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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애지중지 둘째부인 별세, 강신호 동아쏘시오 명예회장의 쓸쓸한 말년

지병 앓다 별세 가족장으로 장례…그룹 후계자 강정석 회장도 재판중

2018.01.24(Wed) 07:19:25

[비즈한국]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동아제약) 명예회장의 두 번째 부인이자 강정석 동아쏘시오 회장의 생모인 최영숙 씨가 최근 별세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업계와 동아쏘시오에 의하면 고 최영숙 씨는 지병을 앓다 사망했으며 유족들은 조용히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 차남 강문석 전 동아제약 사장, 강정석 회장. 사진=비즈한국 DB·연합뉴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강신호 명예회장은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총애했던 최 씨의 별세에 이어 고인과의 사이에 태어난 강정석 회장까지 횡령과 탈세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무척 쓸쓸한 만년을 보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

 

올해 91세인 강신호 명예회장은 화려한 학력과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독일로 유학을 떠나 의학박사 학위를 따낸 후 1959년 부친인 강중희 창업주가 운영하는 동아제약에 상무로 입사했다. 이후 그가 개발을 진두지휘한 피로회복제 ‘박카스’ 의 대성공으로 동아제약은 1967년 이후 몇 년 전까지 업계 매출 1위의 위상을 지켰다. 

 

강 명예회장은 1975부터 동아제약 사장을 거쳐 1981년부터 2016년까지 전신인 동아제약을 포함해 동아쏘시오 회장을 역임했다. 사업과 별개로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인 그는 1983년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 1987년 한국제약협회장에 이어 재계의 맏형 자리로 꼽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을 2004년 2월부터 2007년 3월까지 맡았다. 

 

이렇게 화려한 이력과 별개로 그의 가족사는 순탄치 않았다. 강 명예회장은 두 부인에게서 네 명의 아들과 딸들을 두고 있다. 네 아들 중 장남인 강의석 씨(65)와 강문석 전 동아제약 사장(57)은 강 명예회장의 첫 번째 부인인 박정재 씨가 생모다. 삼남인 강우석 씨(55)와 강정석 회장(54)은 두 번째 부인인 최영숙 씨가 낳았다. 

 

강 명예회장은 한국전쟁 중 의사 출신인 박정재 씨를 중매로 만나 결혼했다. 혼인 중에 최영숙​ 씨를 만나게 됐고 1970년대부터 박 씨와 사실상 별거에 들어가 최 씨와 함께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족사는 박정재 씨가 2005년 강신호 당시 동아제약 회장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박 씨는 2006년 서울가정법원으로부터 2009년까지 53억 원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강 회장과 합의 이혼했다.

 

이혼 전까지 박 씨는 호적상 강신호 회장의 본부인이었고 최 씨는 사실혼 관계였다. 남편과 두 부인 간 역할관계는 정해졌전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은 청와대 만찬이나 전경련 회장단 부부 모임 등 굵직한 행사에는 본부인인 박 씨와 함께 참석했다. 

 

반면 사내 행사 등에는 최 씨가 강 회장과 함께 동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과 박 씨의 이혼 후 최 씨는 본부인이 됐고 2012년 동아제약 창립 80주년 행사 등 대규모 대외행사에도 남편과 함께 모습을 보였다.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사진=고성훈 기자


최 씨에 대한 강신호 명예회장의 총애는 그룹 후계 과정에서도 잘 드러난다. 강 명예회장과 박 씨 사이 태어난 장남 강의석 씨는 건강상 문제로 처음부터 동아제약과 무관한 생활을 해왔다. 따라서 박 씨의 차남 강문석 전 동아제약 사장이 그룹을 승계할 것으로 보였다. 

 

강문석 전 사장은 동아제약 내 요직을 두루거치며 2003년부터 2004년 말까지 동아제약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재임 시절 강 사장은 경영전략을 두고 아버지와 마찰을 빚었다. 당시 강신호 회장은 애지중지 키워온 계열사들의 구조조정에 반대했지만 강문석 사장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여기에 경쟁품목인 광동제약 비타500의 선풍적 인기로 동아제약의 주력제품인 박카스 매출이 타격을 받자 강 회장은 강 사장을 사장자리와 등기이사자리서 끌어내렸다.

 

주목할 점은 박정재 씨의 이혼소송 제기가 친아들인 강문석 전 사장이 경영권에서 물러난 시점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재계 일각에선 “이혼소송을 통해 질곡의 가족사를 알리고 위자료를 받아 아들이 경영권을 되찾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수석무역 대표로 자리를 옮긴 강문석 전 사장은 2007년 동아제약 이사로 복귀해 주주총회에서 아버지와 표 대결을 벌였지만 패배하면서 2008년 보유주식을 매각하고 동아제약을 떠났다. 이후 강 전 사장은 2011년 우리들제약 인수에 나서는 과정에서 공금횡령으로 2012년 12월 2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아 출소한 후 현재까지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강 명예회장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최영숙 씨와 사이에서 낳은 사남 강정석 회장을 택했다. 강 명예회장이 최영숙 씨에게서 낳은 삼남 강우석 씨는 동아제약과 무관한 개인사업을 하다가 2015년 3월 부인과 두 아들에게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ST 보유지분 전량을 넘겼다. 

 

강정석 회장은 2005년 동아제약 영업본부장에 이어 2011년 동아제약 부사장, 2013년 지주사 동아쏘시오홀딩스 부회장을 거쳐 2017년 1월 회장이 됐다. 하지만 강정석 회장도 2017년 8월 회사자금 700억 원을 빼돌려 55억 원을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170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 회장은 같은 해 11월 보석으로 풀려나 상태에서 1심 재판이 진행중이다. 

 

동아쏘시오그룹 관계자는 “동아쏘시오는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각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 아래 독립경영을 해오고 있다. 경영공백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여나가고 있다”며 “총수일가 가족사에 대해선 아는 바 없으며 알려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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