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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부산의 생태·역사 체험, 삼락생태공원과 부산근대역사관

생태공원에선 물놀이와 자연학습, 역사관에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아픔을…

2019.05.28(Tue) 14:37:14

[비즈한국] 5월의 어느 금요일 오전. 봄의 끝자락에 찾은 삼락생태공원은 푸른 하늘을 이고 있었다. 한산한 공원 입구에 위풍당당 서 있는 안내판이 손님을 맞았다. ‘삼락생태공원 지구안내’. 안내판을 가득 채운 거대한 위성사진에는 오밀조밀 자리잡은 건물들 옆으로 파란 강물과 초록빛 둔치가 보였다.

 

부산광역시 사상구의 낙동강 둔치에 위치한 삼락생태공원은 여의도의 1.5배 남짓한 면적을 자랑한다. 거대한 애벌레처럼 길쭉한 공원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위쪽에는 갈대와 갯버들이 군락을 이룬 넓은 자연초지가 있고, 가운데는 야구장, 축구장, 농구장 등 시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이, 아래쪽에는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된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가 자리 잡았다. 

 

봄에는 유채꽃, 여름엔 연꽃,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피어나는 꽃밭들도 넓다. 자연초지의 습지에는 멸종위기종 2급이 맹꽁이가 살고 있다. 20여 종의 수생식물로 이루어진 수생식물원, 꽃창포 단지, 물억새 군락지, 연꽃단지뿐 아니라 갈대 체험장, 논 체험장 등을 갖추어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자연학습장으로도 이용된다.

 

삼락생태공원 안의 수생식물원 관찰데크. 부산광역시 사상구의 낙동강 둔치에 위치한 삼락생태공원은 여의도의 1.5배 남짓한 면적을 자랑한다. 사진=구완회 제공

 

#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버드나무 생태길

 

총면적 4.72㎢의 삼락생태공원을 제대로 둘러보기 위해서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도로뿐 아니라 거미줄처럼 연결된 작은 길들도 자전거로 다니기에 무리가 없다. 자전거는 공원 입구의 자전거대여소에서 1시간 3000원, 추가 15분당 500원의 가격으로 빌릴 수 있다. 커플을 위한 2인용 자전거도 있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휘파람 불며 여전히 푸른 머리를 풀어헤친 버드나무길을 지나니 삼락습지생태원이다. 낙동강 하구의 생태를 그대로 간직한 삼락습지생태원은 물억새 하늘거리는 생태미로를 품고 있다. 자전거에서 내려 잠시 걷는 길. 노란 꽃창포가 피고, 꼬리명주나비와 암끝검은표범나비가 날아다닌다.

 

삼락습지생태원을 나와 제법 잘 닦인 자전거 도로를 따라 페달을 밟으면, 아직은 연꽃 대신 흰 구름을 담고 있는 연꽃단지가 보이고, 여름날을 기다리는 수영장이 나온다. 갈대가 군락을 이룬 넓은 초지 어딘가에는 밤새 시끄럽게 울어댔을 맹꽁이들이 낮잠을 자고 있을 것이다.

 

삼락생태공원에서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자전거 도로뿐 아니라 거미줄처럼 연결된 작은 길들도 자전거로 다니기에 무리가 없다. 사진=구완회 제공

 

조금 더 자전거를 달리니 선생님을 따라 나선 유치원 꼬마들의 맑은 웃음과, 연습을 나온 리틀야구단 선수들의 함성이 들린다. 여름의 공원에선 물놀이를 할 수 있고, 가을이면 즐길거리 풍성한 사상강변축제가 열린다. 겨울에는 사람들의 출입을 막은 철새도래지에 철새들이 북적이며 몰려들 것이다. 지금은 주말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오토캠핑장도 철새도래기에는 문을 닫는단다.

 

# 생태공원을 지나 역사의 현장으로

 

삼락생태공원에서 자연을 즐겼다면 아이와 함께 역사의 현장으로 자리를 옮겨보는 것은 어떨까. 아름다운 자연을 가진 부산은 우리 근현대사의 가슴 아픈 공간이기도 하다. 부산 사상구와 이웃한 중구의 부산근대역사관에서는 일제 강점기 부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대리석으로 마감한 고풍스런 건물은 일제의 식민지 수탈 기구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이었다.

 

부산근대역사관에서는 일제 강점기 부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역사관 건물은 일제의 식민지 수탈 기구인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이었다. 사진=구완회 제공

 

전시관은 ‘부산의 근대 개항’, ‘일제의 부산수탈’, ‘근대도시 부산’ 등의 주제로 꾸며졌는데, 일제강점기의 대청동 거리를 재현한 ‘부산의 근대거리’에서는 그 시절 가게와 전차, 거리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부산근대역사관에서 가까운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는 일제 강점기에서 조금 더 지난 한국전쟁 당시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피난민들의 판자촌으로 올라가는 40계단은 헤어진 가족이 상봉하는 만남의 광장이자 구호물자를 내다파는 장터이기도 했다. 지금은 사라진 그 시절 피난민들의 모습과 생활상을 다양한 조형물로 만나볼 수 있다. 여전히 가파른 40계단 중간에는 벤치에 앉아 아코디언을 켜는 사람 조각은 어려운 시절에도 소중히 간직했던 낭만의 기억을 일깨운다.

 

피난민들의 판자촌으로 올라가던 40계단에서는 옛 피난민들의 모습과 생활상을 다양한 조형물로 만나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부산 삼락생태공원

△위치: 부산광역시 사상구 삼락동 686번지 일원

△문의: 051-310-6074(부산광역시 낙동강관리본부 생태경관팀)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부산근대역사관

△위치: 부산광역시 중구 대청로 104

△문의: 051-253-3845~6

△관람시간: 9시~18시, 월요일·1월 1일 휴관 

 

40계단 문화관광테마거리

위치 부산광역시 중구 해관로 61

문의 051-600-4041(40계단 문화관)

관람시간 24시간, 연중무휴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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