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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실리콘밸리] 화웨이 사태는 중국 '흑묘백묘론'의 한계인가

공산당 독재와 자본주의의 공존, 지금까지는 성공했지만 앞으로가 문제

2019.05.27(Mon) 14:26:16

[비즈한국] 올 것이 왔습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는 중국 공산당과 연계돼 있다”​며 제재에 동참할 것을 전 세계에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MS, 구글, 인텔, 퀄컴 등 유수 기업들이 속속 화웨이와 연을 끊고 있습니다(관련기사 [리얼 실리콘밸리] 화웨이가 미중 무역전쟁 '타깃'이 된 이유).

 

가장 큰 타격은 구글과 연이 끊기면서, 모든 화웨이 휴대폰에 안드로이드가 탑재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중국에서는 구글을 쓸 수 없어 큰 타격은 없으나, 문제는 세계 시장입니다. 그 중 전체 3위의 점유율을 가진 유럽 시장에서의 고전은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애플 폰이 아니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Operating System)를 쓰지 못하는 스마트 기기는 세계 시장에서 큰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화웨이는 “​자체 OS가 준비돼 있다”​고 맞서지만, 미래가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드웨어에서의 퇴출도 문제입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 ARM이 화웨이와 관계를 끊는다고 BBC가 밝혔습니다. 대만의 파운드리업체 TSMC도 화웨이와 관계를 끊었습니다. SD협회도 화웨이를 제명했습니다. ‘반도체칩’​이라는 근본에서 다른 나라와의 협업이 불가능해진 셈입니다.

 

유수 통신사들도 화웨이와 비즈니스를 종료하기 시작했습니다. 와이파이 연맹(Wi-Fi Alliance)조차 화웨이의 참여를 잠정 제한했다고 밝혔습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에 이어 통신조차 끊어진 셈입니다.

 

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밖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 세계가 강도 높은 제재에 동참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전 칼럼에서 이야기했다시피, 화웨이는 중국 공산당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정부와 통신업체가 끈끈한 관계이니 보안문제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중국의 태도일지 모릅니다. 중국은 전 세계를 상대로 거대한 장사를 하지만, 자신의 시장은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습니다. 자국 보호주의에 참다 못한 국가들이 중국에게 세계 표준을 지키라고 요구한다는 평가도 가능합니다.

 

중국은 “​정치적인 요구일 뿐 보안문제는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이 진정성 있게 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중국 입장에선 보안 문제가 다른 회사에도 있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미국 등 서구 정부도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보안 이슈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화웨이도 “​우리는 준비됐다”면서 미국의 제재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5G 통신기술 등이 세계 최고이며, 이번 제재에 영향을 받지 않을 거라고 호언장담한 상황입니다. 그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말이죠.

 

화웨이 금지에 대해 설명한 미국 매체 ‘버지’의 영상.

 

화웨이의 행보는 과거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점이 많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에 의해 만들어진 대기업, 발전된 선진국의 제품을 저작권을 해치면서까지 만든 저렴한 카피캣 등이 그 일례입니다. 화웨이의 경우 타 회사의 매뉴얼 오타까지 베껴가며 제품을 만들기도 했죠. 위장 사무소를 만들어 다른 회사 부품을 실었고, 타 회사의 기술자들을 빼와 내부 기밀을 찾아내려고도 했습니다. 심지어 연구소에 침입해 기술을 가져가려 했다고도 알려졌습니다. 시스코, 모토롤라 등 수많은 업체가 화웨이에 소송을 했던 전력이 있죠.

 

하지만 한국 기업은 진통 끝에 세계 기준에 맞는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그 사이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정착시켰죠. 수많은 상처가 있었지만 극복했고, 지금은 미국 보안 전문가가 “삼성 같은 서구 진영 기업에서 통신장비를 만들어 미국에 공급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인정받습니다.

 

화웨이, 그리고 중국이 한국이 해낸 일을 그대로 할 수 있을까요? 지금의 정치 지형에서는 어려워 보입니다. 한국도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나서야 기업도 세계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었습니다. 

 

‘​검든 희든 쥐를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다.’​ 지금의 정치적 공산당 독재와 경제적 자본주의를 설계했던 덩샤오핑의 말입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는 ‘​아무리 쥐를 잘 잡는 고양이라도 검다면 퇴출 대상이다’며 룰을 지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치 리스크의 한 단면인 ‘화웨이 사태’였습니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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