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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가 안전자산?' 비트코인 가격 급등 원인 추적

미중 무역전쟁 영향 적게 받아 자금 쏠려, 기업들 생태계 구축, 곧 채굴량 반감 등 지목

2019.05.17(Fri) 13:48:03

[비즈한국]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암호화폐(가상화폐)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1BTC당 8000달러(15일 기준)를 돌파했다. 2018년 6월 이후 최고치다.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업그레이드를 위한 체인 분리) 문제를 둘러싼 채굴자 진영과 개발자 진영 간에 다툼이 불거진 지난해 12월에는 3000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서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며 4월만 해도 4000달러대에 머물렀다. 그러다 5월 들어 폭등하며 한 달 만에 100%가량 올랐다.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불마켓’이 찾아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의 바닥 심리와 시장의 대기수요를 고려해도 과도한 상승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급등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다시 ‘불마켓’이 찾아온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전경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없다. 사진=임준선 기자


비트코인은 갑자기 왜 오른 걸까. 미·중 교역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갈등이 가장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며 금융시장의 피로도가 높아져 비트코인이 대체 자산으로 선택됐다는 분석이다. 

 

미·중 무역분쟁은 미국이 지난해 2월 대중국 무역역조를 문제 삼으며 갈등이 시작됐다. 양국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갈등과 화해를 반복했는데, 그때마다 증시가 출렁였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이 발생하며 올 3~4월에는 주식·채권 시장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양국은 올 4월 말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는데,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미국은 최근 최대 2500억 달러 규모의 대중국 수입품에, 중국은 1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수입품에 각각 25%의 관세를 매기기로 결정했다.

 

양국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증시가 탄력을 못 받을 거란 시장의 심리 때문에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2013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상승하고 있다. ‘FOMO’ 현상이 불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FOMO란 ‘Fear Of Missing Out(좋은 기회를 놓치는 데 대한 공포)’의 줄임말이다. 한 대형은행 PB는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갖는 고객들이 있다. 지난 2~3년간 주식으로 거둔 시세 차익을 묻어두려는 것 같다”며 “국내적으로 재산세 등 조세 부담이 커진 점도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월스트리트의 금융회사들도 비트코인 거래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모회사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CE)는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백트를 만들었고 오는 7월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나선다고 밝혔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도 ‘비트코인 거래서비스’를 선보였고, 소시에테제네랄은 자회사를 통해 이더리움 기반 채권을 발행했다. 

 

이런 가운데 실물 기업들도 토큰이코노미에 기반을 둔 자체 암호화폐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페이스북은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를 개발해 암호화폐 송금, 결제 솔루션을 늦어도 3분기 중에 출시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를 개발해 페이스북 내의 모든 상거래에 리브라를 사용할 계획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진=저커버그 페이스북

 

페이스북에서 일어나는 광고 집행 등 모든 상거래에 리브라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스타벅스도 암호화폐 결제 지원 서비스를 내놨고 노드스트롬·홀푸드·나이키 등도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에 동참했다. 단지 추상적 재화에 머물렀던 암호화폐의 실체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초 투자 광풍이 잠든 이후 ‘암호화폐 시즌2’​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비트코인이 내년 반감기에 접어드는 점도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4년마다 채굴량이 감소하는데, 2020년 반감기에 접어든다. 캐나다 자산운용사 캐너코드제뉴이티는 보고서에서 “2011~2015년, 2015~2019년, 비트코인 블록 보상이 반감할 때마다 가격이 상승했다. 이미 지난 봄 가격이 바닥을 쳤으며 2021년 3월까지 역대 최고가였던 개당 2만 달러까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신중론도 여전하다. 아직은 암호화폐의 근거 자산이 없고, 2018년 초처럼 주요국의 정책 변수에 의해 언제든 가격이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투자·자문사인 케네틱 캐피털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시장 규모가 작으며 감정적 거래가 많다”며 “아직은 일시적이고 즉흥적으로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 상승세에 아직 특별한 것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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