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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직원 독려했는데 왜 중고나라에 롯데호텔 숙박권 폭풍 매물이…

임직원 성과로 돌아갈 몫을 계열사 지원에 사용 논란…성수기에 사용 못해 원성

2018.01.03(Wed) 18:21:58

[비즈한국] 지난 12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는 특정 기업이 단체관광을 온 듯한 진풍경이 벌어졌다. 롯데케미칼 직원들이 같은 기간 다수 호텔에 투숙한 것. 

 

중고나라에는 지난해 3월부터 롯데호텔통합숙박권 수십 장이 매물로 쏟아져 나왔다. 40만 원 가까이 거래되던 숙박권은 사용만료 기한인 2017년 연말을 앞두고 28만 원까지 가격이 낮아졌다.  

 

지난 연말 중고나라에는 롯데호텔 숙박권 판매글이 대거 올라왔다. 사진=중고나라 캡처

 

롯데케미칼이 임직원 복지를 위해 통합숙박권을 제공했다. 사진=중고나라 캡처

 

갑작스레 롯데호텔통합숙박권 판매자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롯데케미칼이 전 직원에게 이를 나눠줬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2016년 연말 40만 원 상당의 롯데호텔통합숙박권을 구매해 2017년 초 전 직원에게 돌렸다. 당시 롯데호텔이 중국의 사드 보복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위기를 겪던 것을 감안해 우량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직원의 성과로 돌아갈 몫을 계열사 지원에 사용한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기업들이 임직원 복지나 성과급을 계열사 지원에 활용하는 것은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롯데케미칼은 직원들에게 롯데호텔 숙박권을 나눠주고 이에 대한 세금은 직원들에게 부과했다.

 

롯데케미칼은 임직원 독려 차원에서 숙박권을 구매해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숙박권은 여름휴가 기간·​크리스마스 전날·​연말은 사용이 금지됐다. 직장인으로선 숙박권을 사용하기에 적당한 연휴에 사용이 제한된다. 임직원을 독려하고 복지차원에서 제공했다는 당초의 취지와는 어긋난다. 

 

롯데케미칼 주요 사업장은 충청남도, 대전광역시, 전라남도 등에 있어 서울에 있는 롯데호텔 숙박권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사진=롯데그룹 블로그


또한 롯데케미칼은 충청남도, 대전광역시, 전라남도 등에 다수 사업장을 두고 있는데, 숙박권으로 이용 가능한 롯데호텔은 서울·부산·​제주·​울산에 있어 임직원이 사용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중고나라에 나온 대부분의 매물은 대전지역에서 거래됐다. 대전지역 롯데케미칼 직원들이 숙박권을 사용하지 못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롯데케미칼은 롯데물산이 31.27%, 호텔롯데가 12.68%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호텔롯데는 비상장사로 일본계 투자회사가 지분의 99%를 소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과 일본 투자회사 아래에 있는 호텔롯데 지원을 위해서 알짜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나선 것이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극복하고 롯데호텔 숙박을 하더라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휴가기간에도 직장상사 가족과 마주쳐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한 직원은 “​숙박권을 연내 써야 해서 왔는데 직장 동료와 상사까지 마주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며 “현금으로 주는 것이 훨씬 낫다”고 토로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직원들 독려 차원에서 숙박권을 제공한 것이며 그 외 다른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롯데호텔 숙박권이 직원들에게 인기가 높아 롯데케미칼이 구매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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