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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일기] 유튜브는 왜 '군인 지드래곤'과 손잡았나

케이팝 관심 높은 동남아·유럽·남미 공략…아티스트와 유튜브 윈윈 전략

2018.08.31(Fri) 11:01:14

[비즈한국] “지드래곤은 군대에 있지만 여전히 우리와 함께한다.” 감상 어린 아이돌 팬의 일기가 아니다. 지드래곤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가 9월 초 방영된다. 입대 직전 찍은 다큐가 이제야 나온다. 한국의 지상파 방송사도 아니고, 엠넷도 아니고 바로 유튜브 프리미엄과 함께다. 

 

유튜브 프리미엄이 한국 아티스트와 손잡은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빅뱅은 ‘달려라 빅뱅단’이라는 예능을, 방탄소년단은 ‘Burn the BTS’ 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를 보유한 유튜브 프리미엄은 왜 케이팝 아티스트와 손잡을까?

 

유튜브는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을 통해 지드래곤이 출연하는 다큐멘터리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국내 첫 오리지널 콘텐츠다. 사진=유튜브 오리지널 캡처

 

카카오뱅크가 은행권의 메기였다면 유튜브 프리미엄은 전 세계 음원 및 동영상 서비스 업계의 메기였다. 유튜브가 유튜브 프리미엄(과거 유튜브 레드)을 한국에 출시하고 유튜브 뮤직과 합치겠다고 밝히자 많은 사업자가 식은땀을 흘렸다.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가 유료화를 시작한다면,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할 것이라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에 비해 반응은 미지근했다. 오히려 프리미엄 콘텐츠에 대한 혹평이 이어졌다. 

 

잠깐, 글을 이어가기 전에 유튜브에 대해 생각해보자.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팬들의 아티스트 ‘​덕질’​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다. 아티스트를 위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직캠(직접 촬영한 동영상의 줄임말)을 보고, 수많은 무대영상을 공짜로 볼 수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모든 아티스트가 유튜브 채널을 적극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도 가산점이다. 물론 유튜브에서 뉴스를 소비하고 웃긴 영상을 볼 수도 있지만, 충성도가 가장 높은 소비자층은 단언컨대 아이돌 팬들이다. 

 

밥 한 끼 8000원에 벌벌 떨어도, 2만 원 앨범은 대담하게 10장씩 사는 게 아이돌 팬이다. 한국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TV) 사업자인 옥수수도 이를 고려해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가수를 주인공으로 한 수많은 웹예능을 찍었다. 그렇다면 유튜브 프리미엄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일까?

 

조금 다르다. 케이팝의 위치 때문이다. 케이팝은 한국 시장을 넘어 이제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다. 한국 아티스트들이 한국 공연보다 해외에서 열심히 공연을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의 규모가 다르다. 이 점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이 지드래곤과 방탄소년단과 손잡은 이유는 단순히 국내 시장 침투용이 아니다. 케이팝에 관심 많은 수많은 동남아, 유럽, 남미권 사용자를 유튜브 프리미엄에 데려오기 위해서다. 

 

더 어리고 젊은 사용자를 잡고 플랫폼 안에 가두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10대가 많은 케이팝 팬을 고려하면, 케이팝을 잡는 길이 10대를 잡는 가장 쉬운 길이다. 특히 그 젊은 소비자가 유료화에 적응하고 사용을 이어간다면, 유튜브는 강력한 충성 사용자를 갖는 셈이다. 

 

결국 유튜브가 지드래곤, 방탄소년단과 손잡은 이유는 한국 시장을 겨냥한 한 수가 아니다. 한국을 소재로 동남아, 일본, 유럽, 남미 사용자를 잡기 위한 길이다. 아티스트에게도 윈윈이다. 세계 방방곡곡에 침투한 유튜브의 힘을 빌려 자신을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을 소재로 국내 시장만 노리는 국내 OTT 사업자와 대비되는 면이다.

구현모 알트 기획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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