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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 대우건설 신임 사장 내정자 '레퍼런스 체크'

노조 "도덕적 흠결, 대규모 부실 책임, 결사 반대"…사추위·대우건설 "큰 흠결 없어"

2018.06.01(Fri) 06:17:15

[비즈한국] 대우건설 신임 사장으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와 이사회를 거쳐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이 내정됐다. 김형 사장 내정자는 오늘 6월 8일 예정된 임시주추총회를 통과하면 시공능력평가 3위의 대형 건설사 대우건설의 사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김형 사장 내정자 취임 반대 시위를 열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노동조합


김형 내정자를 두고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대우건설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대우건설 노조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우건설 임시주총 개최를 불발시켜 김 내정자의 사장 취임을 막을 계획이라고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우건설 노조는 김 내정자의 이력을 문제 삼으며 취임을 반대한다. 김 내정자는 2004년 현대건설 현장소장 시절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 공사와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체포된 전력이 있다. 아울러 삼성물산 시빌(토목)본부장 시절 1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낸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책임자 논란에 휩싸여 있다. 

 

또한 노조는 김 내정자가 삼성물산 재직 시절인 2014년 서울 지하철 9호선 부실공사로 인한 석촌동 싱크홀 사고, 2015년 베트남 항만공사 과정에서 일어난 붕괴와 인명사고 등 안전 책임론을 제기한다.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당사의 최대주주가 된 후 2016년 사장공모 당시 생겼던 문제가 2018년에 재연되고 있다”며 “임시주총이 정상적으로 열리면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 인해 김 내정자는 사장에 취임하게 된다. 지금은 전략상 밝히기 어렵지만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임시주총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사장 공모는 전적으로 사추위에서 진행했다. 당 행은 관여한 바 없다”라고 반박한다. ​

 

2016년 대우건설 사장 공모에서는 해외 건설 경험이 거의 없는 박창민 사장이 취임했다. 대우건설 창립 이래 사상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인 박 사장은 결국 ‘최순실 낙하산’논란에 휘말리면서 2017년 8월 스스로 물러났다. 박 사장 사임 후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의 송문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대우건설 대표를 맡고 있다. 산업은행은 당초 대우건설 매각 전까지 송문선 대표 체제를 유지하려 했지만 지난 2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하면서 새로운 사장을 공모하는 것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지난 3월 28일 대우건설은 사추위를 구성했다. 사추위는 산업은행 전영삼 부행장과 양채열 사외이사, 대우건설 최규윤, 우주하 사외이사,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장으로 구성됐다. 사추위는 4월 5일 차기 사장 후보모집 공모를 내며 선임 절차에 나섰다. 같은 달 19일 공모를 마감한 결과 총 38명이 사장 후보로 지원했다. 

 

사추위는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 이석 전 삼성물산 부사장, 양희선 전 두산건설 사장, 현동호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을 최종 후보군으로 압축한 뒤 지난 18일 김형 후보를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1956년생인 김형 내정자는 30년 넘게 토목 분야에서 종사했다. 현대건설에 입사해 전무를 끝으로 퇴직했고 2011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겨 2013년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9월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부사장)으로 옮겼으나 1년을 못 채운 2016년 8월 퇴사했다. 

 

사추위는 김형 후보 선정 이유에 대해 건설사 재직 시절 굵직한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사추위가 사장 후보로 선정한 김형 후보를 사내이사로 추천하고 6월 8일 임시주총을 열고 김 내정자의 사장 선임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이사회 당일, 대우건설 노조가 이사회 개최를 막기 위해 대표이사실을 점거하는 바람에 송문선 대표를 제외한 채 이사회가 열렸다. 대우건설 노조는 “김형 사장 내정자의 이력을 보면 도덕적 흠결뿐만 아니라 대규모 부실 책임까지 있다. 산업은행이 입맛에 맞는 후보를 선택한 것”이라며 “각종 책임 논란에 휘말리는 김형 후보는 자진 사퇴하고 산업은행이 배제된 사추위를 구성해 사장 공모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지난 23일과 25일 산업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앞에서 규탄 시위를 진행했고 청와대에 김 내정자의 사장 취임을 반대하는 탄원서 제출과 함께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31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가두행진을 포함한 집회를 열었다.

 

이에 대해 사추위는 “김형 내정자가 현대건설 재직 시 공직자에게 뇌물을 공여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삼성물산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부실과 관련해 김 내정자는 전결 책임의 위치에 있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9호선 싱크홀 사건 때는 사업부총괄 관리책임자였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우건설 측은 “논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뇌물공여 혐의는 김 내정자가 조사를 받은 적은 있으나 구속되거나 기소된 적은 없다”며 “김 내정자는 재직했던 건설사들에서 수십 개의 대형 프로젝트를 총괄 관리해 성공시켰다. 로이힐 프로젝트 등 특정 현장 문제로 그의 이력 전체를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소재 대우건설 사옥. 사진=임준선 기자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 김형 내정자가 몸담았던 건설사들은 입장 표명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김형 대우건설 사장 내정자는 당사 재직 시절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 경찰 조사만 받았고 검찰 조사는 받지 않았다”라고만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로이힐 프로젝트는 플랜트와 토목이 결합된 현장이다. 당시 이석 플랜트 본부장과 김형 시빌(토목)본부장이 함께 총괄책임을 맡았다. 로이힐 현장을 온전히 토목사업 소관 책임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은 김형 내정자의 짧았던 재직기간만 확인해줬다. 

 

대우건설 노조는 “김형 내정자가 현장에서 체포된 수사기록을 입수했다. 대기업이 대형 로펌을 동원해 기소되지 않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해도 당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는 등 논란을 컸던 뇌물수수 사건이었다. 이것만으로도 김 내정자의 도덕적인 흠결은 작지 않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김 내정자는 상세 경력기술서에서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를 본인이 수주했다고 기술했다”며 “(그러면서도) 총괄 관리 책임의 사업본부장이 천문학적 손실과 다른 부실 시공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해명한다. 당사의 지난 인사에서 사업 부실을 이유로 산업은행과 송문선 대표가 대우건설 본부장의 절반을 퇴직시킨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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