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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조용한 변화' 2세대 에어팟의 진짜 가치

H1 프로세서 탑재로 '시리' 상시대기…사용시간 같지만 무선 충전으로 편의성 확대

2019.03.21(Thu) 10:06:35

[비즈한국] 지난 20일 밤(한국시각) 애플이 ‘2세대 에어팟’​을 발표했다. 애플은 월요일부터 매일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애초 20일 밤에는 아이팟 터치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돌았지만 아이팟은 없었고 대신 무선 이어폰 에어팟이 조용한 변화와 함께 공개됐다.

 

‘조용한 변화’라고 한 것은 겉보다 그 속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일단 소문의 ‘검은색 에어팟’은 없다. 애플은 에어팟의 디자인은 그대로 유지했고, 내부의 프로세서를 바꿨다. 배터리 이용 시간은 똑같지만 특성이 조금 달라졌다.

 

에어팟 자체로 한 번 충전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최대 5시간이고 충전 케이스로 충전하면서 들으면 최대 24시간 동안 외부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 이 사용 시간은 달라지지 않았다. 에어팟은 케이스로 15분 충전하면 3시간을 들을 수 있다. 음악을 재생하는 데에 쓰이는 전력은 기존 제품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애플이 최근 별도의 발표 행사 없이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패드 미니와 에어, 새 아이맥에 이어 에어팟 2세대를 숨가쁘게 공개했다. 사진=애플 제공

 

다만 새 에어팟의 H1 칩은 반응 속도와 대기 전력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새 에어팟의 기능적으로 달라진 점을 보면 모두 프로세서와 관련된 것들이다. 새 에어팟은 1세대에 비해 기기에 연결되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무선으로 전화 통화할 수 있는 시간도 50% 정도 길어졌다. 또한 “시리야~(Hey Siri)”라고 불러서 에어팟을 깨우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이전에는 에어팟 옆을 터치해야 했지만 새 에어팟은 아이폰처럼 마이크가 콜 사인에 항상 귀 기울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프로세서의 개선으로 가능한 것들이다. 연결 대기 시간이 짧아진 것이나 ‘시리야~’를 쓸 수 있는 것도 프로세서와 센서를 항상 켜둘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기기들이 전력 소비를 낮출 때 쓰는 가장 기본기는 쓰지 않을 때 기기의 요소들을 하나씩 끄는 것인데, H1 칩은 작동을 멈추지 않아도 낮은 전력으로 기기의 모든 센서들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 통한다.

 

하지만 음악 재생 시간이 같은 것은 에어팟이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음악 재생에 대해서는 H1 마이크로 컨트롤러가 전력 소비량을 아끼는 정도로는 영향이 별로 없는 셈이다. 물론 에어팟의 배터리 이용 시간이 문제였다면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귀에 꽂는 음향기기를 다섯 시간 이상 쓰는 것 자체가 건강과 관련되기 때문에 더 이상 배터리를 늘릴 이유도 없다. 크기와 무게를 유지하고 대기 상태의 전력 관리를 잘 하는 것만으로도 W1 칩을 쓰는 1세대와 H1 칩을 쓰는 2세대의 경험 차이는 꽤 클 것으로 보인다.

 

에어팟 2세대는 전작 대비 배터리 사용시간이나 디자인 면에서 달라진 것이 거의 없지만, H1 프로세서 탑재로 언제 어디서나 시리를 호출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사진=애플 제공

 

애플은 에어팟을 통해 계속해서 음악 듣는 경험을 바꾸려는 것으로 보인다. 에어팟은 애초 홈팟처럼 하이파이를 겨냥했던 제품은 아니다. 휴대용 기기에서 무선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이어폰을 블루투스로 대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블루투스는 연결, 즉 ‘페어링(Pairing)’에 대한 경험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애플은 이를 전용 프로세서와 소프트웨어로 풀어냈다. 제어판에 들어가지 않아도 에어팟을 연결할 수 있고, 따로 동기화하지 않아도 아이클라우드에 연결된 모든 기기는 터치나 클릭 두 세 번이면 에어팟을 쓸 수 있다.

 

응답 속도도 빠르다. 에어팟은 거의 모든 무선기기 중에서 기기와 이어폰 사이의 지연 속도가 가장 짧은 기기로 꼽힌다. 무선에 대한 불편하다고 생각하던 요소들을 싹 개선하는 것이 중심이었다. 자연스럽게 2세대 제품도 기기보다 그 경험을 조금씩 바꾸는 데에 집중이 되어 있다. 더 많은 기기에 연결하는 것을 익숙하게 하고, 손대지 않고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했다. 이는 시리를 가까이에 두고 더 많이 쓰도록 하는 습관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애플은 기기 자체의 성능 개선보다는 그것이 주는 경험의 향상에 늘 초점을 맞춘다. 사진=애플 제공

 

또한 케이스의 충전도 무선으로 바꾸었다. 애플은 무선 충전이 있는 기기와 없는 기기를 나누어서 판다. 아이폰 등을 통해 무선 충전이 익숙한 이들에게 무선이 주는 작지만 큰 변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무선 충전 에어팟은 이미 지난 2017년 ‘아이폰X’의 키노트와 함께 발표한 바 있기도 하다.

 

애플은 충전 케이스에 따라 가격을 다르게 매겼는데 유선 충전 제품이 19만 9000원, 무선 충전 제품은 24만 9000원에 살 수 있게 했다. 1세대 제품이 21만 9000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유선 기준으로 가격이 조금 내려간 셈이다. 사실 미국 가격은 159달러로 1, 2세대 제품이 똑같지만 환율 변화로 국내 가격에 차이가 난다. 

 

무선 충전 케이스는 따로 판매한다. 가격은 9만 9000원. 1세대 충전 케이스가 8만 5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선 충전 케이스 가격도 괜찮은 편이다. 출시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봄이라고만 밝혔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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