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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무산, 증권가가 본 다음 수순은?

분할합병 방안 보완 재추진…"큰 틀 유지하며 합병비율 조정해 주주 설득" 중론

2018.05.23(Wed) 23:25:34

[비즈한국] 현대모비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소집해 29일 예정됐던 지배구조 개편안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 제시됐던 분할합병 방안을 보완 개선해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이 어떤 지배구조 개편안을 들고 나올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투자업계에서는 크게 세 가지 대안을 언급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29일 예정됐던 지배구조 개편안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첫째, 현대모비스 분할사업부와 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을 재조정해 합병을 재추진하는 것이다. 기존 방안에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을 0.61 대 1로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가진 글로비스에 유리하게 비율을 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제기된 만큼 비율을 재조정해 다시 추진할 수 있다. 정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9%를 갖고 있지만, 현대모비스 지분은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기존 방안에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은 0.61 대 1이었다.​ 이미지=현대자동차


둘째, 이번 합병 방안 전까지 유력하게 예상됐던 시나리오는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를 각각 사업 부문과 투자 부문으로 인적분할 한 뒤 투자 부문을 합병해 지주사로 만드는 방안이다. 지주사 전환 시 가장 일반적인 형태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에서는 지주사 체제가 되면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현대카드·현대캐피탈을 그룹에서 분리해야 하므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주사가 자회사 지분을 일정 지분 이상 소유해야 하므로 비용이 많이 든다.

 

셋째, 애초 현대모비스에서 분할하기로 한 국내 모듈 및 AS(애프터서비스) 사업부를 먼저 상장해 주식가치를 시장에서 확인받은 뒤 처음 추진했던 시나리오대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합병비율은 시장가격에 따르면 되므로 논란을 줄일 수 있다. 첫째 방식과 구조적으로는 동일하나 현대모비스 인적분할·상장이라는 과정을 거치므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전 전(위)과 후 예상도.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간결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미지=현대자동차


증권가에서는 향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비교적 담담하게 관망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몇몇 증권사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대체적으로 기존에 추진했던 방안에서 합병비율을 수정해 재추진하는 방안이 지배적이다.

 

삼성증권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5.22, 임은영·박은경)’ 보고서를 통해 “현재로서는 큰 틀에서 기존 방안을 유지하고, 합병비율 조정 방안, 사업적 시너지 및 그룹 비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 연내 개편작업 마무리 목표 시 2~3개월 이내 재추진될 것”이라며 “지주사 추진 가능성은 낮다. 다만 향후 중간 금융지주사 설립이 허용될 경우 검토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KB증권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주주총회 철회(5.21, 강성진·김준섭)’ 보고서에서 “향후 나올 대안은 기존의 방안을 큰 틀에서 유지하면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부문과 현대글로비스 간의 주식 교환 비율, 또는 주주환원 정책 보강하는 내용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면적인 계획 수정은 금융계열사 문제, 증손회사 지분율 문제 등을 생각해볼 때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현대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 계약 해제(5.23, 남정미)’ 보고서를 통해 “기존 안과 유사한 2가지 시나리오가 가장 높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다. 첫째 분할부문에 대한 합병비율 재산출, 또는 추가적인 주주 친화 정책 발표 등을 통해 기존 방향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재추진에 드는 시간은 짧지만 가치(합병비율) 적정성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둘째, 현대모비스 분할·재상장 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으로, 기존 개편안과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시장가치를 통해 합병비율이 산정되므로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주주 모두에게 공평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합병비율 조정을 통한 재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본 증권사도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대모비스 지배구조 개편 무산-Lose(루즈) 게임, 불확실성 확대(5.23, 이재일)’ 보고서에서 “합병비율 조정을 통한 안건의 주총 재상정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단순히 분할비율이 현대모비스에게 불리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모듈 부문의 저수익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AS 부문 분할의 사업적 타당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합병비율을 현대모비스에 유리하게 조정할 경우, 순환출자 고리를 제거하면서 충분한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대주주(정의선 부회장)와 현대모비스 소액주주 간의 이해상충이 발생해 큰 폭의 합병비율 조정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대안으로 유진투자증권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을 상승시킨 후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면, 현대글로비스 주식 교부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어 기존 분할·합병안의 재추진도 가능하고, 현대글로비스가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직접 매입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자동차 담당과 물류 담당 애널리스트가 다소 온도차가 있는 보고서를 냈다. 자동차 담당 박인우 애널리스트는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 해제 후 재추진 결정(5.23)’ 보고서를 통해 “향후 예상을 전개하기에 이른 감이 있지만,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안으로 재접근하기에는 시간적 제약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존 안의 일부 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물류 담당 류제현 애널리스트는 ‘현대글로비스: 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5.23)’ 보고서를 통해 “당사는 ①현대모비스의 인적 분할과 ②대주주(정의선 부회장)와 기아차 간의 주식 교환을 통해 순환 출자를 해소하고 지배회사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③현대모비스 신설 법인(모듈·AS 부문)과 현대글로비스 합병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②의 단계를 빼면 기존 추진 방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이다. 

 

증권사들의 대체적인 전망은 기존 방안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세부적으로 합병비율을 조정하거나,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발표하는 등 세부적으로 주주들의 마음을 돌리는 방안으로 모아진다. ​과현 현대차그룹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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