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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배달용 콜라 가격 ‘엿장수 맘대로’

유통채널별 탄산음료 값 다른 이유 따져보니…“소매가 낮출 수 있다는 방증”

2017.03.03(Fri) 10:00:07

가정용(1.5ℓ)이 업소용(1.25ℓ)보다 비싼 코카콜라, 스프라이트, 칠성사이다. 사진=각 사 광고 캡처

 

[비즈한국] 햄버거, 피자, 치킨을 먹을 때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바로 콜라와 사이다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함께 오는 콜라에는 ‘업소용,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 금지’라는 말이 씌어 있다. 업소용을 왜 일반 소매점에서 판매하면 안 되는 것일까. 성분에서 차이가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 의문에 대한 답은 ‘가격’이다. ​‘비즈한국’이 ​콜라, 사이다의 업소용 제품과 가정용 제품의 가격 차이의 비밀을 풀어봤다. 

 

대용량 음료의 일반 소매점 및 음식점용 가격 차이 비교. 용량 차이를 감안해도 소매점보다 음식점용 공급가가 낮은 편이다. 공급사 측은 “​외식 프랜차이즈는 대량 수요라 가격 협상력에서 차이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우선 콜라와 사이다의 가정용(1.5ℓ) 판매가부터 조사해봤다. 그 결과 3대 편의점 브랜드(세븐일레븐, CU, GS25)에서는 코카콜라가 3300~3400원, 펩시콜라가 2600~2700원, 칠성사이다가 2900~3000원, 스프라이트가 2800원에 판매 중이었다. 3대 대형마트 브랜드(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의 판매가는 코카콜라가 2600~2980원, 펩시콜라가 1280~2500원, 칠성사이다가 2250~2450원, 스프라이트가 1780~2390원이었다. 

 

가정용에 비해 용량이 작은 업소용(1.25ℓ) 콜라와 사이다는 판매가도 비교적 싼 편이었다. 10개 프랜차이즈 브랜드(네네치킨, 미스터피자, 빨간모자피자, BHC, 치킨매니아, 파파존스, 피자나라치킨공주, 피자에땅, 피자헛)의 판매가를 조사해보니 코카콜라가 1100~1800원, 펩시콜라가 700~1800원, 칠성사이다가 1200~1800원, 스프라이트가 1200~2100원에 판매 중이었다. 

 

가정용이 업소용보다 최대 2300원이나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용량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가정용이 비싼 편에 속한다. 업소용의 맛과 성분을 의심하는 소비자들이 등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이에 대해 코카콜라주식회사와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들은 “권장소비자가가 없는 콜라와 사이다의 판매가를 판매처에 강요할 수 없다. 그래서 판매처마다 가격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가정용과 업소용의 맛과 성분은 같다. 업소용이 가정용에 비해 맛없게 느껴지는 건 심리적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용이 업소용에 비해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제보자들로부터 콜라와 사이다의 납품가 및 공급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편의점 관계자에 따르면 판매용(1.5ℓ​)​ 코카콜라는 1970원, 펩시콜라는 1452원, 칠성사이다는 1840원, 스프라이트는 1310원에 점포로 납품된다. 

 

반면 음식점용(1.25ℓ​)​ 공급가는 코카콜라가 1166원, 펩시콜라가 792원, 칠성사이다가 780원, 스프라이트가 958원이다. 업소용이 가정용보다 코카콜라가 804원, 펩시콜라가 660원, 칠성사이다가 1060원, 스프라이트가 352원이나 싸게 납품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편의점 관계자는 “업무상 공급가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편의점 본사의 중간 유통을 감안하면 공급가는 다소 저렴한 편”이라면서도 “가정용이 업소용보다 비싸게 공급되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음료 유통업체 관계자도 “가정용 공급가가 최대 두 배 정도 비싸게 공급되고 있다”며 “가정용 소비가 적어 비싸게 공급되고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을 보탰다.  

 

마트 진열대에 정리된 탄산음료.  사진=연합뉴스

 

코카콜라주식회사와 롯데칠성음료 측도 가정용이 비싸게 공급된 점을 인정했다. 다만 이들은 “외식 프랜차이즈와는 주문량이 많은 만큼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 전 협상을 하게 된다”며 “가정용과 업소용의 유통 채널이 다르기 때문에 공급가가 차이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가정용과 업소용의 공급가 차별화로 인해 소비자들이 가격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소매점주는 “비싸게 납품받다보니 비싸게 팔 수밖에 없다”며 “업소용과 동일하게 공급되면 소비자들의 부담도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털어놨다. 

 

반면 한 음식점주는 “서비스 차원에서 캔콜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고, 용량 교환 시 추가 요금을 받는다”며 “편의점이나 마트보다 마진을 덜 남기는 것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편의점과 프랜차이즈의 마진을 계산해본 결과, 편의점은 1000원 이상(코카콜라 1330~1430원, 펩시콜라 1148~1248원, 칠성사이다 1060~1160원, 스프라이트 1490원), 프랜차이즈는 1000원 미만(코카콜라 –66~634원, 펩시콜라 –92~1008원, 칠성사이다 420~1020원, 스프라이트 242~842원)의 마진을 남기고 있었다. 

 

대형마트도 편의점과 비슷하게 마진을 남기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편의점과 대형마트 관계자들은 “업무상 공급가 공개가 불가해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을 아꼈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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