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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대우·중흥·대방 동시분양 모두 미달 '폭풍전야' 파주 운정

주민들 "3기 신도시 고양 창릉 영향" 이구동성…향후 전망 긍정·부정 엇갈려

2019.06.28(Fri) 17:48:31

[비즈한국] 경기도 파주 운정 신도시에서 세 건설사가 동시분양에 나섰지만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마감했다. 3기 신도시와 관련해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27~28일 운정 신도시를 찾았다. 

 

지난 19~20일 파주 운정3지구에서 동시 분양한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와 중흥건설의 ‘운정 중흥 S-클래스’, 대방건설의 ‘운정 1차 대방 노블랜드’가 1순위 청약 미달에 이어 2순위 청약에서도 미분양으로 마무리됐다.

 

‘운정신도시 아이파크’ 건설 현장. 힐스테이트·푸르지오와 함께 운정 신도시 ‘3대장’으로 불린다. 사진=김민표 인턴기자


대우·중흥·​대방, 세 건설사는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흥행을 위해 견본주택 동시 개관과 분양에 나서면서 ‘눈물의 동시분양’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특히 대우건설의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는 19일 1순위 청약과 20일 2순위 청약에서 6개 주택형 모두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총 680가구를 모집했는데, 1·2순위 청약을 통틀어 333명만이 신청했다. 모집가구의 절반도 안 되는 숫자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는 “중흥 S-클래스, 대방 노블랜드는 GTX-A 운정역과 가까운 반면, 파크 푸르지오는 운정 신도시 내에서도 외곽에 위치해 있다”며 “입지적으로 가장 불리한데, 가장 비싸니 청약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파크 푸르지오’ 1225만 원, ‘1차 대방 노블랜드’ 1194만 원, ‘운정 중흥 S-클래스’ 1208만 원이었다.

 

#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부동산업계는 운정 신도시의 흥행 실패 원인을 ‘3기 창릉 신도시’로 여기는 분위기다. 파주 와동동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 중인 최 아무개 씨는 “9·13 조치 이후 전체적인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정부가 서울과 가까운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결정타를 맞았다. 안 그래도 죽고 싶은데 죽으라고 등 떠민 격”이라고 설명했다. 

 

‘운정 1차 대방 노블랜드(왼쪽)’​와 ‘운정 중흥 S-클래스’의 견본주택. 19~20일 진행된 분양에서 각각 68가구와 54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사진=김민표 인턴기자


앞서 4월 분양한 인천 검단 신도시가 지난해 12월 3기 신도시 ‘계양 지구’발표에 직격탄을 맞아 미분양사태를 겪은 것과 닮은꼴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근처의 다른 부동산중개업소는 “검단 신도시랑 상황이 똑같다. 2기 신도시 분양도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대뜸 3기 신도시를 발표해 버리니 누가 운정을 찾겠느냐”고 한탄했다.

 

# ‘매력적 vs 죽은 도시’ 엇갈리는 전망

 

미분양사태에 대한 원인은 대부분 같은 의견이었지만, 운정 신도시의 전망에 대해서는 극과 극으로 갈렸다. ‘교통 호재가 많으니 남은 분양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과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운정 신도시는 죽은 도시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GTX-A 운정역 건설현장. 2023년 개통 예정이다. 사진=김민표 인턴기자


부동산 공인중개사 김 아무개 씨는 “버스 노선이 다양하고 경의선 운정역도 있다. 현재도 서울 접근성은 괜찮은 편이다. 여기에 추가적인 호재들이 많다”며 “GTX-A 운정역이 2023년 개통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내년엔 문산 고속도로도 개통된다. 현재 논의 중인 지하철 3호선 연장까지 이뤄지면 충분히 매력적인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씨는 “창릉 신도시의 영향이 없지는 않지만 운정 신도시가 창릉보다 가격적으로 저렴하다. 교통 호재와 가격적인 측면이 결합되면 실수요자들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부동산 공인중개사 박 아무개 씨는 전망도 어둡다고 평가했다. 박 씨는 “창릉 신도시가 들어서면 운정 신도시는 죽은 도시가 될 것”이라며 “제 아무리 GTX가 들어온다고 해도 거리상 서울과 가까운 창릉이랑 비교될 순 없다. 3기 신도시 발표는 사망선고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 지역민 분노 “운정은 죽은 도시 될 것”

 

지역민들은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에 반발하고 있다. 지역민들로 이루어진 온라인 카페 ‘운정신도시연합회(운정연)’는 운정 신도시 곳곳에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고, 이주영 국회부의장에게 청원서를 전달하는 등 3기 신도시 반대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지역민들은 온라인 카페를 중심으로 3기 신도시 지정 철회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민표 인턴기자


운정연 이승철 회장은 “앞으로 운정에만 4만 가구 가까이 분양이 예정되어 있다. 2기 신도시가 완성도 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하철 3호선 연장·기업 유치를 통한 자족도시 완성 등 정부가 약속한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채 3기 신도시가 지정되면 운정은 ‘죽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3시 신도시 발표에 앞서 작년(2018년)에 유출된 도면의 후보지와 창릉 신도시가 3분의 2가량 일치한다”며 “창릉 신도시 지정 과정이 투기세력에게 유출돼 악용되고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지정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운정연은 29일 일산동구청 앞에서 3기 신도시 반대 7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운정연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7월 중 일산, 검단 신도시 등과 함께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방안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표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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