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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의 밀덕] 동해 상공 중·러 군용기 연합훈련·영공침범 막후

러시아는 한·미·일 군사력 상승 견제, 중국은 북방항로 중요성 이해 맞아 떨어져

2019.07.24(Wed) 13:39:18

[비즈한국] 어제(23일) 오전 대한민국 건국 이래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무단으로 침범했고 여기에 대응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경고사격을 실시했다. 또한 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들이 동해상공에서 연합훈련을 벌였다. 전 세계적 사례를 참고하더라도 이러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중국과 러시아는 왜 동해 상공에서 이러한 훈련을 벌인 것일까.

 

독도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무단으로 침범한 러시아 공군의 A-50 조기경보통제기 사진=일본 항공자위대


약 8시간 동안 펼쳐진 중·러 군용기의 동해상 합동훈련은 치밀한 각본 아래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23일 아태지역에서 처음으로 중국 공군과 장거리 연합 초계비행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군사훈련의 경우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 이틀 만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 두 나라가 연합해서 실시하는 훈련의 경우 언어 및 통신상의 문제 그리고 규모와 방식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 수개월 동안 각종 제반 사항을 논의해야만 한다. 

 

또한 이번 훈련의 중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중·러 공군의 폭격기가 연합 초계비행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Tu-95와 중국의 H-6K 폭격기는 이들 나라의 최고 전략자산 중 하나로 유사시에는 핵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다. 훈련 외에 일종의 무력시위도 담겨 있는 셈이다. 

 

러시아의 Tu-95(위)와 중국의 H-6K 폭격기는 이들 나라의 최고 전략자산 중 하나로 유사시에는 핵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일본 항공자위대

 

더욱이 이들 폭격기들은 동해에서 수천 Km 떨어진 기지에서 출발한 걸로 추정된다. 러시아 공군의 Tu-95 전략폭격기 기지는 세 곳으로 알려지는데 동해와 가장 가까운 곳은 러시아 극동 아무르 지역에 있는 우크라인카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공군의 H-6K 폭격기는 중국군 동부전구 제10폭격기사 소속으로 확인된다. 중국군 동부전구 제10폭격기사 기지는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과 안후이(安徽)성에 있다. 

 

이 밖에 독도 영공 침입에 러시아 공군의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동원되었다는 점도 특이하다. 조기경보통제기는 고성능 레이더로 원거리에서 비행하는 적 항공기를 포착해 지상기지에 보고하고, 아군의 전투기를 지휘 및 통제하는 항공기다. 이 때문에 공중의 전투지휘사령부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이런 핵심 자산을 다른 국가에 영공으로 진입시켰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주변국에 대비할 수 있는 군사력 확충과 함께 군사외교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KF-16 전투기 이륙 모습. 사진=공군


그렇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동북아의 많은 지역 중에 왜 동해를 훈련장소로 선택했을까. 냉전 시절 동해는 미국과 옛 소련 간에 치열한 군사적 경쟁이 벌어지던 바다였다. 그러나 소련 해체 이후 동북아 특히 동해에서의 러시아의 군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한미일의 전력은 급상승하고 있다. 견제용 무력시위라 볼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극항로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그 통로라고 할 수 있는 동해에 주목하는 상황이다(관련기사 [단독] 중국해군 최신형 이지스함 15일 동해 출동, 한·일·러 전력 집결 '긴장'). 동해에서의 이번 훈련은 중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기존의 틀을 깨고 러시아가 동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을 암묵적으로 인정해준 것일 수도 있다. 

 

러시아 정부는 영공침범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향후 중·러 양국군의 연합훈련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향후 동해상에서 주변국에 의한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23일만 하더라도 한·중·일·러 군용기 30대가 동해 상공을 날고 있었다. 우리 군 당국은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주변국에 대비할 수 있는 군사력 확충과 함께 군사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외부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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