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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40만 원대지만 디자인은 포기 못해' 이그닉 바이북 14X 리뷰

같은 가격대 적수 찾기 힘든 높은 완성도…배터리 사용시간, 키보드 타건감 '옥에 티'

2019.03.21(Thu) 15:36:57

[비즈한국] 경차를 풀 옵션으로 구입하는 20대 직원이 있어 참견을 했다. “같은 값이면 차라리 낮은 옵션의 상위 차량을 사는 게 낫지 않아?” 그의 대답은 단순하면서도 합리적이었다. “경차가 제 수준에 맞지만 편의성은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요.”

 

젊은 층의 소비형태가 기성세대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우리(40대 중반)​ 때는 무조건 큰 차를 선호했다. 지금도 40~50대는 대형 SUV에 목을 맨다. 미세먼지나 지구온난화, 불편한 주차는 안중에도 없다. 예산 안에서 최대 크기의 대형차에 깡통옵션이 우리 시대의 트렌드였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소비보다는 실용성을 우선시한다. 중국의 샤오미가 성공한 이유도 비슷하다. 좋은 부품을 쓰지만 마케팅을 최소화하고 저렴한 상품을 내놓는다. 대신 디자인은 아주 깔끔하고 완성도가 높다(비록 일부 제품은 카피캣 문제가 있긴 하지만). 소비자들 역시 브랜드에 대한 맹신을 점차 버리고 쓰임새와 편의성을 보고 구매를 한다.

 

제조 수준이 높아지면서 좋은 콘셉트와 기획을 가진 제품이라면 브랜드에 상관없이 구매리스크가 줄어든 게 최근 제조업의 변화다. 사진=김정철 제공

 

오늘 소개하는 ‘이그닉 바이북 14X’​도 이런 실용성의 산물이다. 욕심을 버리고 합리적인 스펙으로 제품을 만들고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한다. 대신 높은 디자인 완성도로 소비자 만족도를 끌어 올린 노트북이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디자인이 정말 괜찮다. 세련된 다크실버 바디에 메탈 재질로 단단하고 유격도 거의 찾을 수 없다.

 

사실상 이런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바이북 14X의 가장 큰 구매 포인트다. 바이북 14X에는 펜티엄 N5000 프로세서가 쓰였는데 레노버나 HP, 에이수스 같은 대기업도 N5000 프로세서를 사용한 제품은 40만~50만 원대다. 실제 대형 브랜드 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그러나 디자인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타사 제품들의 이 가격대 제품들은 대부분 무겁거나 두껍다. 디자인도 일부러 못 만든 느낌이 들 정도로 둔탁하다. 하지만 바이북 14X는 상당히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보여준다. 모서리는 레이저 커팅을 했고 가볍고 날렵하다. 12.9mm의 두께에 무게도 1.3kg이다. 이 정도면 100만 원대 프리미엄 노트북 디자인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날렵한 두께와 휴대가 편한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지만 알루미늄 바디를 사용해 단단하다. 사진=김정철 제공

  

이그닉은 바이북을 ‘저가 프리미엄’ 제품이라고 칭한다. 동의한다. 40만 원대의 가격에서 느낄 수 없는 만족감을 담았다. 우리가 비싼 노트북을 사는 이유도 사실 디자인 때문인 경우가 많다. 게임을 즐기지 않고 유튜브, 영화 감상, 워드, 웹서핑 정도만 쓰는 사람에게는 펜티엄 N5000 정도의 프로세서면 충분하다. 그러나 저렴한 노트북을 고르기에는 절망적인 디자인이 발목을 잡아왔다. 이그닉의 바이북 14X는 이 지점을 공략한 모델이다.  

 

화면 밝기는 평범한 수준이지만 전반적으로 완성도는 괜찮다. 특히 양쪽 베젤이 굉장히 얇다. 사진=김정철 제공

  

디스플레이는 풀 HD 해상도의 IPS 패널이다. 시야각이 좋고 색감도 선명하다. 밝기도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밝다. 특히 베젤이 상당히 얇기 때문에 상당히 몰입감이 좋고 물리적 크기가 작다. 눈에 띄는 요소요소를 잘 다듬어 높은 디자인 완성도를 보여준다. 

