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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밖은 위험해!" 귀차니스트를 위한 일본 히트템

새둥지 쿠션, 입는 담요, 이불 파티션 등 방콕족 맞춤 겨울상품

2017.10.30(Mon) 09:10:18

[비즈한국] “집 밖은 위험해!” 최근 일본에서 겨울 시즌만 되면, 어김없이 관심을 모으는 인기품목이 있다. 다름 아니라 ‘궁극의 귀차니스트’를 위한 상품들이다. 일본 매체 ‘닛케이트렌디’에 따르면, 그 계기는 이렇다.

 

2014년 일본 웹상에서는 무인양품(無印良品)의 ‘몸에 맞는 소파’가 이른바 ‘사람을 망치는 소파’로 불리며 큰 화제가 됐다. 이 소파는 겉으로 보기엔 대형 쿠션처럼 생겼는데, 앉는 자세에 따라 모양이 변하면서 몸을 폭신하게 감싸주는 것이 특징이다. 한번 앉으면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해 ‘마성의 소파’라고도 불린다. 요컨대 편안함이 지나친 나머지 “사람을 망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 것이다.

 

‘사람 망치는 소파’로 불리는 무인양품의 ‘몸에 맞는 소파’. 사진=무인양품


같은 해 미국 브랜드 요기보(Yogibo)도 일본에 상륙하면서, 소파 쿠션 업체들은 그야말로 경쟁에 불이 붙었다. 게다가 2016년 중저가 가구기업 니토리까지 참전. 뒤늦게 선보인 ‘레스트 쿠션’이 출시되자마자 품절사태를 빚으며 열풍을 더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도 된다.

 

일본의 통신판매업체 벨르메종은 아예 ‘사람을 망치는 상품’을 따로 분류해 겨울 시즌 내내 대대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추운 겨울 집 밖은 위험하다”는 콘셉트로, 최대한 전기요금을 절약하며 집에서 놀 수 있는 아이템을 모아 판매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2~3년 전부터 SNS상에서는 ‘올해의 귀차니즘 상품은 어떤 것이 있나’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새둥지 모양의 푹신한 원형쿠션. 4개로 분리할 수 있다. 사진=벨르메종


벨르메종 기획팀에 근무 중인 리에 씨는 “2016년 가을, 새둥지 모양의 폭신한 원형쿠션을 출시해 폭발적인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올해는 ‘사람을 망치는 아이템’을 더욱 강화해 9월 말부터 ‘이 겨울, 집 밖으로 나가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시리즈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아이템은 총 30개로, 그 가운데 14개가 신제품이다. 작년과 비교하면 아이템이 거의 2.5배 늘어난 셈이다.

 

덧붙여 리에 씨는 “게으름뱅이 같은 마이너스 이미지가 아니라, 열심히 일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꿀맛’ 같은 주말을 더욱 편안하게 보내자는 이미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과거라면 이러한 제품이 일부 층에게만 어필했겠지만,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 생활 방식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특히 “혼자 노는 데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집에서 쉬면서 충실한 시간을 보내려는 경향이 짙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가급적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 디자인과 색감을 채택하기 위해 고심한다고 전했다.

 

‘닛케이트렌디’는 “무인양품이나 니토리 등 감각적인 스타일과 편안함을 접목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귀차니즘을 세련된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게 된 점도 이러한 집돌이·집순이 붐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과연 올겨울엔 어떤 상품이 귀차니스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벨르메종에서 선보인 ‘이 겨울 집 밖으로 나가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시리즈 중 일부다. 궁극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몇 가지 아이템을 선별해봤다. 

 

“올 겨울 월동준비 끝!” 왼쪽부터 방석 딸린 이불, 입는 담요, 파티션. 사진=벨르메종, 닛케이트렌디


# 금요일 23:00 방석 딸린 이불

드디어 내일부터는 기다리던 휴일. 밤새도록 해외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 그런데 거실에 앉아 있자니 으스스 춥다면? 이 제품은 폭신한 방석과 보온성이 높은 극세사 이불을 하나로 합쳤다. 오래 앉아 있어도 엉덩이가 배기지 않고, 따뜻한 이불에 폭 싸여 TV를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추위를 타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 토요일 12:30 입는 담요

유난히 추운 날씨, 이불 밖은 위험해! 커피를 마시러 주방까지 나가기 귀찮은데 어쩌지? 입는 담요라면 걱정 없다. 담요를 입은 채로 일어나서 잠깐 활동. 그리고 다시 널브러져 잠을 취하는 게 가능하다. 더블지퍼 구조라 아래 쪽 지퍼를 올리면 화장실에 갈 때마다 다 벗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 일요일 14:00 파티션

궁극의 귀차니스트를 위한 상품이다. 이불 속이 너무 좋아 꼼짝도 하기 싫은 사람에게는 ‘침실을 기지로 바꿔주는 파티션’을 권한다. 이불 주위로 살짝 둘러주면 나만의 휴식 공간이 완성된다. 떼었다 붙일 수 있는 수납박스도 함께 제공되므로 필요한 것들을 주변에 배치해둘 수 있어 좋다. 특히 만화책을 쌓아놓고 볼 때 요긴하다. 언뜻 골판지 파티션이 무슨 큰 효과가 있나 싶지만, 안에 누워보면 신기하게도 아늑함이 배가 된다. 접이식이라 사용하지 않을 땐 작게 접어 보관도 가능하다.​ 

강윤화 외신프리랜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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