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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처럼…AR 게임 지지부진 속사정

증강현실 붐 일으킨 '포켓몬 고'는 원작 덕에 성공…스마트 기기의 한계도 한몫

2018.12.28(Fri) 17:34:48

[비즈한국]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인기다. 스페인 그라나다를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AR(증강현실) 게임을 소재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현빈은 스마트 렌즈를 장착하고 가상의 적들과 실감 나는 싸움을 하며 AR 게임에 빠져든다.

 

게임개발자 역을 맡은 배우 조현철은 극중에서 “내가 본 AR 중에 최고다. 실사랑 구분이 안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 더불어 조만간 드라마와 같이 실감 나는 AR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까지 심어줬다. 광화문 광장에서 조선시대 검객과 칼싸움을 하는 날은 언제쯤 오게 될까.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한 장면. 주인공이 스마트 렌즈를 끼고 AR 게임을 즐기는 내용이다.

 

# 반짝 인기로 끝나는 AR 게임, 이유는? 

 

AR 게임으로 가장 익숙한 것은 2016년 출시된 ‘포켓몬 고’다. 미국의 게임 개발사 나이언틱(Niantic)이 선보인 포켓몬 고는 인기 만화 ‘포켓몬스터’의 캐릭터를 수집하는 게임이다. 포켓몬 고는 출시 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며 흥행했지만 예상과 달리 열기가 금방 식어버렸다. 국내에 포켓몬 고가 정식 출시된 2017년 1월 게임 이용자는 주간 700만 명을 육박했지만 한 달 후부터 이용자가 감소해 3월에는 345만 명으로 줄었다. 앱스토어 무료 게임 인기차트(2018년 12월 27일 기준)에서는 36위로 떨어졌다. 

 

포켓몬 고로 AR 게임에 관심이 높아지자 2017년 초 다른 게임사들도 앞다퉈 개발에 돌입했다.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를 활용한 AR 게임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한빛소프트는 역사 속 인물 캐릭터를 수집하는 게임 ‘역사탐험대AR’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이순신 장군 등 실존 영웅을 수집해 성장시키는 AR 게임이다.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AR 게임 시장에는 별다른 히트작이 나오지 않았다. 드래곤플라이의 스페셜포스 AR 게임은 출시조차 하지 못했다. 한빛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역사탐험대AR’은 출시 1년 3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엠게임도 AR 게임 ‘캐치몬’을 선보였지만 인기를 끌지 못했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10월에 AR 게임 ‘고스트버스터즈 월드’를 전 세계 150개국에 출시했다. 영화 ‘고스트버스터즈’의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이다. 고스트버스터즈 월드는 글로벌 사전예약을 받으며 하반기 기대작으로 주목받았으나 아직까지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한빛소프트 관계자는 AR 게임 서비스를 조기 종료한 이유에 대해 “AR 게임 첫 출시다 보니 시험적 성격이 강했다. 좀 더 좋은 서비스로 보강해 다시 출시할 계획이며 지속적으로 AR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포켓몬 고 이후 국내 개임사들도 AR 게임을 출시했다. 네시삼십삼분이 출시한 AR 게임 ‘고스트버스터즈 월드’​. 사진=앱스토어 캡처


업계 관계자는 “포켓몬 고는 AR 게임이기 때문에 주목을 받은 것이 아니라 포켓몬이라는 유명 IP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라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국내 출시 AR 게임은 IP 인지도가 낮거나 대부분 유통업체 혹은 완구업체와 협업을 통해 출시한 이벤트성 콘텐츠라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포켓몬 고를 개발한 나이언틱은 글로벌 IP인 해리포터를 활용한 ‘해리포터: 위저드 유나이트’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이 출시되면 또 한 번 AR 게임 붐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 ‘반짝 인기’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아직까지는 게임이 아닌 다른 산업군에서 AR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크다. AR 산업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게임보다 정비, 교육, 의료, 관광, 번역, 마케팅 등의 산업 영역에서 AR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AR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글라스 등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로 산업에 적용 가능하다. 물리적 환경에 가상의 객체를 구현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작업 지시 혹은 네트워킹을 통한 업무 지시 등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 “​2~3년 후 디바이스 보급되면 AR 게임 붐 일어날 것”​ 전망

 

킬러 콘텐츠의 부족, 기술적 한계도 있지만 유저들의 게임 방식도 AR 게임이 흥행하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한자리에 앉아 자동 전투를 하는 기존 플레이 방식에 익숙한 유저들이 직접 움직이며 게임을 해야 하는 AR 게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포켓몬 고 역시 초반에는 인기를 끌었지만 곧 사용자들이 GPS 조작 앱을 받아 굳이 포켓몬을 찾아다니지 않고도 게임을 즐겼던 사례가 이런 성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디바이스 측면에서도 아직까지는 게임 콘텐츠를 즐기는 데 불편함이 있다. AR 산업 관계자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고 조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모바일 게임처럼 간단한 형태여야 하는데 이용자의 신체적 움직임을 수반하는 형태의 게임을 만들기에는 아직 기기에 한계가 있다. 각막에 레이저를 조사(照射)하거나 드라마처럼 렌즈 형태가 구현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R 글라스 등이 보급되는 2~3년 후에는 AR 게임의 콘텐츠가 다양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AR게임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포켓몬 고’. 사진=박정훈 기자

 

장창익 세종사이버대학교 게임엔터테인먼트학과 교수도 “AR 게임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하드웨어의 제한이다. 스마트폰 내에서만 게임을 플레이하니 콘텐츠나 기술력에 한계가 있다”며 “현재 국내 몇 개 업체가 AR 글라스를 개발 중이며 시제품 제작 단계다. 출시되더라도 가격이 400만 원 선으로 비싸지만 2~3년 후에는 더 저렴해져 보급화될 것이다. 그 뒤에는 본격적인 AR 게임 개발에 돌입해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큰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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