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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네시스 G70 공개 '최고의 디자인' 가능성과 한계

디자인 차별화에는 성공, 파워트레인 독립은 아직

2017.09.15(Fri) 23:15:16

[비즈한국] 15일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G70’​을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이날 현대차는 한 달 전 완공한 ‘제네시스 디자인센터 남양’을 언론에 최초로 선보였다. ‘제네시스’라는 브랜드가 마케팅뿐만 아니라 개발 단계에서도 분리 운영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15일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G70을 공개하고 판매에 들어갔다. 사진=우종국 기자


# 콤팩트 사이즈를 허용한 현대차의 결단

 

‘드라이빙의 맛’을 느끼는 데는 아무래도 전륜구동보다는 후륜구동이다. ‘현대자동차’ 브랜드의 승용차들은 모두 전륜구동 또는 전륜구동 기반의 사륜구동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모두 후륜구동이다. 그러나 기존의 제네시스 G80, EQ900은 덩치가 너무 컸다. 동승자를 태우려면 큰 차가 필요하지만, 동승자가 타면 험하게 몰기 어렵다. 고성능이면서도 혼자 몰며 즐기기에는 콤팩트한 사이즈가 제격이다.

 

BMW도 중형급인 5시리즈보다는 3, 4시리즈가 드라이빙의 맛을 즐기기엔 더 좋다는 평이다. 축거(앞뒤 바퀴 중심축 사이의 길이)가 길면 안정적인 직진이 가능하지만, 코너링에서는 불리하다. 제네시스 G70은 한국에서도 BMW 3, 4시리즈급의 체급을 가진 고성능 후륜구동 세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제네시스 G70의 축거는 2835mm로, G80의 3010mm보다 175mm나 작다. 그만큼 실내공간에서 손해를 본다. 키 큰 남자가 앞자리에 앉으면 뒷좌석이 유난히 비좁게 느껴진다. 쏘나타의 축거 2805mm보다는 길지만, 후륜구동은 동일한 축거라도 실내공간이 작다. 

 

또한 현대자동차가 실내공간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줄 만하다. 2008년 나온 제네시스 1세대 모델은 그랜저의 윗급 모델이라는 이유로 지나치게 컸던 면이 있었다. 그랜저보다 비싼데 그랜저보다 작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비싼 차는 커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10년 만에 사라졌다. 1인 가구 증가, 만혼, 저출산 트렌드라는 시대적 변화가 G70 사이즈를 탄생시켰다고도 볼 수 있다. 

 

# 자신감 넘치는 디자인, 아쉬운 파워트레인 순서

 

G70 미디어 발표회가 열린 제네시스 디자인센터는 제네시스 브랜드만을 위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브랜드에는 380명, ‘제네시스’ 브랜드에는 170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소속이 같은 직원들이 프로젝트별로 다른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조직을 분리했다. 한국 외에도 독일 루셀샤임(Russelsheim),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Urvine California)에 제네시스 디자인센터를 두고 있다. 

 

이번 제네시스 G70 디자인은 글로벌 3개 디자인 센터가 경합을 벌여 완성된 것이​다. 사진=우종국 기자​


이번 제네시스 G70 디자인은 글로벌 3개 디자인 센터가 경합을 벌여 완성된 것이라고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은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미래전략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제네시스 라인업이 더 많아진다면 ‘렉서스-도요타’, ‘인피니티-닛산’처럼 판매망도 분리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자동차’ 브랜드에는 380명, ‘제네시스’ 브랜드에는 170명의 디자이너가 있다. 소속이 같은 직원들이 프로젝트별로 다른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소속을 분리했다. 사진=우종국 기자​


디자인 면에서 지금까지의 현대자동차와는 다른 감각이 두드러졌다. 디자인 발표 때 제네시스칼라팀 보제나 랄로바가 무대로 나와 컬러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신차발표회에서 때 빼고 광 낸 자동차가 멋있어 보이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신규로 적용된 ‘블레이징 레드’는 실내외에서 동일하게 들뜨지 않고 차분한 고급감을 드러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레이싱 그레이’도 기존 한국 차에서는 볼 수 없던 색상이었다. 

 

디자인 설명에 공들인 것에 비해 성능에 대한 소개는 미흡했다.​ 사진=우종국 기자​


크롬으로 장식한 부위는 일반형에서는 은색으로, 고급형에서는 다크 크롬으로 일관성 있게 헤드라이트 그릴, 에어 인테이크 테두리, 사이드 휀더 장식, 창문의 서라운드 몰딩, 헤드램프에 적용됐다. 

