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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호이어 브라이틀링…‘스위스제’ 스마트 워치 열전

애플 삼성 등 IT 기업과는 다른 접근…가격부터 방식까지 천차만별

2017.03.20(Mon) 18:58:18

[비즈한국] ‘스마트 워치’는 생산 주체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존재한다. 하나는 애플, 구글, 삼성전자와 같은 기술 기업이 스마트폰 기술 노하우를 최대한 시계처럼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기술력보다는 오히려 디자인과 감성을 강조한다. 바로 그들에게 부족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전통 시계 메이커들이 스마트 기술을 받아들여 만드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스위스 시계 산업이 있다. 이들에게 디자인과 감성은 굳이 언급하는 것조차 실례다. 현미경으로 들여다봐야 할 정도의 깨알같이 작은 부품 수백 개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아무리 IT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장인의 손길이 없이는 흉내조차 어려운 예술작품이다.

 

장인 특유의 자존심일까. 지난 2015년 모두가 주목하는 애플 워치가 출시했을 때 스위스 시계 산업은 이를 애써 무시하거나, 혹은 평가 절하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스위스 시계산업협회가 밝힌 2016년 스위스 시계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9.9% 감소한 20억 스위스 프랑으로 집계됐다.

 

물론 스위스 시계 산업에 닥친 불황이 전부 스마트 워치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분명하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몇몇 내로라 하는 스위스 시계 브랜드에서 저마다 독자적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선보였다. 뚜껑을 열고 보니 애플 워치나 삼성 갤럭시 기어와는 확실히 다른 면모가 엿보인다. ‘스위스 메이드’ 스마트 워치를 살펴봤다.

 

# 태그호이어 모듈러 45

 

태그호이어는 그 어느 스위스 시계 브랜드보다 가장 먼저 스마트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2015년 인텔,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 워치 개발에 나서, 같은 해 11월 ‘태그호이어 커넥티드’를 선보였다. 그리고 불과 2년도 되지 않아 후속작 ‘태그호이어 모듈러 45’를 깜짝 발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태그호이어의 행보를 보면 IT 기업과 스위스 시계 산업이 스마트 워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지를 엿볼 수 있다. IT 기업들은 손목에 차는 작은 컴퓨터를 만드는 반면, 스위스 시계 산업은 손목시계가 가진 본질은 그대로 두고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연결성을 확대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스마트 워치보다는 커넥티드 워치로 불리기를 원한다.

 

시계의 각 부위를 모두 사용자가 직접 교체하고 조립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태그호이어 제공


전작은 이름 그대로 스마트폰과의 연동 기능에 주안점을 둔 제품이라면, 태그호이어 모듈러 45는 전통 기술과 첨단 기술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정답처럼 느껴진다. 사용자 스스로 시계의 각 부위를 스스로 교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매일 다른 느낌으로 착용할 수 있다. 여기에 AMOLED 창을 달아 태그호이어 역대 시계들의 페이스 디자인을 언제든지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심지어 ‘태그호이어 스튜디오’ 앱을 통해 사용자가 아예 페이스를 직접 디자인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한마디로 시계 한 개와 여분의 부속으로 복장에 맞게 매일 다른 시계를 찰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모듈형 설계 이외에도 GPS와 각종 센서를 탑재해 독립적인 스마트 기능도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가격은 1500달러(168만 원)로 애플 워치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게다가 ‘스위스 메이드(Swiss Made)’가 아니라 ‘스위스 엔지니어드 (Swiss Engineered)’라는 꼬리말이 의미심장하다.

 

# 몽블랑 서밋

 

몽블랑은 좀 더 본격적인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몽블랑 서밋 컬렉션은 구글의 최신 웨어러블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웨어 2.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웨어 2100을 탑재했다. 덕분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있는 수천 개의 앱을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구글의 인공지능 음성비서 서비스인 ‘구글 어시스턴트’까지 지원한다. 사양만 보면 몽블랑이 갑자기 삼성전자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른 듯한 인상이다.

 

현재까지 스마트 워치 중 최고 사양으로 만들어진 몽블랑 서밋. 사진=몽블랑 제공

 

4개의 케이스와 8개의 스트랩 그리고 다양한 디지털 워치 페이스의 조합을 통해 원하는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점도 기존 스마트 워치와 비슷하다. 용두(크라운)를 사용하는 인터페이스는 애플 워치를 닮았다. 지금까지 선보인 모든 스위스제 스마트 워치보다 가장 첨단 기술을 받아들인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은 모델에 따라 930달러(104만 원)에서 1020달러(114만 원)로 책정됐지만, 최신 사양과 몽블랑의 브랜드 가치를 감안하면 아주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은 아니다. 실제 출시는 오는 5월 예정이다.

 

# 브라이틀링 캇핏 B55

 

브라이틀링 B55도 커넥티드 워치를 표방하고 있다. 캘리버 B50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기본으로 하고 블루투스를 지원해 아이폰 및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이 가능하다. 스마트 워치라기보다는 일반 시계에 기능을 더한 느낌에 좀 더 가깝고, 가격 역시 8900달러(997만 원)로 대부분의 스마트 워치보다 훨씬 비싸다.

 

브라이틀링 캇핏 B55은 조종사를 위해 개발된 특별한 스마트 워치다. 사진=브라이틀링 홈페이지

 

브라이틀링답게 파일럿용 시계로 고안됐으며, 일반인들은 거의 사용할 일이 없는 몇 가지 특별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 예를 들어 크로노 플라이트 기능은 비행기의 출발시간과 도착시간 그리고 이륙 및 착륙 시간 등을 자동으로 기록해 준다. 이외에 다이얼에 있는 작은 액정 화면을 통해 이메일 및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고, 일정에 따라 알람 기능을 제공한다.

 

# 프레드릭 콘스탄트 오를로지컬 & 몬데인 헬베티카 No.1

 

프레드릭 콘스탄트 오를로지컬과 몬데인 헬베티카 N0.1은 겉으로만 보면 스마트 워치임을 눈치 채기 어렵다. 액정 화면을 채택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두껍거나 무거운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 바로 모션X라고 불리는 아날로그 기반 스마트 워치 플랫폼이다. 가장 스위스적인 스마트 워치 접근 방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레드릭 콘스탄트 오를로지컬. 모션X 기반으로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한다. 사진=모션X 홈페이지 제공

 

모션X는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한 상태에서 여러가지 기능을 제공한다. 기본적으로는 ‘핏빗’이나 ‘조본’ 혹은 ‘샤오미 밴드’ 같은 피트니스 트래커 기능을 제공한다. 매일 걸음 수와 수면 시간, 운동량 등을 추적하고 이를 통해 소모된 칼로리를 계산해서 알려 주는 것.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 지원한다.

 

몬데인 헬베티카 No.1은 겉보기에는 전혀 스마트 워치임을 눈치 챌 수 없다. 사진=몬데인 홈페이지

 

이들 시계가 놀라운 점은 전통적인 시계 디자인에 스마트 기능을 더하고도 전기를 거의 소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내장된 배터리로 2년간 충전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스마트 워치가 사람들에게 외면 받는 이유 중 하나가 잦은 충전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혁신적인 설계다. 스마트 워치의 기능은 탐이 나지만 디자인이나 감성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이에게 가장 적당한 제품이다. 가격은 각각 750달러(84만 원)와 950달러(106만 원)로 같은 브랜드 일반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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