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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실트론, SK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노조 비판 노조원 중징계 파문

인수합병 숨긴 노조 비판하자 정직 2개월…사측 “사규에 따른 처벌” 주장

2017.03.10(Fri) 15:44:27

LG실트론이 노조집행부를 비판한 조합원에게 중징계 처분을 내려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

 

[비즈한국] 지난 1월 23일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주)는 LG그룹의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인 LG실트론 지분 51%(3418만 1410주)를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후 LG실트론 노동조합 내부에서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회사가 SK에 인수될 거라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노조 집행부가 ​조합원들에게 사전 공지하지 않았다는 까닭에서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노조집행부를 비판한 조합원에게 중징계를 내린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월 28일 LG실트론 징계위원회는 김 아무개 사원에게 무급 정직 2개월(3월 1일~4월 30일)의 중징계를 통보했다. 노조자유게시판에 유언비어와 허위사실을 게시해 취업규칙 132·133조, 징계규정 제8조, LG윤리규범 4장에 위반됐다는 게 징계 사유다. 앞서 김 씨는 지난 2월 8일 노조자유게시판에 ‘차기 위원장 하실 분’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본문 내용은 이렇다. 

 

차기위원장 하실 분들. 내년에 위원장 선거 출마하실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이번에 발생된 논란과 노조 농단에 대해서 각자 생각이 있을 거 같은데, 한 번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이○○ 기장님, 김○○ 사원님 대단히 수고하셨는데, 차기 위원장 선거에 출마하시는 분들의 이번 사태에 대해 의견 들어보고 싶습니다. 

 

중징계 처분은 ‘노조 농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조사를 받을 때 ‘노조 농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서만 물었다”며 “노조를 비판한 건데 회사가 징계를 내린 이유를 모르겠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씨는 지난 2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LG실트론이 전 노조집행부 관계자에게 사표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사진=연합뉴스

 

김 씨뿐만 아니라 노조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근로자는 “노조 비판에 사측이 예민하게 반응할 이유가 있느냐”며 “김 씨의 징계야말로 노조 농단”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근로자도 “노조원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뒤늦게 노조가 사측과 위로금 협상에 돌입했다. 이전까지는 위로금과 관련된 일체 언급이 없었다”며 “어용노조, 노조 농단이라는 말이 괜히 오르내리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LG실트론이 현 노조집행부와 각을 세운 전 노조집행부 관계자와 노조위원장 후보자에게 사표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익명을 요구한 LG실트론 관계자는 “노조에도 야당과 같은 반대파가 있다”며 “회사가 노조 활동에 방해가 되는 세 사람에게 사표를 종용했다. 이 중 전 노조집행부 관계자는 2년치 연봉을 받고 지난달 퇴사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퇴사한 전 노조집행부 관계자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LG실트론 관계자는 “전 노조집행부 관계자가 지난달 퇴사한 건 사실이지만 그의 퇴사에 관한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해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며 “​김 씨의 징계는 사규에 의한 처벌이라 적법했다”고 강조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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