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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대책에서도 고졸자는 찬밥신세

대학정원 줄이면서 고졸 취업대책 안 세워…고졸 실업자 20만 최고치

2016.12.12(Mon) 14:18:25

박근혜 정부 들어 청년 일자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노동시장에서 상대적 약자인 고졸자 실업자 수는 11년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 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방책으로 대학 구조조정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고졸자 취업 지원 정책에 역행하면서 청년 실업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뒤에서 정권을 좌지우지하던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합격이 취소된 만큼 정부가 고졸자 등 사회 취약계층의 일자리 문제에 좀 더 신경을 쓸지 주목된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층 고졸자 중에서 직장을 갖지 못한 이들은 18 만 2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기 이전인 2012년 13만 7000명에 비해 32.8%나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청년층 대졸자 중 실업자의 수가 16만 6000명에서 20만 4000명으로 22.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고졸 실업자 증가율이 10%포인트가량 높은 것이다.

 

이러한 청년층 고졸 실업자 증가세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고졸 실업자 수는 20만 1000명을 기록했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청년층 고졸 실업자 수는 2005년(21만 7000명) 이래 11년 만에 처음으로 20만 명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취업박람회에 온 청년 구직자들의 모습. 사진=비즈한국DB


그동안 우리나라 청년 실업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지나치게 많은 대졸자가 지목됐다.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70%대로 30~40%인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경제 상황에 넘쳐나는 대졸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공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실제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올 7월 발표한 ‘2016년 고용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이 OECD 회원국 중에서 대졸 니트(NEET·학업이나 취업, 직업훈련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이들)족 비율이 가장 높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청년 니트족 중 대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5년 현재 42.5%로 OECD 평균(16.5%)보다 2.6배나 높았다. 장기간 경기 침체 상태인 일본의 고학력 니트족 비율이 21.7%임을 고려하면 한국의 고학력 실업 문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도 지나치게 많은 대졸자가 청년 실업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학 구조조정 정책을 내놓았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 향후 10년간 대학 정원을 16만 명 줄인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이에 따른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을 하면서 정작 고졸자를 위한 일자리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모순된 정책을 취했다. 이명박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에 맞춰 마이스터고 설립과 공공기관 고졸자 취업 확대 등 고졸자 지원 정책을 펼쳐 대학 진학의 메리트를 줄여나가던 것을 폐기한 셈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341개 공공기관 신규 채용자 중 고졸자의 비율은 2011년 18.3%였으나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24.3%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공공기관 신규채용자 중 고졸자 비율은 하락세를 탔다.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에 23.5%로 줄어든 데 이어 2014년에는 21.6%, 2015년에는 20.1%까지 떨어졌고, 올해는 19.5%로 20%대 아래로 추락했다. 박 대통령이 고졸자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상황에서 공공기관들이 굳이 고졸자 채용을 늘릴 이유를 찾지 못한 탓이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늘어난 대졸자들이 대졸이라는 자기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취업을 포기하고 실업자로 지내거나, 아니면 눈을 아예 낮춰 과거 고졸자들이 하던 일자리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졸 실업자와 고졸 실업자가 모두 늘어나는 악순환을 가져온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대학을 구조조정해 대졸자를 줄이는 대신 고졸자를 위한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인데 박근혜 정부는 대학 구조조정은 하면서 고졸 일자리는 줄이는 정책을 벌여 청년 실업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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