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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 프리즘] '1년이나? 1년밖에…' 모디 총리 연임에 쏠리는 시선

2014년 10년 만의 정권교체 이뤘지만 최근 거듭되는 악재에 내년 총선 불투명

2018.04.17(Tue) 09:45:28

[비즈한국] 4년 전 이맘때쯤 인도 전역은 주황색 샤프론 물결로 뒤덮였다. 당시 야당이던 BJP당의 총리 후보이자 13년간 구자라트 주총리로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일궈낸 모디(Modi)는 돌풍을 일으켰고, 10년 만의 정권 교체가 기정사실화됐다.  

 

인도 현대사의 물줄기를 바꾼 역사적인 선거로 기록되는 2014년 총선을 가뿐히 승리한 BJP당은 이후 주정부 정권 장악을 위해 정치적 자산을 쏟아부었다. 연방국가인 인도는 지방정부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데다 지방정부에 의한 간선제로 상원 의원이 선출된다. 그러다 보니 선거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 의회와 주정부의 지지가 중요하고, 이를 간파한 모디 정부는 대대적인 경제개혁에 앞서 지방정부 내 정치적 입지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인도 총선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월 4일 방갈로에서 열린 BJP당 집회에서 연설하는 모디(Modi) 인도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그 결과 BJP당과 그 연합정당이 집권한 주정부 수는 2014년 불과 7개에서 2018년 3월 말 기준 21개로 크게 늘어났다. 인도가 29개의 주와 7개의 연방 직할지로 구성되어 있음을 감안하면 지방정부 70% 이상이 모디 총리의 영향하에 놓이게 된 셈이다. 

 

특히 여당은 지난해 3월 약 2억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인도 최대 주인 우타르프라데시 주의회 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2016년 11월 발표된 갑작스런 화폐개혁으로 인한 극심한 현금 유동성 부족, 소비 위축, 성장 둔화 등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모디 총리의 연임가도에는 청신호가 켜졌고 그의 위명과 세력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반면 1947년 독립 이후 인도 현대 정치를 주도해온 네루·간디의 국민회의당(INC)은 2014년 총선 패배 이후 휘청거리며 끝없이 추락했다. 총선 패배 이후 국민회의당 내에서는 당 쇄신을 위한 아무런 노력이 이뤄지지 않았고, 현 정국에 대응할 뚜렷한 비전과 정책방향 역시 제시하지 못했다. 

 

더욱이 1개의 의석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당 대표가 직접 전국을 발로 뛰며 선거운동을 하는 BJP당과는 달리 국민회의당은 지방 정당과의 협력에 소극적이다 못해 무기력한 자세를 취했다. 연이어 치러진 주의회 선거에서 패하며 국민회의당이 집권한 주정부는 2013년 14개에서 2018년 4개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어쩌면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총선을 1년을 앞두고 모디 총리가 연임에 실패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그 첫 시발점은 지난해 말 개최된  모디 총리의 고향이자 BJP당의 텃밭인 구자라트 주의회 선거였다. 

 

화폐개혁 충격에서 채 회복되기도 전인 2017년 7월에 도입된 통합부가가치세(GST) 제도가 시행착오를 거듭함에 따라 여기저기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7%대를 기록하던 경제 성장률은 5%대로 하락했고 여신 증가율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산업생산·수출·소비 모두 둔화됐다. 정부는 이러한 경기 불황이 일시적인 현상이며 화폐 및 조세개혁은 중장기적으로 견실한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당장 내일의 끼니와 생존이 걱정되는 많은 이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이자 억지스러운 희생 강요였다. 

 

생활이 어려워진 농민들과 소상공인,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거리로 나섰고 BJP당은 1995년 이후 장기 집권해온 구자라트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통적으로 BJP당을 지지해오던 중산층 카스트가 2015년 구자라트에서 벌인 시위에서 주민 14명이 사살당한 참극 역시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당 대표도 모자라 모디 총리까지 주의회 선거 운동에 긴급 투입됐지만 BJP당은 목표했던 150석에 훨씬 못 미치는 99석을 차지했다. 여하튼 과반수를 넘기면 연속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2012년 선거의 ‘115석 대 61석’에 비해 국민회의당과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BJP당은 불과 1년 전 대승을 거둔 우타르프라데시 주 3개 선거구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한 개의 의석도 차지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이 중 2개 선거구는 BJP당 의원들이 우타르프라데시 주총리와 주부총리에 취임해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열린 것이기에 BJP당 수뇌부의 충격은 더 컸다. 

 

BJP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과 불신이 커져가는 가운데, NDA 연립정부 연대가 약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BJP당 및 모디 총리가 국정운영에 비협조적이고 독단적이라 연합 정당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온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NDA 연립정부의 주요 참여 정당이자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 집권정당인 TDP당은 BJP당과의 갈등을 이유로 지난 3월 16일 연립정부 탈퇴를 발표했다. TDP당을 따라 연립정부를 탈퇴하는 정당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기회로 분열되었던 야권이 뭉치고 있다. 모디 총리의 최대 적수로 꼽히고 있는 웨스트벵갈의 바네르지(Banerjee) 주총리와 텔랑가나 라오(Rao) 주총리 주도하에 비 BJP당-비 국민회의당 지역정당 간 연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연합전선(Federal Front)이라 불리는 제3의 전선 구축 작업이 한창이다.

 

물론 BJP당이 뒷짐만 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우선 경기 부양책으로 중앙정부는 지난해 10월 1000억 달러 규모의 도로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1990년 경제개방 이후 인도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한 산업이 건설 산업임을 감안할 때 대규모 도로 건설은 뿔난 국민들을 달래기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또 2월에는 농민 및 빈곤층 표심을 겨냥한 선심성 예산안을 발표하고 모디 케어(Modi Care)로 불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공보건의료 지원, 농작물 최저지원가격(MSP) 상향조정 등을 약속했다. 국제유가 상승, 무역보호주의 확산, 선진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 등과 같은 대외 변수로 하방 리스크가 상승한 상황에서 이와 같이 거시 경제의 안정에 부담을 주는 예산안은 또 다른 리스크로 받아들여졌다.    

이후 외국인 자금이 대량 유출되며 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 말에서 10% 가까이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인도 경제 최대 리스크로 꼽히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1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총선의 향배를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최근 인도에서 개최된 행사에 참가한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 모건스탠리자산운용 신흥시장 총괄대표는 “인도의 정치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과장되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의 ‘인도-태평양’ 구상,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일본-인도의 ‘아시아-아프리카 성장회랑’ 사업 등으로 지역 내 인도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더욱이 우리 정부는 외교다변화를 위해 ‘신남방정책’을 발표하고 인도와의 관계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9년 총선에서 누가 승리를 거머쥘지, 그리고 어떻게 연정이 이루어질지는 단순한 인도 국내 정치적인 성격을 벗어나 국제적인 관심 사안으로 받아들여지며, 우리 역시 관심을 가지고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것이다. 

박소연 국제학 박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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