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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개 공기업 남녀 평균임금 비교 '여성상위' 조폐공사 단 한 곳

평균임금 격차 남성이 1930만 원 높아…평균 근속연수 차이 4.5년과 상관관계

2019.06.25(Tue) 18:34:33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에서 강조하는 정책 중 하나는 성평등이다. 일자리 분야에서도 직장 내 남녀평등을 확대해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겪는 차별을 개선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여성고용률은 소폭이지만 상승하는 모양새다. 노사발전재단의 2018년 AA(적극적고용개선조치) 남녀근로자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고용률은 38.18%로 전년 대비 0.38%포인트(p) 증가했다. 

 

채용에서의 차별이 줄어든 만큼 직장 내 여성이 겪는 차별도 줄었을까. 전문가들은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직장 내 성평등 지수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된다고 말한다. ‘비즈한국’은 노동시장에서의 양성평등문화를 확인하고자 공기업 36개(시장형 16개, 준시장형 20개)의 남녀 평균 임금과 근속연수를 전수 조사했다.    

 

채용박람회에서 한 여성 구직자가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 임금격차 1위 한수원 2853만 원, 근속연수 차이 1위 한전KPS 10년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36개 공기업의 평균 임금을 조사한 결과, 남녀 평균 임금 격차는 1930만 5000원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평균 연봉은 8171만 2000원, 여성은 6240만 7000원이다.   

 

남녀 간 임금 격차가 2000만 원 이상인 공기업은 총 20곳. 한국수력원자력(2853만 5000원), 한국중부발전(2788만 7000원), 주식회사 에스알(2747만 3000원), 한국동서발전(2746만 6000원), 한국토지주택공사(2507만 9000원), 한국수자원공사(2462만 2000원), 한국남부발전(2440만 7000원), 한국서부발전(2404만 7000원), 여수광양항만공사(2316만 4000원) 등이 남녀 간 임금 격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남녀 간 임금 차이는 근속연수 등의 영향을 받는다. 급여 테이블상 성별에 따른 차별이 없으나 남성 직원의 근속연수가 여성보다 긴 곳이 많다 보니 평균 임금에서의 차이가 발생한다. ‘비즈한국’​이 조사한 36개 공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13.94년으로 나타났다.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4.58년인데 비해 여성은 10.08년으로 남성보다 4.49년 짧다. 

 

남녀 근속연수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곳은 한전KPS다. 한전KPS는 남성 근속연수가 16년인데 비해 여성은 5.8년에 그쳤다. 36개 공기업 중 남녀의 근속연수가 10년 이상 차이 나는 유일한 곳이다. 임금에서도 차이가 크다. 남성 평균 임금이 7523만 3000원인데 비해 여성은 5270만 4000원으로 집계됐다. 남녀 임금 차는 2252만 9000원이다. 

 

한전KPS 관계자는 “남녀 직원 간의 근속연수에서 차이가 크다 보니 평균 임금에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1984년 창립 이후 2000년까지 여성 재직자의 비율이 전체 임직원의 1% 미만이었고 최근 5년간 채용된 여성이 전체 여직원의 8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여성의 근속연수가 짧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근속연수 차이가 크지 않음에도 임금 격차가 큰 기업도 있다. 강원랜드의 경우 남녀 근속연수 차이는 0.73년에 불과하지만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임금이 1300만 원가량 높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급여 테이블은 남녀 동일하나 관리직급에 남성이 많다 보니 임금 차이가 발생한다. 현재 여성 관리직(3급 이상)의 비율은 13.74%로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한 “여성 직원들이 육아휴직이나 육아 근로단축제도 등을 사용하다 보니 급여가 줄어들어 임금 차이가 난다”는 말도 덧붙였다.   

 

 

# 조폐공사 “여성 관련 정책 모두 시행, 여성 검사 인력 많고 오래 근무”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임금이 높은 공기업은 한국조폐공사가 유일하다. 한국조폐공사는 1인 평균 임금이 8265만 3000원이며, 남성은 8254만 6000원, 여성은 8303만 원으로 집계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48만 4000원 높다. 한국조폐공사는 36개 공기업 중 여성의 근속연수가 가장 길게 나타난 기업이다. 임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21.33년으로 남성이 20.91년, 여성이 22.75년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근속연수가 1.84년 더 길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여성 관련 정책은 모두 시행 중에 있다. 또한 화폐 검사 과정에서 여성 인력이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이분들이 오래 근무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0.96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0.88년), 부산항만공사(0.2년) 등도 여성의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길게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의 근속연수가 남성보다 길게 나타남에도 평균 연봉은 남성이 여성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랜드코리아레저의 남성 임금은 6417만 9000원으로 여성(5968만 2000원)보다 449만 7000원 높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도 남녀 간 임금 격차가 1381만 8000원이다. 부산항만공사의 임금도 남성(7693만 8000원)이 여성(6761만 9000원)보다 931만 9000원 높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관계자는 “상위 직급이 남성 위주다 보니 남녀 평균 임금에서 차이를 보인다. 현재 여성 간부 비율은 5~10%이며 늘리려 노력 중”이라며 “남녀 근속연수는 비슷하나 기업 설립 초기 경력직 입사자 중에 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여성은 대부분 신입 채용이라 근속연수가 비슷해도 급여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중앙 공기업에서조차 남녀 임금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여성 임원 비율이 낮고, 근속연수가 짧아 임금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같은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공기업은 민간기업보다 육아휴직 등의 제도가 잘 돼 있는데도 근속연수가 짧다는 건 여성의 승진의 기회가 막혀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2018년 공공기관(1000인 이상)의 여성 임원 비율은 7.64%로 나타났다. 민간기업(10.05%)보다 낮은 수치다. 과장급 이상의 여성 임직원 비율도 공공기관 18.45%로 민간기업(21.62%)보다 3.17%p 낮다. 

 

김난주 부연구위원은 “여성은 쉬운 일만 하려고 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러한 상황을 만든 배경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승진 여성의 사례가 적고 경쟁하고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기 때문에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안정적 자리를 선호하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여성이 도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공기업 경영평가지표에 성별 임금 격차 항목을 추가해 미달 시 이를 설명하고 시정하도록 하는 개선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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