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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드론 상업배송 성공, 규제에 대한 ‘기술 무력시위’

제프 베조스 14일 동영상 공개…드론 관련 항공 체계 숙제 있지만 ‘벌써 현실화’

2016.12.15(Thu) 18:29:40

아마존이 지난 7일 영국에서 드론 배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최고경영자)는 14일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공개했다. 말로만 듣던 아마존의 드론 배송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드론 배송은 아직도 실험중이긴 하지만 고객에게 약속한 장소로 물건을 보내는 상업 배송이 제대로 완료된 첫 사례로 남을 만한 일이다.

 

드론 배송은 보는 시선에 따라 거창하게도, 혹은 별 것 아니게도 느껴질 수 있다. 드론이 실어 나를 수 있는 무게 한도 내의 짐을 싣고, 미리 프로그래밍 된 목적지에 짐을 내려놓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드론 배송을 실제 시행한 아마존의 사례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존의 첫 배송 상품은 아마존의 TV 셋톱박스인 ‘아마존 파이어TV’와 영화를 보면서 먹으려는 것으로 보이는 ‘팝콘’이었다. 배송될 물건들은 여느 제품과 마찬가지로 아마존의 재고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분류된 뒤 택배 차량에 실리듯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드론에 실린다.

 

배송 물품을 실은 드론은 레일을 타고 물류창고를 나와 비행을 시작한다. 드론은 주소를 기반으로 미리 프로그래밍된 경로를 날아가 주문자의 집 앞마당에 내린다. 영상으로 보아 헬리패드처럼 드론이 내릴 착륙 지점은 미리 정해진 듯하다. 드론은 그 위치에 착륙해 제품을 내려놓고 다시 아마존의 물류 센터로 날아간다.

 

포장. 사진=아마존 공개 동영상 캡처


분류 및 탑재. 사진=아마존 공개 동영상 캡처


비행. 사진=아마존 공개 동영상 캡처


착륙. 사진=아마존 공개 동영상 캡처


주문부터 배송까지 걸린 시간은 딱 13분이었다. 차로 물건을 모아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를 도는 기존 물류 시스템과 달리 주문자에 맞춰 개별 배송을 하기에 일단 드론이 여유가 있고, 상품이 출고되면 곧장 배송될 수 있다. 드론 배송이 순식간에 인터넷 쇼핑 환경을 바꿔놓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급한 주문부터 신선도가 생명인 식료품이나 음식 배달도 가능하다.

 

물론 현재 기술로는 몇 가지 제약이 있긴 하다. 배송할 수 있는 무게 제약은 5파운드(약 2.3kg)다. 그것밖에 못 나르느냐고 할 수 있는데 아마존의 발표로는 현재 아마존에서 내보내는 제품의 87%가 이 무게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가장 큰 제한은 거리다. 배터리와 통제 시스템 때문에 드론이 무제한으로 멀리 날아갈 수는 없고, 배송센터 인근 8.3㎢(제곱킬로미터) 반경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하다. 드론 입장에서는 왕복 17km가량 되는 먼 거리를 날아야 한다. 배터리 기술이 발전되면 해결될 문제지만 실효화되려면 배터리보다도 드론을 날릴 수 있는 물류센터를 조금 더 촘촘하게 꾸리거나, 예전 파말마처럼 중간 중간에 배터리 충전, 혹은 교체 지점을 운영하는 식으로 푸는 쪽이 빠를 수 있다.

 

차라리 ‘가서 가져올 수도 있는 거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직은 비용이나 효율성 면에서 썩 만족스럽지 않은 기술이다. 하지만 드론의 대중화가 이뤄지고, 여러 환경적인 요인이 갖춰지면 그리 어렵지 않게 자리 잡을 기술이기도 하다. 아마존은 이번 사례를 만들어낸 영국을 비롯해 미국,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등에 프라임 에어 기반의 서비스를 만들고 이를 점점 확대해 장기적으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30분 이내에 제품 배송을 완료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 드론 배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기술보다 규제에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대도시는 드론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을 가만두지 않는다. 보안과 안전 등의 문제 때문이다. 특히 항공기가 주변을 날아다니는 지역은 어김없이 드론 비행이 환영받지 못한다. 아마존도 이를 풀어내는 게 숙제인 모양이다. 아마존은 홈페이지를 통해 물류용 소형 드론과 항공기가 다른 길로 나누어서 다닐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행 성능에 따라 길을 구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전세계 항공관리국은 드론 개발업체들과 긴밀한 협조를 하는 경우가 많다. 호주의 경우 규제 당국인 민간항공안전청에서 직접 나서서 컨소시엄을 꾸리고 기술적, 법적, 안전적인 요소를 검토하고, 현재 응급 환자 처치와 관련된 기술부터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드론은 이제 장난감부터 군사용, 취미용, 그리고 산업용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면서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누구나 드론을 이해하고 있고, 그 장단점이 사회적으로 고민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다만 그게 언제 다가올 것인가에 대한 숙제만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두려울 정도로 이미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왔다. 

 

물론 무인 드론 자체가 기존 물류 시스템을 흔들 수도 있고, 고용 불안을 낳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갈 수 없는 곳에 짐을 실어 나르거나, 긴급한 상황에서 그 효용성 등은 별도로 지켜봐야 하는 드론의 특징은 분리해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드론은 이미 그 단계에 올라섰다.​ 

최호섭 IT칼럼니스트 work.hs.cho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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