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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치킨 '배달료 유료화' 외식업계 '기대 반 걱정 반'

"운영비용 상승" 5월부터 2000원 부과…가맹점주 '환영' 소비자들은 '부담'

2018.04.27(Fri) 15:51:16

[비즈한국] 교촌치킨의 배달서비스 유료화 소식에 외식업 전반이 들썩이는 분위기다. 다른 메뉴도 아닌 ‘국민간식’ 치킨에 붙은 2000원의 배달료는 소비자들을 멘붕과 배신감에 빠뜨렸다. 반면 최저임금 및 임대료 인상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자영업자들은 소비자들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교촌발 배달서비스 유료화 정책이 외식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지난 10일 교촌치킨은 다음달부터 배달 서비스 유료화를 정책을 시행한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회사 측은 “지속적인 가맹점 운영비용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배달 서비스 유료화를 결정했다”며 “5월 1일부터 치킨 주문 시 주문당 2000원의 배달 서비스 이용료가 부과된다”고 밝혔다.

 

교촌치킨이 5월부터 주문당 2000원의 배달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사진=교촌치킨


지금까지 없던 배달료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김영희 씨(47)는 “치킨 한 마리 가격이 기본 1만 5000원으로 시작하는데 다른 곳에 비해 양이 적은 편이어서 다른 메뉴 하나 정도는 더 시키는 편”이라며 “기본 치킨에 감자를 추가하면 1만 8000원 정도 나왔는데 앞으로 2만 원을 결제해야 한다니 달라진 앞자리 숫자에 부담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박은별 씨(30)는 “치킨 가격을 올리려니 눈치가 보여서 배달료로 방향을 바꾼 것 같은데 1000원도 아니고 갑자기 2000원이라니 황당하다”며 “평소 배달 시간이 빠른 편도 아닌데 왜 배달료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외에도 ‘배달료가 없는 다른 브랜드로 갈아타야겠다’ ‘이제 포장 아니면 못 사먹겠다’ ‘기존에 배달비 포함이었다면 결국 치킨값이 오른 것 아니냐’ ‘튀김기를 사다가 집에서 만들어먹자’ ‘오죽하면 배달비를 받겠나 싶으면서도 즐겨먹는 브랜드라 속상하다’ 등 소비자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반면 자영업자들은 배달료라도 받게 돼서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서울 광진구에서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매출이 잘 나오는 편이지만 최근 홀 위주로 매장 운영 형태를 전환하면서 임대료와 인테리어, 인건비 등 비용부담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그렇다고 마진율을 높여주는 것도 아니어서 배달료 유료화로 숨통이 좀 트이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배달료 유료화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금도 다른 브랜드에 비해 비싸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배달료 유료화 첫 업체로 미운털이 박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교촌치킨 홈페이지에 공지된 배달 서비스 유료화 시행 안내문. 사진=교촌치킨 홈페이지 캡처


현재 배달료를 받지 않는 다른 치킨 브랜드와 피자, 중식, 족발 등 외식업 운영자들은 ‘부러움 반 기대 반’의 표정으로 교촌치킨의 결정을 바라보고 있다.

 

한 치킨 업체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배달대행 어플리케이션의 등장으로 과거에 비해 인건비 부담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반면 메뉴가격은 몇 년째 그대로이고, 소비자들이 유독 치킨과 짜장면, 피자 등에 높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아 운영자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치킨 한 마리 판매 가격이 1만 5000원이지만 닭·기름·무·콜라·소스·포장박스·종이가방 등이 포함된 식재료 원가는 7000~8000원 정도이고, 여기에 임대료와 매장관리비, 카드수수료, 인건비 등의 비용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며 “여기에 전에 없던 배달대행료까지 추가할 경우 순수익은 더욱 떨어져 결국 배달료를 받을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배달을 병행하는 외식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에서 소비자에게 배달료를 부담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 강제사항은 아니다. 때문에 각 지역에는 배달료를 별도로 받는 가맹점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본사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운영자의 자율권이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분위기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사실 진즉에 배달료를 받았어야 맞다”며 “교촌치킨의 영향으로 이참에 우리도 배달료를 공식적으로 유료화하자는 가맹점주들의 의견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5월부터 시작되는 교촌의 배달 유료화 정책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으며 시장 분위기를 봐서 유료화 정책을 실시하는 곳이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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