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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쟁설이 '설'에 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 셋

온다던 항공모함은 아직…미국도, 북한 내부도 전쟁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

2017.04.20(Thu) 15:57:41

[비즈한국] 최근 SNS상에서 ‘4월 전쟁설’이 화제였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미국이 북한 선제타격을 예고하면서 전쟁이 초읽기다. 외신은 대서특필 중인데, 대한민국은 천하태평이다. 뭘 믿고 이러나. 죽어봐야 저승을 안다고 했나’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SNS상에서 ‘4월 전쟁설’이 화제였다. 이미지=이세윤 디자이너


이들 주장은 세 가지 근거를 들고 있다. 첫 번째는 북한의 상황이다.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앞두고 북한에서 핵실험이 예고됐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더 이상 참지 않고 선제타격 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두 번째는 미국의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미국의 최정예 무기인 항공모함을 태평양 쪽으로 재배치했다는 것이다. 세 척의 항공모함이 태평양에 몰려 있고, 레스터 홀트 NBC 앵커가 저녁 메인 뉴스를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진행하자 북한 선제타격설은 불이 붙었다. 미국 대통령이 예측불가의 트럼프라는 점도 북폭설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었다. 

 

세 번째는 주변국들 상황이다. 1월 9일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귀국한 일본대사가 4월 초 한국으로 돌아왔다. 4월 전쟁설은 일본대사의 귀국을 한반도 유사시 일본인 구출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라고 봤다. 중국이 인민해방군 15만 명을 북한 접경지역에 투입했다는 보도가 언급되기도 했다.

 

4월 전쟁설은 ‘설’에 그치지만은 않았다. 전쟁설로 코스피 주가가 6거래일 연속 빠지기도 했다. G마켓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방독마스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78%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투식량, 즉석밥, 생수 등의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쟁설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4월 전쟁설은 말 그대로 ‘설’에 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앞서 열거한 그 근거도 사실과 다른 게 많다. 왜 그런지 하나하나 따져본다.

 

# 북한도 숨 고르기 중

 

미국이 전쟁까지 불사하려는 결정적 계기로 꼽히는 게 북한의 핵실험이다. 미국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시도하게 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여러 차례 보냈다. 그래서일까. 태양절인 지난 15일 유력해 보이던 핵실험 디데이도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북한 입장에서 부담을 느끼고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김정은의 안위가 가장 중요한 북한이 이길 가능성 없는 전쟁을 할 가능성도 낮다. 오히려 ‘김정은 인도네시아 망명설’​ 등이 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것 역시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섣불리 움직이기 어렵다는 기류를 반영했다고는 볼 수 있다.​

 

# 항공모함 세 척의 행방

 

미국이 보유한 항공모함은 총 10척. 평소 태평양에 배치된 항공모함은 동태평양 3함대에 1척, 서태평양 7함대에 1척으로 2척 정도다. 미군은 전 세계를 커버해야 하기 때문에 곳곳에 항공모함을 배치하고 있는데다 가장 중요한 전장인 중동에 많은 수를 배치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설이 나온 배경 중 태평양에 평소와 달리 항공모함을 집중적으로 배치한다는 소식도 한 축을 이뤘다. 

 

태평양에 배치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미 해군 소속 칼 빈슨 핵항공모함. 사진=미 해군


하지만 배치된다는 항공모함은 아직 태평양에 오지 않았다. 지난 8일 미군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호주와의 훈련을 취소하고 한반도로 온다는 발표가 있었지만 아직 오지 않았다. 태양절 전 도착한다는 보도와 달리 칼빈슨호는 현재 한국과 약 45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시속 25km 정도로 이동한다고 가정하면 일주일 이상 걸린다. 전쟁설 근거의 큰 축 중 하나가 이미 무너진 셈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미군 항모전단의 이동은 중요한 군사적 행동이긴 하지만, 미국은 항모전단을 통해 군사행동에 나선다는 발언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며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시험이 임박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타당하지만, 그것이 바로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논리는 지나치게 극단적이다”고 지적했다. 

 

# 중국과 한국의 분위기


북한의 전통적 우방인 중국도 분위기가 예전과 다르다. 지난 17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시 원유 공급을 중단한다고 말했다. 중국을 통해 들여오는 원유가 북한의 거의 유일한 연료 공급로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 군 내에서도 대비는 있지만 밖에서 보는 전쟁 직전 분위기는 아니다. 군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장 전쟁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다. 우리 군의 훈련 시기에 맞춰 북한 도발은 있어왔고 이번에도 그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지나친 불안이나 혼란은 국내 또는 미국의 정치상황과 연관된 게 아닌가 의심될 수준이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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