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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CEO] 오너 2세 경영 '시련기'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

3월 단독대표 등극, 영업이익 반 토막, 직원 메일 삭제 구설…사측 "입사 시 동의받아"

2019.04.15(Mon) 14:18:31

[비즈한국] 한세실업이 최근 오너 2세인 김익환 대표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실적 악화는 물론 내부 직원들과의 마찰 등 구설에 휘말렸다. 한세실업은 그룹의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의 전신인 만큼 그룹 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회사다.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이사는 1976년생으로 올해 만 43세다. 김익환 대표는 한세그룹 김동녕 회장의 차남으로 고려대 졸업 후 미국에서 MBA(경영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에서 경력을 쌓아 한세실업에 입사했다. 이후 한세실업 영업 담당이사로 재직하다가 2017년 6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기존 이용백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했다가, 이용백 대표가 지난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단독대표를 맡게 됐다.​

 

한세실업이 최근 오너 2세인 김익환 대표가 회사를 운영하면서 영업 실적 악화는 물론 최근엔 내부 직원들과의 마찰로 구설에 휘말리고 있다. 사진=한세실업 제공

 

한세그룹의 지주사는 한세예스24홀딩스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주요 계열사로 의류 제작·유통 업체인 한세실업 외에도 인터넷 서점인 예스24, 출판사인 동아출판, 아동복 전문 브랜드 한세드림, 의류 브랜드 에프알제이 등을 두고 있다. 손자회사는 총 29개 기업으로 이중 NBA, LPGA 등 여러 의류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세엠케이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한세엠케이는 한세실업의 자회사다.

 

한세실업은 2015년 1조 4642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2016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공교롭게도 ‘오너 2세’인 김익환 대표가 취임한 2017년부터 적자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김익환 대표가 단독대표가 된 후엔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반 토막 가까운 하락세를 보였다. 한세실업의 2018년 매출은 1조 3166억 원으로 2017년 매출 1조 3546억 원 대비 380억 원가량 감소했다. 2018년 영업이익은 278억 원으로 2017년과 496억 원과 비교해 약 44% 쪼그라들었다.

 

한세실업은 최근엔 내부 직원 이메일 계정 사찰 의혹에 휘말렸다. 사건은 이랬다. 한세실업은 최근 직급 체계를 변경한다고 사내에 공지했다. 2019년부터 대리 5호봉을 신설하고, 진급 누락한 대리 4호봉은 5호봉으로 변경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는 곧 내부 반발에 봉착했다. 그러자 사측은 직급 체계 변경을 보류하겠다고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직원으로 추정되는 A 씨는 회사의 일방적인 경영 방침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담은 이메일을 사내 전 직원에게 발송했다.​

 

왼쪽에서 세 번째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가 왼쪽에서 네 번째 응웬 득 중 베트남 하노이 인민위원장과 만나 투자 논의 이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세실업 제공

 

A 씨가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엔 회사가 지난 3년간 실적 부진에 빠져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직급 체계를 변경하는 한편, 오너 일가는 그동안 오히려 더 높은 배당금을 챙겼다는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A 씨는 오너 2세 경영을 정면 비판한 셈이다. 이 이메일은 발송 20여 분 후 직원들의 메일함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사측에서 삭제했기 때문. 이를 도화선으로 내부에선 ‘사찰’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나온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지난 10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사측이) 메일을 삭제한 건 맞다. 외부 이메일 주소로 전 직원들에게 왔기 때문에 내부 직원이 보냈는지도 알 수 없고, 메일 내용이 터무니없고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라며 “회사 이메일은 회사의 자산이고, 회사가 자산을 관리하는 건 문제가 없다. 입사 시에 직원들에게 관련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사찰’이라는 말을 쓰는 건 맞지 않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직원들에게 받은 동의서를 확인하지 않고는 위법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직원들이 회사 측에 메일 열람권을 주는 것에 동의했다면, 회사의 행위가 적법할 순 있다”면서도 “회사의 대응이 굉장히 이례적이다. 법을 떠나서 그 행위 자체는 개인정보보호 법령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상시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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