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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상반기 실적 하락과 이사 보수 한도 인상 둘러싼 논란

3월 주총 때 일부 주주 반대에도 통과…삼성증권 "실적 나쁘지 않고 한도만 올려놓은 것"

2019.09.05(Thu) 16:24:55

[비즈한국] 지난해 대규모 금융사고를 낸 ​삼성증권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연봉(보수) 한도 인상 안건을 통과시켜 눈총을 받았다. 대형 금융사고를 낸 뒤 이사의 보수 한도 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여 이 인상안은 ​일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런 삼성증권의 올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금융사고로 실적 부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사 보수한도를 늘렸고, 실제로 실적이 좋지 않으니 주주들의 눈에 곱게 보일 리 없다.

 

삼성증권의 상반기 실적과 이사 보수 한도 인상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사진=삼성증권 홈페이지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삼성증권의 상반기 연결기준 수수료손익은 2614억 원으로 전년에 견줘 2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나란히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1%, 8.2% 감소했다. 삼성증권 측은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나쁘지 않다”​​는 평을 내놓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올 상반기 누적 영업수익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 3397억 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은 증가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408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사상 최고 흑자를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40.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7.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미래에셋대우 당기순이익 역시 3876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8.3% 증가했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20.1%, 5.6% 늘었다. NH투자증권 역시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13.9% 증가했으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역시 53.8%와 14.1% 확대됐다.​

 

다른 대형 증권사에 비해 저조한 삼성증권의 실적을 보고 있노라면 지난해 대형 금융사고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른바 ‘유령주식’ 배당사고다. 지난해 4월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 2018명에게 현금배당을 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이 주당 1000원 배당해야 하는 것을 1000주씩 배당했다. 

 

이 배당 오류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약 28억 1000만 주의 유령주식이 주주에게 배당됐다. 특히 삼성증권 직원 가운데 일부는 유령주식이 전산 거래가 가능한 것을 알고 유령주식 가운데 1820억 원 규모를 주식시장에 매도하면서 시장을 교란했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지난해 7월 ‘신규 주식영업정지 6개월’ 제재 처분을 한 후 올해 풀었다.

 

삼성증권 측은 “지난해 금융사고의 여파가 실적에 미친 영향은 미미하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일례로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신규 비대면 고객수는 9만 명으로 전년 동기 18만 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사진)는 보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2019년 이사 보수 한도 인상안에 찬성표를 행사했다. 사진=삼성증권 제공


한편 삼성증권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의 보수 한도를 인상하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올려 눈총을 받았다. 당시 삼성증권 지분 4만 5090주​을 보유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이례적으로 이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측은 “삼성증권이 제시한 보수 한도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회사의 성과, 실제 보수지급 관행, 관련 규정을 감안할 때 회사가 설정하고 있는 보수 한도는 과다하다고 판단됐다”고 반대 배경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 안건은 가결됐다. 이로써 이사들의 보수를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증권의 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은 인사는 장석훈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재훈 리테일부문장, 정부균 사외이사, 이영섭 사외이사, 안동현 사외이사 총 5명이다.

 

특히 장석훈 대표는 보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이사 보수 한도 인상에 직접 관여했다. 장석훈 대표는 지난 2월 열린 보수위원회에 참석해 ‘2019년 등기이사 보수 한도 의결의 건’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셀프 연봉 인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사회 내 위원회인 보수위원회는 임직원 성과보상체계 운영의 적정성을 평가, 심의하기 위해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시 안건은 보수 한도를 인상하는 것일 뿐 실제로 지급되는 보수와는 차이가 있다​. 삼성증권은 과거 10년간 한도 금액 대비 평균 23.3%만을 보수로 지급해왔으며 과거 실지급률 평균이 매우 낮았다”며 “장석훈 대표처럼 대표이사가 보수위원으로 활동하는 증권사가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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