 

실내 인테리어도 호화로움을 느끼게 했다. 가장 낮은 사양에서는 인조가죽이 쓰였지만, 상위 사양에서는 천연가죽, 나파가죽이 적용됐고, 가죽과 색상을 달리한 스티치와 퀼팅이 적극적으로 사용돼 명품 가방에서 보던 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디자인 설명에 공들인 것에 비해 성능에 대한 소개가 미흡했다는 점이다. 환영사-디자인-상품성-마케팅으로 이뤄진 발표 순서에서 동력성능에 대한 부분은 상품성 파트에서 잠깐 언급하고 지나갈 뿐이었다. 

 

국내 최초 제로백 4.7초(3.3 터보의 경우), 전 모델에 런치 콘트롤(급가속 시 미끄러짐 없이 최대 수준의 동력을 이끌어 내는 프로그램) 적용, 브렘보 브레이크 적용(고급형의 경우) 등 자찬할 일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의외였다. 

 

동력성능은 향후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성능은 이미 기아자동차 스팅어가 출시될 때 충분히 자랑했고, 고객들도 이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므로 특별히 시간을 낼 필요성은 크지 않았다. 그럼에도 ‘제네시스의 영혼은 디자인에만 존재하는 것인가’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또한 향후 제네시스 라인업이 확대되면 파워트레인 연구개발도 독립할 수 있을 듯하다. 

 

# 기아차 스팅어, BMW 4시리즈와 비교해 보니

 

미디어 발표회 직전 G70은 무대 가운데 검은 장막으로 덮여 있었다. 루크 동커볼케 전무가 이를 벗겨내는 순간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BMW 420i 그랑 쿠페와 너무 비슷했다. 

 

앞 휀더에서 뒤 휀더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캐릭터 라인, A 필러에서 C 필러로 이어지는 납작한 루프라인, C 필러가 최대한 뒤로 빠지고 트렁크도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유사 패스트백 스타일 등이 비슷했다. 헤드램프 바깥쪽이 날카로운 각을 이루는 부분, 앞 휀더 장식까지 비슷했다. 동력성능은 G70이 제로백 4.7초(3.3T)로 월등하다. 4시리즈는 가장 빠른 것도 제로백 5.8초(430i)이다. 

 

G70(아래)을 덮고 있던 장막이 벗겨지자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BMW 420i 그랑 쿠페(위)와 너무 비슷했다. 사진=BMW코리아·우종국 기자


G70은 기아차 스팅어와 동력계통을 공유한다. 2.2 디젤, 2.0 터보, 3.3 터보 모두 최고출력, 최대토크가 동일하다. 그러나 공차중량은 G70이 낮다. 스팅어가 1650~1855kg인 반면, G70은 1595~1775kg이다. 같은 엔진을 장착한 경우 55~80kg 가볍다. 그 덕에 3.3 터보 2WD 모델의 제로백은 4.7초로 G70이 스팅어보다 0.2초 빠르다. 

 

스팅어는 체구가 조금 큰 편이다. 기아자동차는 별도의 고급차 라인이 없으므로, 스팅어가 K5보다 실내공간이 작으면 이상해졌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G70은 스팅어와 동력계통을 공유했지만 전혀 다른 차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간 현대기아차가 아반떼-K3, 쏘나타-K5, 그랜저-K7처럼 이란성 쌍둥이 같은 모습에서 탈피한 것이다. 

 

# 에필로그

 

제네시스 디자인센터 바로 옆은 주행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미디어 발표회를 마치고 나오는 순간, G70이 맹렬하게 옆 도로를 지나갔다. 현대차에서 부족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상기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바로 엔진음이었다. 터보엔진의 특성상 배기음에서 코맹맹이 소리가 날 수밖에 없겠지만, 경쟁사들은 이를 극복해내고 있다. 

 

앞서 얘기했듯 아직까지는 제네시스의 영혼이 외피에 머무르고 있다. 열광을 부르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G70의 연간 판매량을 1만 5000대로 잡고 있다. 

 

[제원 및 가격]

△ 전장×전폭×전고(mm): 4685×1850×1400

△ 축거(mm): 2835

△ 엔진형식: 2.0 T-GDi, 2.2 e-VGT, 3.3 V6 T-GDi

△ 구동방식: 2WD(후륜구동) 기본, 전 사양에서 AWD 선택 가능

△ 최고출력(PS/rpm): 252/6200(2.0T), 202/3800(2.2D), 370/6000(3.3T)

△ 최대토크(kg·m/rpm): 36.0/1400~4000(2.0T), 45.0/1750(2.2D), 52.0/1300(3.3T)

△ 공차중량(kg): 1595~1705(2WD), 1665~1775(AWD)

△ 연비(복합 기준, km/l): 9.8~10.7(2.0T), 13.6~15.2(2.2D), 8.6~9.0(3.3T)

△ 연료탱크 용량(l): 60

△ 가격(원): 3750만~4295만(2.0T), 4080만~4325만(2.2D), 4490만~5180만(3.3T 스포츠)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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