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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일기] 윤종신의 '좋니'가 좋은 이유

'스트리밍 조공' '바이럴 마케팅' 없이도 차트 역주행한 그 곡

2018.07.18(Wed) 17:33:26

[비즈한국] 아무도 듣지 않지만 인기 있는, 매일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하지만 콘서트는 매진시키지 못하는 가요계의 드루킹인 닐로가 등장한 이후 재평가 받는 가수가 하나 있다. 바로 윤종신이다. 지난해 발매한 ‘좋니’​가 차트에서 역주행하며 21년 만에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팬덤도 없고, 닐로 마케팅팀의 노하우도 없는 윤종신이었기에 더욱 값어치 있었다. 

 

사실 윤종신의 모든 노래가 성공하지는 않았다. ‘월간 윤종신’​의 노래 중에 지금 당장 기억나는 곡이 있는가? 몇 곡 없다. 심지어 윤종신이 프로듀서로 참여한 가수들의 노래 역시 크게 성공하지 않았다. 박지윤과 퓨어킴은 팬들의 기대와 어긋나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윤종신은 끈기 있다. ‘좋니’​​는 근성의 승리였다. 윤종신은 꾸준히 매월 앨범을 냈고 당장의 트렌드를 쫓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냈다. 대중에게 읽히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하고 반 발짝 앞서 트렌드를 이끌었다. 발라드에만 매몰되지 않고 여러 가수와 함께 작업했다. 자신의 세계관을 만들고 넓혀갔다.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 금메달이요, 차트 역주행은 그에 따른 소소한 부상이었다. 

 

윤종신은 지난해 발매한 ‘좋니’​로 데뷔 21년 만에 처음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 가수가 됐다. ​거대한 팬덤이나 바이럴 마케팅 없이도 차트를 역주행하면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진=윤종신 공식 SNS

 

근성만으로 될 수 없다. 솔직함이 더해졌다.​ ‘​좋니’​​는 솔직한 노래였다. 전 남자친구의 감성을 담은 솔직한 가사가 팬덤과 마케팅 노하우를 극복할 수 있던 무기였다. 특히 그 무엇보다 공감을 바라는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이었다. 도끼와 박재범의 부러운 삶과 ‘치즈 인 더 트랩’​​의 달달한 로맨스보다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감성에 우리는 더욱 공감한다. 우리는 대개 멋진 스포트라이트 바깥에 서 있다. 

 

물론 ‘​딩고’​가 만든 세로 라이브가 화룡점정이었다. 하지만 잊지 말자. 딩고가 마무리투수라면, 그 전까지의 경기는 윤종신의 작품이다. 솔직한 가사로 대중의 공감을 얻으니 언론이 윤종신의 끈기를 비춘다. 윤종신의 끈기를 비추니 다시 한 번 노래가 조명된다. 이 선순환이 차트 하산이 아닌 등산을 가능케 했다. 팬덤이 스트리밍을 조공하지 않고 정체 모를 페이스북 페이지가 공유하지 않아도 가능했던 이유다.

 

진심 어린 가사와 아티스트의 장인정신은 시대가 지나도 바래지 않는다. 뉴미디어 시대 바이럴 마케팅과 팬덤보다 위대한 것은 윤종신의 가사와 그때까지 버텨낸 정신이다. 대중과 만날 준비를 하는 가수들이여, 그럴싸한 바이럴 마케팅보다 진심을 먼저 준비해달라. 진심으로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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