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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참사 '깜깜이' 원인 조사에 속타는 SK건설

'정권 타격 우려' 라오스 정부 언론 통제설…'독박 쓰나' SK건설 전전긍긍

2018.08.01(Wed) 15:53:10

[비즈한국] 지난 7월 23일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2년 SK건설(지분 26%), 한국서부발전(25%), 태국 RATCH(25%), 라오스 LHSE(24%)는 합작법인 세피안-세남노이 전력회사(PNPC)를 설립해 2013년 2월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댐을 착공, 내년 2월 상업가동에 들어갈 예정이었다(관련기사 [핫 CEO] '라오스 비상사태' 수습 시험대, SK건설 조기행·안재현).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공사인 SK건설에 타격이 갈 것으로 보인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이번 사고로 (SK건설의) 유무형의 손실 발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보험사고 해당 여부, 귀책사유 등에 따라서 PNPC나 SK건설이 피해 보상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SK건설 관계자는 “원인 파악이 되어야 배상이 결정될 것”이라며 “아직 사고 원인 조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규모 인명피해를 낸 라오스 보조댐 붕괴현장이 사고발생 5일 만인 7월 28일 처음 공개됐다. 왼쪽 노란 경계석과 770m 떨어진 경계석을 일직선으로 잇던 높이 25m 둑이 완전히 무너졌다. 사진=연합뉴스


사고 원인 조사는 라오스 정부가 주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라오스 정부가 사고 책임을 SK건설에 떠넘길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라오스 정부가 민심을 우려해 사고 규모를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에 라오스 정부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는 어렵다는 것.

 

SK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라오스 언론은 모두 정부 소유로 언론 통제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외신 기자들이 라오스 현지에서 제대로 취재를 못해 SK 측에 문의하거나 한국 언론을 참고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위치한 SK건설 본사. 사진=최준필 기자


라오스 통신사 ‘KPL’은 7월 30일까지 확인된 사고 사망자가 11명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6일 ‘KPL’은 “26명이 사망했고, 130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썼다. 라오스 정부는 ‘KPL’이 실종자 일부를 사망자로 계산했었다고 주장하지만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다. 영국 방송사 BBC는 “현지 주민들에 따르면 약 300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3000명가량이 지붕 등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것으로 보고됐다”고 보도했다.

 

키스 바니 호주국립대학교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라오스 정부 언론통제 의혹을 두고 “이번 사고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한 1997~1998년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현 집권당에 대한 가장 큰 도전이 될 수 있다”며 “라오스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정부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거나 (반대로)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현지 민심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블레이크 요크대학교 교수 역시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고 있기에 이번 사고가 여당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라오스 언론 통제설에 힘을 실어줬다.

 

라오스 정부는 오히려 언론사들이 가짜 뉴스를 생산한다고 반박했다. 지난 7월 28일 라오스 ‘비엔티안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는 최근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온라인에 올라오는 외신의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라오스 정부의 언론 통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긴 어렵지만 SK건설 입장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반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 통제를 할 정도로 민심을 우려하는 라오스 정부가 향후 사고 원인 조사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라오스가 라오인민혁명당 일당 독재 체제인 점을 감안하면 현지 언론이 사실상 라오스 정부의 입장이기에 외교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비엔티안타임스’는 30일 “PNPC는 법과 양허계약에 따라 모든 책임을 지는 것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SK건설의 PNPC 지분은 26%지만 부실공사가 사고 원인이라면 시공사인 SK건설이 전체 배상액의 26%만 배상할 것이라고 예상하긴 어렵다.

 

게다가 SK건설과 라오스 정부는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조기행 SK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입장자료를 통해 “단기간의 집중호우로 범람·유실되면서 댐 하류지역 마을이 침수되는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반면 캄마니 인티라스 라오스 에너지광산부 장관은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사고의 주요 원인은 집중호우에 더해 댐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했다”며 “댐에 금이 가 있었을 것이며 물이 들어가면서 구멍이 더 커져 댐의 붕괴로 이어지게 됐다”고 전했다.

 

우려를 의식했는지 라오스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한국 및 태국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조사에 참여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SK건설 관계자는 “사고 원인 조사에 SK건설은 협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같이 조사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게 없다”며 “(항간의 이야기는) 라오스의 공식 입장이 아니기에 우리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비즈한국’에 “확인 후 연락주겠다”고 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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