 

키보드의 타건감이나 터치패드의 감도는 살짝 아쉽다. 하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사진=김정철 제공

 

키보드 부문은 살짝 아쉬움이 있다. 실버 키캡에 하얀색 각인은 보기에는 심플하지만 사용이 잦아지며 칠이 벗겨지거나 때가 묻으면 시인성이 떨어질 수 있다. 키감도 완벽하지는 않다. 약간 뻑뻑하고 경쾌하지 않다. 대신 키보드 백라이트는 탑재돼 있다. 터치패드의 반응성도 살짝 무디다. 터치패드에 지문인식 센서를 넣어둔 것이 이채롭다. 

 

인터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USB 3.0 포트 2개에 마이크로 HDMI포트, 마이크로 SD슬롯이 1개 있다. 여기에 USB 타입C 포트가 1개 있는데 충전을 겸한다. 따라서 외부에서는 보조배터리로 충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어댑터는 12V 범용 어댑터를 제공한다. 원가 절감을 위한 부분으로 유일하게 눈에 거슬리는 요소다. 그 밖에 5GHz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5.0 무선 연결을 지원하는 등 무선 스펙은 나쁘지 않다.

 

성능은 인텔 펜티엄 N5000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펜티엄이라고 해서 20세기 프로세서를 떠올리면 안 된다. 인텔이 지난해 출시한 비교적 최신 프로세서다. 평소에는 1.1GHz의 저전력으로 구동하지만 터보부스트를 지원해 최대 2.7GHz까지 연산이 가능하다. 특히 4코어 프로세서라 멀티태스킹도 나쁘지 않다. 다만 게임을 하기에는 적합한 제품은 아니다. 무리하면 ‘오버워치’나 ‘리그오브레전드’를 하위옵션으로 간신히 돌릴 수준이다. 배터리를 아끼는 데에 특화된 프로세서로 이해하면 된다.

 

다만 기본형 모델은 eMMC 32GB 모델인데 eMMC특성상 퍼포먼스가 떨어지므로 최소한 SSD 64GB를 추가하는 게 좋다. 다행히 추가 SSD 가격도 양심적이다. 256GB를 추가해도 5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사용상에 큰 불편함은 없다. 팬리스 모델이기 때문에 소음도 전혀 없다. 워드나 간단한 포토샵, 웹서핑, 영화 보기 등에서는 쾌적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일반적인 사용이라면 몇 년은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거다.  

 

후면에는 SSD를 교체할 수 있는 슬롯이 있다. 다만 램은 4GB의 온보드 형태로 교체할 수 없다. 사진=김정철 제공

 

배터리 용량은 좀 인색하다. 38Wh 용량으로 최근 노트북들 추세에 비해서는 빈약하다. 스펙상 10시간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실제 영상테스트에서는 5시간 정도 재생이 가능했다(풀 HD영상, 화면밝기 60%, 볼륨 40% 기준). 

 

다행히 USB 타입C 포트를 통해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스마트폰 충전기나 보조배터리로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보조배터리는 노트북 충전이 가능한 12V 2A 이상을 지원해야 한다. 

 

국내에도 중소기업이 만든 노트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제품들은 해외 유명 제품을 어설프게 카피하거나 밸런스가 안 맞는 제품이 많았다. 스펙을 높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디자인 부분에서 대폭 타협하거나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안 좋은 부품을 써서 실제 스펙 대비 퍼포먼스가 좋지 않았다. 

 

이그닉 바이북 14X는 스펙에 욕심을 내지 않고 대신 감성적 만족도, 편의 사양,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콘셉트를 잡은 제품이다. 콘셉트가 확고하니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다. 비록 고성능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얇고 가볍지만 단단하며, 고급스럽지만 가격은 저렴하다. 가벼운 업무나 학습을 위한 노트북으로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필자 김정철은? IT기기 리뷰 크리에이터. 유튜브 채널 ‘​기즈모’​를 운영 중이다.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더기어’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내며 노익장을 과시 중. 

김정철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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