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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1주년, 대책 없는 경제지표 하락에 고심하는 문재인 정부

남북정상회담으로 경제 성적 가려져…어느 순간 정권 발목 잡을 수 있어

2018.05.05(Sat) 13:18:17

[비즈한국] 오는 10일 집권 1년을 맞는 문재인 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80%를 넘나드는 등 역대 정권 중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런 고공 지지율은 집권 초기 문 대통령에게 가장 큰 짐으로 작용하던 북한 문제가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으로 갈피를 잡으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북한 문제가 집권 초 걸림돌에서 집권 1년 만에 디딤돌로 변신한 것과 달리 경제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문재인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 되는 상황이다. 일자리와 물가, 기업 경기, 수출 등 주요한 경기지표가 좀처럼 개선 기미를 나타내지 않는 탓이다. 

 

3월 29일 청년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 논의를 위해 국회를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그러나 4월 국회 파행으로 추가경정예산안은 아직 통과되지 않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집권 1년을 맞는 문 대통령의 경제 성적은 성장률과 국민소득 등 외형적인 측면만 살피면 선방한 것처럼 보인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 등 연초 정치적 불안에도 3.1%를 기록했다. 올 1분기 성장률은 전기에 비해 1.1%를 나타내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9745달러로 11년째 2만 달러대에 묶였지만, 올해는 3만 달러 돌파가 확실하다.

 

문제는 집권 1년 동안 가계나 기업은 경제 성장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인 서민이나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는 갈수록 악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의 경우 지난해 2분기 3.8%에서 3분기 3.4%, 4분기 3.2%로 나아지는 듯 했으나, 올 1분기 4.3%로 급등했다. 

 

심지어 올 1분기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0%를 나타냈다. 청년층 실업자(44만 3000명) 중 1년 넘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은 12만 7000명(29.3%), 취업 경험 자체가 없는 사람은 9만 4000명(21.7%)이었다. 청년층 실업자 중 절반 이상이 취업 기회조차 잡지 못했거나 장기 실업에 놓인 것이다.

 

먹을거리 물가도 심상치 않다. 소비자물가는 올 들어 1.2% 올랐지만 식료품 물가는 3배 높은 3.6%의 상승률 보였다. 식료품 중 감자(88.0%), 무(73.3%), 배추(62.4%), 고구마(23.1%) 등의 가격은 폭등세마저 보이고 있다. 외식비의 경우 학교급식비(-13.1%)를 제외하고는 모든 품목이 상승세다. 김밥(3.5%), 라면(3.0%)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 메뉴들의 가격 상승폭이 더 컸다.

 

기업 체감 경기도 중소기업에서 나빠지고 있다. 올해 4월 제조업 업황실적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77로 1년 전(79)에 비해 하락했다. BSI는 기준치인 100보다 낮을수록 현재 실적이 6개월 전보다 나빠졌다는 기업이 많아짐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기업의 경우 업황실적 BSI가 올 4월 82로 1년 전(80)보다 개선된 데 비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77에서 70으로 크게 악화됐다. 대·중소기업 상생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는데 중소기업 실적은 1년 전에 비해 나빠진 것이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문재인 정부 들어 세계 경제 호황의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2017년 5월~2018년 4월) 수출액은 5225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 5863억 달러에 비해 10.9% 감소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제 금융정보제공업체 IHS마르킷이 조사한 우리나라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4로 기준치(50)를 밑돈 것은 물론 3월(49.1)에 비해서도 0.7포인트나 떨어졌다. 마르킷은 이러한 하락폭은 2016년 11월 이래 최대라고 지적했다. PMI는 향후 경기 향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기선행지수여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4·27 남북정상회담 등에 따른 후광효과로 문 대통령이 1년을 맞았음에도 80%를 넘나드는 지지를 받지만, 핵심 지지층인 서민들과 중소기업들의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면 지지율이 급격히 꺾이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지지율은 고공행진 중이고 정권의 집행력도 유지되는 2년 차에 들어서는 때라는 점을 활용해 남북 관련 정책뿐 아니라 추가경정예산이나 각종 경제개혁 등 주요 경제 정책을 미리 추진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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