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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코스] 골프가 탄생한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600년 전 스코틀랜드 주민 놀이터를 코스로 설계…'18홀' 단위도 여기서 출발

2018.05.18(Fri) 10:29:00

[비즈한국] 골프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두고 여러 학설이 있다. 그 중 네덜란드의 아이스하키가 영국 스코틀랜드로 건너가 서민들 사이에서 행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오늘날처럼 골프가 조직화된 건 1400년대로 알려져 있다. 

 

2017년 미국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 코스’ 3위에 이름을 올린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사진=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서쪽 끝 바닷가에는 과거 스코틀랜드 주민들이 골프를 즐겼던 놀이터가 있는데, 바로 이곳에 영국의 넘버원 코스로 통하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가 있다. 양떼들이 풀을 뜯던 곳이 페어웨이, 토끼들이 독수리를 피하기 위해 땅굴 주변에서 풀을 뜯어먹던 곳이 그린, 양치기들이 토끼를 잡기 위해 함정을 파놓은 곳이 벙커가 됐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오랜 역사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는 2017년 미국 골프매거진의 ‘세계 100대 코스’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디 오픈(브리티시오픈)이 개최되는 코스로 골퍼들 사이에서는 ‘꼭 한 번 라운드하고 싶은 코스’로 통한다. 

 

# 골프 역사가 시작된 스코틀랜드 넘버원 코스

 

‘디 오픈’​은 1860년 영국 스코틀랜드 서쪽 해안가에 위치한 프레스트윅 링크에서 시작된 158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적인 골프 대회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주관하고 스코틀랜드 5개, 잉글랜드 4개 링크스에서 순번제로 치러진다. 영국왕립골프협회는 디 오픈의 개최 장소 중 한 곳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의 명성을 고려해 5의 배수인 해마다 디 오픈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만 총 29차례 디 오픈이 개최돼 디 오픈 최다 개최지가 됐다. 

 

600년 전 영국의 역사가 그대로 담겨 있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사진=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는 600여 년​ 전 설계된 것으로 알려진다. 세계적인 설계가 앨런 로버트슨과 올드 톰 모리스가 스코틀랜드의 자연을 그대로 살려 코스를 앉혔으니, ‘세계 100대 코스’ 3위에 이름을 올릴 만도 하다. 

 

앨런 로버트슨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를 설계하면서 아웃코스 11개홀, 인코스 11개홀로 총 22개홀로 구성했다. 1774년 22개홀에서 18개홀로 조정이 됐는데, 영국왕립골프협회가 이를 계기로 골프코스를 18홀 단위로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세기 중순 올드 톰 모리스에 의해 조성된 기본 형태, 즉 더블페어웨이, 더블그린, 자연과 조화된 고난도의 벙커 등이 구축돼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흥미로운 17번홀

 

세계 100대 코스를 다수 설계한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 톰 도크를 만나 ‘최고의 코스’를 꼽아달라고 했더니, 그는 “완벽에 가까운 코스. 한 홀이라도 건너뛸 경우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놓치게 되는 곳. 18홀 코스를 모두 보지 않고서는 골프 설계가 어떤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곳. 바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라고 답했다.

 

톰 도크는 “올드 코스가 위대한 것은 독특함에 대한 비교를 용납하지 않는 데 있다. 코스에서 4시간 이상을 보낸 후 이곳의 명성이 역사와 전통 때문이라고 믿어버리는 골퍼들이 많은데, 나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며 “예전부터 그랬듯이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코스라는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는 매년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으나, 현대적인 감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사진=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는 매년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대적인 감각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그만큼 600년 전의 스코틀랜드 골프 코스의 감각을 훼손하지 않았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가장 유명한 홀은 17번홀이다.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이 은퇴 장소로 활용하는 18번홀의 스월컨 다리도 유명하지만,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490야드의 파4인 17번홀이 드라마틱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유명하다. 

 

17번홀에선 티샷으로 오른쪽 호텔을 넘겨 페어웨이에 안착시켜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볼이 오른쪽으로 휘어지면 호텔에서 쉬고 있는 여행객이 깜짝 놀랄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왼쪽으로 치는 것도 만만치 않다. 안전하게 왼쪽 페어웨이를 공략하면 250야드 이상의 세컨드샷을 해야 하는 게 부담스럽다. 

 

또 티샷이 길면 페어웨이를 지나쳐 질긴 러프에 빠지고 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함을 즐길 수 있는 홀이 바로 17번홀이다. 

 

무엇보다 골퍼들에게 진한 인상을 남기는 이유는 올드 코스에서 마지막을 향하는 관문이며, 골프에 대한 경의를 되새길 수 있고, 예나 지금이나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

류시환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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