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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상품까지 '다나와'…전문 메타서치 플랫폼의 가능성과 한계

항공·호텔·현지투어·패키지까지 가격비교…전자 판매중개 이미지 탓 안착 의문도

2019.02.26(Tue) 18:05:07

[비즈한국] PC 등을 비롯, 디지털 기기 온라인판매 중개와 정보 창구로 입지를 굳힌 ‘다나와’에서 최근 여행상품까지 다루고 있다. 여행상품 가격비교를 해준다는 일명 ‘다나와 여행’이다. 여행과 별 상관없어 보이는 전자기기 가격비교 플랫폼에서 여행 상품까지 판매하는 이유는 뭘까. 

 

다나와는 각종 쇼핑몰과 오픈마켓의 상품을 모아 가격비교를 해주는 메타서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다나와는 가격비교만 해주고 결제는 해당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시스템 구축만 제대로 하면 어떤 카테고리의 상품을 가져다놔도 된다는 뜻이다. 브랜드 마케팅만 잘 하면, 즉 트래픽만 많으면 영업이익을 쉽게 늘릴 수 있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져 치킨게임을 불사해야 하는 오픈마켓에 비해 누가 더 싸게 팔든 상관없이 이익을 챙겨간다.  

 

다나와에서 여행 카테고리를 추가한 이유는 간단하다. 온라인 여행상품 판매 시장이 팽창하고 있는 데다 다나와를 경유해 타 플랫폼으로 넘어가게 되면 해당 플랫폼으로부터 수수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 여행이 아니라도 여력만 된다면 최대한 여러 카테고리의 상품을 파는 것이 유리하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여행 상품을 구매하는 연령층이 디지털·가전 기기를 구매하는 연령층과 중복되기 때문에 새로운 사용자를 유입시킬 수도 있다.      

 

PC 등을 비롯, 디지털 기기 온라인판매 중개와 정보 창구로 입지를 굳힌 ‘다나와’에서 최근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여행상품을 가격비교 해준다는 일명 ‘다나와 여행’이다. 사진=다나와 여행 캡처


다나와 관계자는 “다나와는 사용자 경험 축적으로 필터 정렬 기능 등 온라인 가격비교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여행 카테고리 역시 향후 성장가능성에 주목 한다”며 “현재는 카테고리 내에서 항공과 호텔, 입장권 등의 가격비교가 각각 분리되어 있지만 향후 사용자가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행자가 여행 출발일과 시간, 여행기간, 숙소의 등급과 환경, 항공사 종류, 여행기간 중 쇼핑 유무 등 디테일한 정보를 입력하면, 그에 적합한 상품을 찾아줄 수 있는 정교한 필터링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항공 따로, 숙소 따로, 현지투어 따로 알아봐야 하는 수고를 줄이고 하나의 플랫폼에서 ‘올인원’으로 여행자의 필요를 모두 체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나와 여행은 하나투어·모두투어·롯데관광 등의 국내 패키지사,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인 부킹닷컴, 항공 가격비교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현지투어에 특화된 마이리얼트립, 티몬·위메프 등의 오픈마켓 등 다양한 성격의 판매채널들과 제휴하고 있다. 항공, 숙박, 현지투어, 패키지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 플랫폼들과 두루 손잡았다는 점에서 여행의 통합 메타서치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점쳐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행업계 관계자는 “다나와는 컴퓨터와 전자제품 가격비교 플랫폼이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여행 사용자를 유입시키려면 대대적인 마케팅이 필요한데, 그럴 의지나 자금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하며 “가격비교 시스템이라는 것이 거기서 거기라 이용자가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모바일 앱 시장에서 티몬이나 위메프 등 오픈마켓의 다운로드 수는 1000만 이상이고 스카이스캐너, 부킹닷컴 등의 전문 여행플랫폼의 다운로드 수 역시 1000만 이상이다. 그에 비해 다나와의 다운로드 수는 100만 이상. 대부분의 사용자는 굳이 다나와 같은 가격비교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오픈마켓이나 여행플랫폼으로 찾아들어간다는 이야기다. 다나와는 월 1억 뷰의 트래픽을 자랑하지만 오픈마켓들의 트래픽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나와와 비슷한 플랫폼인 에누리닷컴에도 여행 카테고리가 있지만 구색만 갖춘 정도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한진관광 등 6개 패키지사와 제휴해 주로 패키지상품을 보여준다. 가격비교라기보다는 지역별로 비슷한 가격의 상품을 나열해 보여준다. 숙박은 호텔패스와 제휴해 호텔 실시간 예약을 하고 있지만 이 역시 별다른 특징은 없다.    

 

다나와 여행은 하나투어·모두투어·롯데관광 등의 국내 패키지사, 글로벌 숙박예약 플랫폼인 부킹닷컴, 항공 가격비교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현지투어에 특화된 마이리얼트립, 티몬·위메프 등의 오픈마켓 등 다양한 성격의 판매채널들과 제휴하고 있다. 사진=다나와 여행 캡처


현재 항공, 호텔, 현지투어의 가격비교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주는 곳은 다나와를 비롯해 네이버 가격비교와 위메프의 원더투어 정도다. 여기에 다나와는 하나를 더해 패키지상품까지 가격비교를 해준다. 패키지상품의 가격비교는 각 상품의 구성 내용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다양한 패키지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편리하다.  

 

다나와 측은 “다나와 여행의 2018년 4분기 페이지뷰는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했다. 다나와가 그동안은 주로 전자기기 등의 유형의 제품에 대해 가격비교를 했다면, 다나와 여행은 무형 서비스의 가격비교라는 의미를 가진다”​며 “​다나와의 데이터베이스(DB) 수집 노하우를 바탕으로 편리한 사용자 환경(UI)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다나와 여행의 매출은 아직 전체매출의 10% 이하다. 하지만 향후 서비스 고도화 이후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는 있다. 여행 상품과 관련해 얼마나 트래픽을 늘릴 수 있을지, 여행상품 중개에 있어 전자와 관련된 이미지를 어떻게 벗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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