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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음원보다 내한공연을 먼저? 다니엘 시저

첫 곡 발표 2년 만에 'R&B 신성'…대형 레이블 포기하고, 자신이 기획·홍보·프로듀싱

2018.03.12(Mon) 11:26:12

[비즈한국] 지난 7일, 서울 광진구 YES24홀에서 캐나다 알앤비 가수 다니엘 시저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현재 단 2개의 EP(extended playing·싱글판)와 1개의 정규앨범을 낸, 1995년생 루키 가수로는 이례적인 빠른 내한공연입니다. 다니엘 시저의 음악은 한국 음원사이트에서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그는 어떤 가수이기에 빠르게 한국 팬에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다니엘 시저. 사진=다니엘 시저 페이스북


다니엘 시저는 1995년 캐나다에서 태어났습니다. 사립 고등학교를 중퇴한 그는 공원 벤치에서 자는 등 궁핍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수의 꿈을 놓지 않았지요.

 

그는 동료와 함께 스스로 음악 작업을 시작합니다. 기술 발전으로 인해 곡 작업과 음악 홍보는 저렴해졌습니다. 최소한의 장비와 프로덕션으로 자기만의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음악을 유튜브에 올려 스스로 홍보했지요. 다니엘 시저는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다니엘 시저의 ‘베스트 파트(Best Part)’

 

첫 번째 히트곡이 나옵니다. ‘겟 유(Get you)’였습니다. 다니엘 시저는 2016년 10월 곡을 발표합니다. 이후 ‘레이트 쇼’에서 밴드와 코러스를 대동해 이 곡을 라이브로 공연했지요. 이 곡은 애플 뮤직에서만 2000만 회, 스포티파이에서는 6800만 회 재생되는 등 크게 성공했습니다.

 

다니엘 시저의 첫 앨범 ‘프로디언(Freudian)’ 앨범 커버. 사진=다니엘 시저 페이스북


히트곡이 생긴 후 다니엘 시저의 행보는 거침없었습니다. 두 개의 EP 제작 후 발표한 정규 앨범 프로디언(Freudian) 또한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겟 유’뿐만 아니라 ‘베스트 파트(Best Part)’, ‘블레스드(Blessed)’, ‘위 파인드 러브(We Find Love)’ 등 성공적인 싱글이 포함된 앨범이었지요.

 

다니엘 시저는 단숨에 업계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겟 유’로 베스트 알앤비 퍼포먼스, ‘프로디언’으로 베스트 알앤비 앨범 부분에 그래미 노미네이트될 정도였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그의 노래 ‘블레스드’를 자신의 SNS 계정에서 ‘올해의 음악’ 중 하나로 선정하며 힘을 보탰지요.

 

다니엘 시저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보다 그의 음악입니다. 요즘 신인 뮤지션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정통 알앤비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PBR&B(일렉트로니카, 록, 힙합, R&B 장르가 섞여 특유의 빈티지한 느낌과 세대를 넘나드는 분위기를 내는 음악의 한 장르) 등이 아닌, 스티비 원더, 디안젤로 등 정통파 알앤비 음악에 느낌이죠. 

 

리듬, 악기 구성 등에는 최신 음악을 적절히 가미했습니다. 전통적인 ‘음악의 묘미’를 갖추면서 최신 느낌까지 갖춘 다니엘 시저 음악에 사람들은 뜨겁게 반응했습니다.

 

다니엘 시저의 ‘위 파운드 러브(We Find Love)’와 ‘블레스드(Blessed)’.​

 

다니엘 시저의 음악은 전통적이지만 프로덕션은 새로웠습니다. 원래 그는 대형 레이블에 들어가는 전형적인 팝 뮤지션의 삶을 선택하려 했습니다. 음악을 만들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는 ‘프로듀싱’에 재미를 느꼈음을 깨닫고 대형 레이블에 프로덕션을 받기보다 직접 자신의 크루와 음악을 함께하기로 생각을 바꾼 거지요.

 

지금도 그는 대형 레이블과 거리를 두고 자신만의 크루와 함께 음악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음악의 고장인 LA가 아닌 고향 캐나다에 거주합니다. 직접 아시아 투어를 준비하지요. 홍보 또한 본인이 직접 합니다. 

 

직접 프로듀싱한 음악, 본인의 인맥을 통한 피쳐링 등을 유튜브와 인터넷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홍보합니다. 스트리밍 사이트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음악을 유통하는 거죠. 기술의 발전과 달라진 음악 시장 환경 덕에 그는 혼자서도 세계적인 가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다니엘 시저의 첫 내한공연 포스터. 사진=다니엘 시저 페이스북


과거라면 어땠을까요? 대형 레이블에 있지 않으면 음악 유통이 어려웠을 겁니다. CD를 많이 찍어 전 세계에 전달하는 일 자체가 대형 레이블이 없다면 어려웠을 겁니다. 라디오, TV 등의 기성 매체의 도움이 없다면 음악을 알릴 수조차 없었겠죠. 다니엘 시저의 음악을 한국 음원 사이트에서 찾을 수 없는 이유는 대형 레이블에 없다는 이유가 클 겁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음원 사이트 애플 뮤직과 스포티파이를 통해 전 세계 많은 시장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음원 시장이 없는 곳에서는 유튜브를 통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죠. 홍보 또한 열성 팬을 통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대형 레이블 없이도 전 세계에서 음악 팬을 만들 수 있고, 다니엘 시저처럼 공연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만큼의 팬덤을 구축할 수도 있습니다.

 

다니엘 시저의 ‘겟 유(Get You)’.​

 

대형 레이블이 아닌 본인과 주변 사람만 있어도 최소한의 팀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 이 시대에는 진짜 인디 슈퍼스타가 나올 수도 있을 겁니다. 달라진 슈퍼스타를 보여주는 알앤비 신성, 다니엘 시저였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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