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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제3의 길' 선택한 엘리트 관료,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금융당국 수장 거론, "야당 공세 피해 민간기업 선택" 시각도

2018.04.27(Fri) 16:47:19

[비즈한국] 지난 4월 19일 NH농협금융지주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어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차기 회장후보로 추천했다. 당초 NH농협금융은 김 전 원장과 김용환 당시 NH농협금융 회장, 윤용로 코람코자산신탁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군에 올렸다.

 

NH농협금융은 19일 “후보자 3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추천할 계획이었으나 윤용로 회장과 김용환 전 회장의 후보 사퇴로 김광수 단독 후보자에 대해 심층면접을 실시했다”며 “심층면접 결과 임추위는 만장일치로 김광수 후보자를 최종 후보로 결정하고 주주총회에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NH농협금융은 지난 26일 주주총회를 열어 김 전 원장을 신임 회장으로 확정했다. 취임식은 오는 30일 열린다.

 

지난 26일 NH농협금융지주는 주주총회를 열어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차기 회장으로 확정했다. 취임식은 오는 30일 열린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


김광수 회장은 1957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태어났다. 그는 광주제일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행정고시에 합격, 소위 엘리트 관료의 길을 걸었다. 

 

1994년 재정경제원, 1997년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에서 일했다. 2002년 재정경제원으로 복귀해 국세조세과장, 금융정책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았고 2008년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으로 이동했다.

 

김 회장은 2009년 말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화려한 경력 덕에 2011년 초 금융권 인사에서 그의 이름이 수차례 거론됐다. 당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금융정보분석원장에 선임됐다.

 

그러나 취임 5개월 만인 2011년 8월, 김 회장은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4000만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고, 행정안전부 징계위원회는 김 회장을 파면했다. 항소심에선 무죄가 선고됐고, 2013년 10월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해 김 회장은 명예를 회복했다. 

 

김 회장은 2013년 말 금융위원회에 복직했지만 특별한 보직을 받지는 못했고 2014년 5월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법무법인 율촌 고문,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외이사를 역임하며 자문 역할을 맡아왔다.

 

NH농협금융은 김 회장의 능력을 높게 평가해 선임했다고 전했다. NH농협금융은 “NH농협금융 임추위는 김 회장이 금융정책과 관련된 핵심부서를 두루 거친 금융전문가로 평가했다”며 “최근 금융계 화두인 핀테크,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등 금융전반에 깊이 있는 통찰력과 식견을 보유한 점을 높이 샀다”고 전했다.

 

NH농협금융 측은 이어 “김 회장은 지장과 덕장을 겸비한 소통형 리더로 친화력과 인적네트워크가 탁월하고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 당시 농협과 인연을 맺어 농협문화와 조직, 농협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나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김 회장은 농협중앙회와 보조를 맞추며 NH농협금융을 국내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킬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농협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기관이다. 전임 김용환 전 NH농협금융 회장과 김광수 회장이 모두 관료 출신인 점도 농협의 한계라는 뒷말이 나온다. 사진=박은숙 기자

 

농협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정부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가진 기관이다. 지난 4월 2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농협은) 자율성을 생명으로 하는 협동조합임에도 정부의 하부기관으로 취급돼 낙하산 인사는 물론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갖은 개악을 일삼았다”며 “특히 이명박 정권은 경영, 인사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한 이행약정을 통해 농협 전체를 정권이 좌지우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김용환 전 NH농협금융 회장과 김광수 신임 회장이 모두 관료 출신인 점도 농협의 한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NH농협지부(NH농협금융 노조·위원장 우진하)는 윤용로 회장과 김용환 회장의 후보 사퇴에 따라 후보자를 추가해 최종 후보자 추천을 진행할 것을 임추위에 요청했다. 임추위는 논의를 거쳤으나 후보자를 추가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 개인으로도 민간기업 수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김 회장은 금융위원장이나 금융감독원장으로 거론될 정도로 거물급 금융 관료에 속했다. 그럼에도 공직 대신 농협을 선택한 배경에는 그의 과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로스쿨 출신 아들이 금융위원회에서 공익법무관으로 활동한 이력으로 특혜 의혹을 받았다. 청와대 인사검증이나 야당의 공세를 피해 민간기업을 택했다는 이야기가 금융권에서 회자된다.

 

이 밖에 김 회장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다. 김석동 전 위원장도 2008년 농협경제연구소 대표를 맡아 농협과 인연이 있다. 이 때문인지 한때 차기 NH농협금융 회장으로 김 전 위원장도 거론됐지만 고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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