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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40대 오너' 한국타이어 조현범 vs 넥센타이어 강호찬

2·3세 경영인, 46·47세, 스포츠마케팅 전략…공통점 많은 40대 경영인

2018.02.28(Wed) 22:40:34

[비즈한국] 국내 자동차용 타이어 시장은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의 3사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각 사 점유율은 한국타이어 35~40%, 금호타이어 30~35%, 넥센타이어 20~25%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노사가 채권단에 제출하기 위한 ‘경영정상화 계획이행 합의서’ 체결을 위해 교섭 중인 상황이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현재 1971, 1972년생의 또래이자 2~3세 경영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과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이 이끌고 있어 ‘재계 맞수’로 꼽힌다. 또한 자동차 경주와 프로야구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점에서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점도 비슷하다.

 

# ‘MB 사위’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한국타이어는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자회사다. 주요 주주·지분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25.16%, 조양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 10.50%,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2.07%,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부회장 2.07%다(2017년 3분기 기준). 조현식 부회장은 조양래 회장의 장남, 조현범 사장은 차남이다. 조양래 회장은 고 조홍제 효성 창업주의 차남으로 조석래 전 효성 회장(장남), 조욱래 DSDL(옛 동성개발) 회장(삼남)과 형제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사진=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의 주요 주주·지분은 조양래 회장 23.59%, 조현식 부회장 19.32%, 조현범 사장 19.31%, 조 회장의 차녀 조희원 씨 10.82%, 장녀 조희경 씨 0.83%다. 장남과 차남의 지분이 거의 동일하므로, 조 회장의 지분이 어디로 가는가에 따라 추후 그룹 승계자가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는 형제 간 경쟁구도라 할 수 있다. 

 

조현범 사장은 한국타이어 각자대표와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1972년 경남 함안 출생으로 보스턴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결혼한 배우자 이수연 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이다. 

 

조 사장은 스물여섯 살이던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01년 광고홍보팀장, 2004년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상무), 2006년 한국타이어 전략기획본부장(부사장), 2007년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2012년 한국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사장), 2013년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 겸 경영운영본부장(사장), 2016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경영기획본부장 겸 한국타이어 경영운영본부장(사장), 2017년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OO(최고운영책임자)·CSFO(사장)을 거쳐 2018년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COO(사장)를 맡고 있다. 

 

모터스포츠 마니아로 알려진 그는 지난해 수도권에서 열리는 자동차 레이싱 경기에는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타이어의 상품화 단계의 기본은 모터스포츠 현장에서 검증된다. 혹독한 서킷에서 테스트하는 이유는 결국 일반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3년 그가 한국타이어 마케팅본부장 재직 시절 시도한 ‘더 넥스트 드라이빙 랩(The Next Driving Lab)’은 TV광고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 자신이 추구한 타이어에 대한 개념을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구현한 캠페인이다. 첫 해에는 서울 주요 도심지에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카’를 등장시켰고, 2014년에는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마인드 리딩 타이어’를 공개했다. 2016년에는 볼(ball) 형태의 타이어를 장착한 차량이 기존의 자동차 움직임과 전혀 다른 360도 회전과 직각, 지그재그 주행 등을 자유롭게 보여준 ‘볼 핀 타이어’를 선보였다. 

 

2016년부터 방영된 ‘더 넥스트 드라이빙 랩(The Next Driving Lab)’ TV 광고. 사진=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는 2011년 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 대회에 공식 타이어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독일 및 유럽 모터스포츠 마니아로부터 관심을 받는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다. 

 

조 사장의 3세 경영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도 존재한다.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받는 엠프론티어(81.8%), 신양관광개발(100%), 엠케이테크놀로지(98.6%)는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 신양관광개발은 그룹의 건물 및 시설 관리와 부동산임대사업을 하는 회사로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엠프론티어는 전산관리 및 시스템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 조희경 씨가 각 24%, 24%, 1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엠케이테크놀로지는 조현식 부회장이 20.0%, 조현범 사장이 29.9% 지분을 갖고 있다. 

 

한국타이어 산업재해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3월 주주총회에 임기를 마무리할 예정인 전문경영인 서승화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금산공장을 방문해 노동조합과 면담하며 “내 이름을 걸고 앞으로 안전문제가 발생할 경우 즉각 조치하겠다”고 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과 금산공장에서 산업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은폐 의혹을 받기도 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2017년 연결기준 매출 6조 8133억 원, 영업이익 79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2.9% 상승, 영업이익 28%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제품가격을 5% 올리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장문수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올해 연결기준 매출 7조 4095억 원, 영업이익 1조 993억 원으로 매출 8.7% 상승, 영업이익 3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리기로 했고, 투입 원가가 떨어지는 효과가 2~3분기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했다”고 전망했다. 

