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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쇼핑 필수품 ‘요지야 기름종이’의 인기비결

종이를 수없이 두드려 부드럽고 흡수력 탁월…기다리는 고객 위해 연 전통가옥 카페도 인기

2017.04.03(Mon) 11:03:27

[비즈한국] 일본 교토여행을 가면 선물로 하나쯤 사오는 요지야의 기름종이. 새초롬한 여인의 얼굴이 마스코트인 요지야는 일본에서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다. 특히 요지야의 기름종이는 100년 가까이 사랑받고 있는 롱셀러 제품으로, 기름종이 하나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지야의 대표 상품인 기름종이. 사진=요지야


일본 매체 ‘이로리오’에 따르면, 요지야의 창업은 19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손수레에 화장품을 싣고 행상을 하던 구니에다 시게오가 교토에 상점을 열면서 시작됐다. 무대화장에 쓰이는 연지와 분, 도노코(지금의 파운데이션)가 주력 상품이었으며, 치아관리 용품도 함께 판매했다. 창업 100년을 넘긴 노포 기업, 요지야는 이렇게 막을 열었다.

 

그런데 요지야란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당시 교토에서는 구강 위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이런 시장 분위기를 읽은 구니에다가 선진문화를 참고해 칫솔을 제조·판매했다. 아직 칫솔이란 명칭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터라, 이쑤시개를 뜻하는 일본어 ‘요지’와 가게를 의미하는 ‘야’가 붙어 요지야가 됐다는 설명이다. 고객들이 친근하게 요지야라고 불렀던 가게명이 그대로 정착한 것이다. 다만, 이름과 달리 지금은 칫솔을 제조·판매하진 않는다.

 

요지야를 세상에 널리 알린 상품, 기름종이의 탄생도 흥미롭다. 1920년 교토에서는 영화촬영이 많이 이뤄졌다. 구니에다는 촬영장을 출입하면서 화장품을 팔다가, 어느 날 여배우들이 “더운 날씨에 화장한 얼굴이 번들거려 고민”이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여기서 착안한 것이 바로 금박타지(금박을 손으로 두들겨 펴 만든 종이) 제법을 응용한 기름종이였다.

 

교토에 문을 연 요지야의 초창기 모습. 사진=요지야


요지야는 엄선한 화지를 사용해 기름종이를 만들었다. 수백 번 수천 번 종이를 두드려 얇게 펴면 섬유가 활성화돼 흡수력이 좋아지고 부드러워진다. 그 결과, 피부에 닿는 촉감은 부드러우면서도 피지와 땀을 잘 흡수해 얼굴이 보송보송해진다. 또 발매 초창기에는 얼굴을 다 가리는 큰 사이즈였지만, 개량을 거쳐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도록 작은 수첩 모양으로 만든 것이 적중했다. 요지야의 뛰어난 품질과 디자인이 인기 비결이라 하겠다.​

 

교토라는 지역 특성상 요지야의 기름종이는 가부키나 영화 관계자, 게이샤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입소문은 전국으로 퍼져 유행에 민감한 일본 여심을 훔쳤다. 기름종이의 인기는 그 후로도 사그라지지 않았고, 생명이 긴 ‘롱셀러’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궁금한 점은 ‘기름종이 패키지에 그려진 여성이 과연 누굴까?’하는 것이다. 요지야 측에 의하면 “특정 모델이 있는 게 아니라 교토 여성의 이미지를 반영했다”고 한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이 손거울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형상화한 그림이었는데, 어느새 자연스럽게 회사 트레이드마크가 됐다”고 전했다.

 

현재 요지야 기름종이의 기본 패키지는 여섯 종류다. 여기에 봄에는 벚꽃을, 여름에는 녹차를, 가을에는 유자 빛깔을 접목시킨 계절 한정 상품을 발매 중이다. 또 간사이공항과 하네다공항, 나리타공항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을 마련해 마니아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요지야 카페는 정원이 딸린 전통 일본 가옥으로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즐길 수 있다. 사진=요지야 페이스북


요지야는 여느 화장품 브랜드에 비해 고객층이 다양한 편이다. 물론 여성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구매하는 연령층이 넓다. 요지야 관계자는 “3세대가 같이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요지야만의 강점”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요지야가 판매하는 ‘종이비누’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에게는 추억을, 어린 손녀에게는 진귀한 상품으로 호평받고 있다. 매장 방문객에는 외국인 고객들도 상당하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그 품질을 인정받아 ‘교토 여행 시 쇼핑 필수품’으로 꼽힐 정도다. ​

 

화장품 브랜드이면서 카페를 운영한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요지야가 카페를 오픈한 것은 2003년. 당시 교토에 있는 요지야 매장들은 벚꽃과 단풍 시즌이 되면 계산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요지야에서 파는 기름종이, 핸드크림, 미스트 등이 교토를 방문하면 사야 할 아이템으로 명성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가게 앞으로 긴 줄이 늘어서자 “이왕 기다려야 한다면 고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로써 가장 교토다운 카페 요지야가 탄생하게 됐다.​

 

요지야 카페의 인기 메뉴인 녹차 카푸치노. 사진=요지야

먼저 전통적인 일본 가옥에 아름다운 정원을 마련했다. 다다미방에서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즐기는 방식이다. 인기 있는 메뉴는 요지야 캐릭터를 그려 넣은 녹차 카푸치노. 휴식과 함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데다, 교토다운 정취를 느낄 수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요지야가 이토록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로리오’는 “무대 화장품으로 출발해 게이샤 및 가부키 배우 등 프로들에게 인정받은 만큼 품질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들었다. 품질에 대한 집착은 창업 당시부터 유명했다. 그리고 여전히 요지야의 모토는 “고객에게 최상의 상품만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인터넷이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부터 꾸준히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얻은 제품들이기에 고객 신뢰도가 높다는 점도 비결로 꼽힌다.

 

교토의 역사와 함께 110년 이상 걸어온 노포 기업 요지야. 요지야 측은 “앞으로도 교토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 고객들을 정성껏 ‘대접’하겠다”고 전했다.

강윤화 외신프리랜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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