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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로 몰려오는 '2019 그레이 스완' 어쩔…

세계 경제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예측 가능하지만 마땅한 해결책 없는 악재들

2019.01.04(Fri) 14:45:33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진 신년사에서 “2018년은 우리 경제와 사회 구조를 큰 틀에서 바꾸기 위해 정책 방향을 정하고 제도적 틀을 만들었던 시기였다”며 “2019년은 정책의 성과들을 국민들께서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2019년을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고 불평등을 넘어 함께 잘사는 사회로 가는 첫 해로 만들어 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2019년에는 지난해의 성장률 하락과 일자리 감소, 소득불평등 확대 등 경제 부진을 씻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 특히 올해 한국 경제에 몰려들 위험요소들은 이미 알려져 있거나 예측 가능한 악재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그레이 스완’(Gray Swan)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할 확률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처럼 2019년에는 지난해의 성장률 하락과 일자리 감소, 소득불평등 확대 등 경제 부진을 씻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한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도 여전히 우리 경제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은 수출이다. 이러한 수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세계 경제가 올해에 가라앉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주요 투자은행들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5~3.7%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0.1~0.2%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JP모건은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3%p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세계 경제 둔화는 예상된 것이지만 우리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그레이 스완이다. 이로 인해 올해 우리 수출 증가세도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매릴린치는 세계 경제 둔화로 지난해 우리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및 석유 관련 제품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반영하듯 한국무역협회가 국내 938개 수출기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올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93.1로 8분기 만에 기준치인 100 미만으로 떨어지는 등 국내 기업들의 수출 전망도 악화되고 있다.

 

대외 악재 중 또 하나의 그레이 스완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다. 세계 금융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Fed의 기준금리는 올해 2번 정도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올 3월에 Fed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Fed의 4차례 인상 조치로 2.25~2.50%까지 오르면서 우리나라(1.75%)보다 높은 상태다. 미국과 기준금리 차가 벌어지면 외국 자금의 이탈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외국인은 5조 7000억 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선 것은 3년 만이다. HSBC 등은 원유 가격 하락과 내수 부진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는 데다 국내 고용 사정도 좋지 못해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올해 한국 경제에 몰려들 위험요소들은 이미 알려져 있거나 예측 가능한 악재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그레이 스완’(Gray Swan)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할 확률이 높다.


대내 악재 중 대표적인 그레이 스완으로 꼽히는 것은 제조업 둔화와 노동시장 부진이다. 제조업의 경우 조선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올해도 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GM 군산공장 폐쇄와 수입 자동차 시장점유율 확대 등으로 자동차 생산이 감소하고 있고, 조선업은 다소 개선됐다고 하지만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경기선행지수가 6개월 연속 하락하며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제조업 둔화는 올해도 피하기 어려울 조짐이다.

 

노동시장 부진 역시 올해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에 도소매·숙박·음식 분야의 고용 감소가 계속되고 있고, 제조업 둔화에 제조업 부문 취업자 수는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탓이다. 정부가 올해 예산의 34%를 고용과 보건·복지 등에 편성해 노동시장을 견인한다는 전략이지만 고용 증가율이 유의미한 수준까지 오르지는 못할 전망이다. 

 

BoA-매릴린치는 대외 불확실성 학대에 따른 수출 둔화, 더딘 관광객 회복세, 건설투자 부진 등을 고려할 때 고용의 큰 폭 반등은 어렵다고 예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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