 

# 19년째 ‘1호 주총’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지난 19일 경남 양산 넥센타이어 본사에서는 정기주주총회가 열렸다. 12월 결산법인 상장회사 기준 ‘1호 주총’이다. 12월 결산법인 상장회사는 대부분 3월에 주주총회를 연다. 넥센타이어는 2000년 우성타이어에서 사명을 바꾼 이후 19년째 ‘주총 1호 개최’를 유지하고 있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사진=넥센타이어


주총 분위기 또한 자유로웠다. 주주 소통 강화의 일환으로 회사와 주주들이 원형 테이블에서 다과를 들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별도로 경영현황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을 통한 정보 공유의 시간을 가졌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도 거래처 다변화를 기반으로 판매 확대와 각 공장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효율성 극대화,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원가율 상승, 운반비 증가, 환율 하락 등으로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3.7% 는 1조 9656억 원, 영업이익은 25.3% 줄어든 1853억 원이었다. 1274억 원으로 추산되는 순이익은 27.6% 감소했다. 

 

넥센타이어를 이끄는 강호찬 대표이사 사장은 1971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1999년 대유리젠트증권(현 골든브릿지투자증권)에 입사한 뒤 2001년 넥센타이어 재경팀으로 입사했다. 2003년 경영기획실 상무, 2005년 영업본부 상무, 2006년 영업본무 부사장, 2009년 영업본부 사장, 2010년 전략담당 사장을 거친 후 2016년부터 넥센터이어 대표이사 사장 겸 해외영업팀 영업총괄 사장을 맡고 있다. 

 

강 사장은 넥센타이어 2대주주인 강병중 넥센그룹 회장(지분 20.48%, 2017년 3분기 기준)의 1남 2녀 중 장남이다. 최대주주는 지주회사인 (주)넥센으로 지분 41.66%를 보유하고 있다. (주)넥센 최대주주는 강호찬 사장으로 50.51%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강병중 회장의 지분은 6.97%다. 

 

강 사장은 대유리젠트증권을 다니던 2000년경부터 넥센타이어 주식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당시 증여와 급여로 마련한 14억 원을 들여 2000~2001년 세 차례에 걸쳐 223만 2900주(주식분할 후 기준)를 매입했다. 이후는 증여를 통해 지분 확대가 이뤄졌다. 부친인 강 회장이 800만 주를 증여하며 강 사장은 1000만 주 이상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지주회사인 (주)넥센의 지분도 장내 매수와 증여를 통해 이뤄졌다. 강 사장은 약 15억 원의 자금으로 주식시장에서 7만 주를 매수했고, 강 회장과 가족으로부터 26만 주가량을 물려받았다. 이는 2007년까지 이뤄졌다. 

 

2012년 강 사장은 넥센타이어 주식 780만 주를 (주)넥센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주)넥센의 신주 223만 주를 받아 지분 50.51%로 (주)넥센의 최대주주가 됐다. (주)넥센은 824만 주가량의 넥센타이어 주식을 공개매수해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늘렸다. 

 

강 사장이 2000~2001년 최초로 확보한 넥센타이어 주식을 기반으로 내부거래와 합병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강 사장의 지분 늘리기에 활용된 계열사는 넥센산기와 넥센L&C가 대표적이다.

 

넥센산기는 타이어 형상을 잡아주는 몰드 제조사로 제품 전량을 (주)넥센과 넥센타이어에 납품해 매출을 끌어올렸다. 130억~160억 원대던 매출은 2012년 358억 원으로 늘었고, 영업이익도 15억 원 수준에서 46억 원으로 뛰었다.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100%로 일감 몰아주기 이슈가 제기되자 강 사장은 2014년 넥센산기와 넥센타이어와의 합병을 결정했다. 합병 전 넥센산기의 주요주주는 지분 50.36%를 보유한 (주)넥센, 49.57%를 보유한 강호찬 사장이었다. 합병 과정에서 강 사장은 넥센산기 지분을 현물출자하고 넥센타이어 신주를 교부받았다.

 

물류회사 넥센L&C는 2010년 출범할 당시 매출은 149억 원이었으나, 2016년 1237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영업이익도 3억 원대에서 57억 원대로 늘었다. 내부거래 비중은 80%를 넘었다. 넥센L&C의 주요주주는 강병중 회장이 40%, 강호찬 사장이 10%, 넥센타이어가 50%였다. 2017년 11월 넥센L&C는 (주)넥센과 합병했다.

 

2010년 강 사장이 전략담당 사장이 될 때만 해도 넥센타이어 브랜드의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우성타이어에서 사명을 바꾼 지 10년밖에 되지 않던 때였다. 강 사장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고급화 전략을 도입했다. 프로야구 넥센히어로즈 메인스폰서 계약을 통해 소비자 친화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입히는 데 효과를 봤다. 

 

넥센타이어는 2010년부터 메인 스폰서로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을 후원하고 있다. 사진=넥센히어로즈


스포츠 마케팅은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마침 넥센 히어로즈의 성적도 상승해 2013년 플레이오프 진출, 2014년 한국시리즈 진출로 넥센의 인지도와 호감도가 크게 증가했다. 2012년 매출 1조 7006억 원, 영업이익 1769억 원이던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1조 8947억 원, 영업이익 2480억 원으로 성장했다. 

 

강 사장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품질 향상을 통해 브래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오는 2025년까지 세계 타이어 업계 톱10에 반드시 진입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금호타이어가 내홍을 겪는 사이 넥센타이어가 얼마만큼 성장할지 지켜볼 일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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