 ‘공격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이 같은 배경으로 ‘윤석열’ 카드의 한계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법무부의 한 검사는 “현직 검사들 입장에서 특검팀 파견은 영광인 면도 있지만, 인사적으로는 혜택을 볼 수 있는 게 없지 않느냐”며 “결국 능력 있고 존경하던 선배가 특검보로 가면서 ‘한 번 해보자’고 해야 근무 인연이라도 생각해 가는 것인데, 윤석열 선배는 그동안의 평을 감안할 때 고민하게 되는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윤석열 검사의 수사 능력을 높게 산다는 한 부장검사도 “수사 능력과 별개로, 윤 검사는 국정원 댓글 사건을 겪으면서 자기 사람들이 다 나가거나 힘이 빠져버리면서 더 후배들을 키우지 못했다”며 “나한테 제의가 오지도 않겠지만, 온다고 하더라도 전혀 응할 생각이 없는데 누가 가겠느냐”고 평가했다.

 

검찰 수사 흐름에 밝은 한 검사장은 “윤석열 수사팀장 카드는 이번 특검이 ‘수사’보다 ‘정치적 한풀이’로 가겠다는, 야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수사 대상으로 언급하는 것들을 봐라, 이건 수사가 아니라 야당의 정치 이슈 연결에 불과하다, 결국 검찰이 그동안 밝혀낸 것들로만 범죄 혐의가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박영수 특검은 ‘주권자의 뜻을 따를 것’이라며 법리적 기준보다는 국민 정서에 맞춰 수사를 폭넓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박 특검은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7시간은 물론, 사이비종교 문제도 수사하겠다”고 밝혔을 정도. 그럼에도 수사 착수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박 특검은 조만간 이영렬 특별수사본부장과 직접 면담해 수사 기록과 상황을 전달받아 검토할 계획이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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