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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인 듀얼스크린' V50S로 본 LG 스마트폰 전략

놀림 대상에서 가능성 엿본 듀얼 스크린…G와 V, 꼬여버린 브랜드 전략은 정리 필요

2019.09.06(Fri) 17:05:56

[비즈한국] LG전자가 독일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V50S 씽큐(V50S)’를 6일 발표했다. 이미 여러 경로로 적지 않은 정보가 유출됐고, LG전자가 일부 힌트를 담은 티저 영상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반응은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다소 엇갈리는 부분도 있다. V50S는 반년 만의 후속작인 셈인데 이 제품을 통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을 바라보는 전략을 읽어볼 수 있다.

 

V50이라는 이름을 이어받은 만큼 핵심은 듀얼스크린이다. 화면을 두 개 쓰는 스마트폰이라는 이야기다. LG전자는 지난 2월 말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를 통해 처음으로 듀얼스크린을 공개했는데, 처음에는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받았다. 당시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이 화면을 반으로 접어서 쓸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아 세상은 이 기술에 놀라고 있었다. 그런데 LG전자가 꺼내 놓은 신제품은 접을 수는 있지만 완전히 독립된 두 개의 디스플레이였기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과는 영 동떨어졌다는 느낌을 주었다.

 

자연스럽게 V50에 대한 초기 반응은 놀림에 가까웠다. ‘남들이 폴더블을 만들 때 LG전자는 ‘폰 더블’을 만들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돌았다. 당장이라도 실패할 것만 같았다.

 

LG전자가 IFA 2019에서 발표한 V50S 씽큐는 뜻밖의 호평을 받은 V50의 후속작이다. 사진=LG전자 제공

 

하지만 돌아보면 결과는 꽤 괜찮았다. 무엇보다 5G를 심으면서 통신사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조건을 갖췄다. LG전자가 못 팔아도 통신사가 억지로라도 팔아야 하는 게 5G를 비롯해 초기 통신망 환경이다. 여기에 LG전자는 20만 원에 달하는 듀얼스크린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했다. 한시적인 이벤트이긴 했지만 끝이 나지 않았다. V50이라면 당연히 듀얼 디스플레이를 쓸 수 있는 셈이다.

 

반전은 실제 제품이 팔리면서 일어났다. 써보니 괜찮더라는 반응이 나오면서다. 통신사의 막대한 보조금 때문에 가격 부담도 적고, 5G에, 듀얼 디스플레이로 유튜브를 보면서 게임을 하는 등 기존에 없던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

 

그 사이에 폴더블 폰들은 제대로 힘을 내지 못했다. 꺾어지는 부분에 대한 기술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반년이 더 걸렸고, 최근에야 삼성전자가 제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완벽하게 펼쳐지는 건 아니지만 꽤 괜찮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 6개월 동안 LG전자는 이 디스플레이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화면을 어떻게 쓸지에 대해 이용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했고,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도 알게 됐다.

 

V50S는 화면 해상도를 줄인 대신 듀얼스크린을 기본 제공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듀얼스크린을 확실한 제품 특징으로 가져가는 모양새다. 사진=LG전자 제공

 

개선점에 대한 반영은 당연히 빠를수록 좋다. 그렇게 나온 게 바로 V50S다. 일단 화면을 노트북처럼 자유롭게 꺾을 수 있게 됐다. V50은 그게 안 됐다. 화면이 원하는 위치에 고정되지 않으니 특정 용도에서 불편하다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있었을 게다.

 

두 화면이 크기가 다르던 점도 해결됐다. 화면 두 개를 하나처럼 합쳐서 볼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똑같은 게 당연히 좋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스테레오 스피커도 양쪽의 소리가 똑같이 들리도록 다시 튜닝됐다.

 

이 부분은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듀얼 디스플레이에 대한 사용자 경험을 통해 개선됐을 가능성이 높다. 애초 V50은 폴더블 폰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 같았다. 물론 ZTE 등 기존에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제품들이 있긴 했지만 메이저 시장에서 발을 붙인 제품은 여전히 V50 뿐이다. 어쩌다 보니 화면 두 개짜리 스마트폰 시장에서 혼자 움직이게 됐고, 그 과정에서 이 화면을 어떻게 써야 할지 스스로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을 소비자들의 반응으로 알게 됐다.

 

소프트웨어적인 경험은 업데이트로 계속 반영하고 있고, 하드웨어에 대한 부분 업데이트도 필요했을 것이다. 그 결과 나온 제품이 바로 V50S인 셈이다.

 

그뿐이 아니다. 사실 이 제품이 놀라운 것은 의외의 다운그레이드가 있다는 것이다. V50에서 강조됐던 카메라가 대폭 줄었다. 뒷면은 망원카메라가 빠지고 광각과 표준 두 개로 줄었고, 전면 카메라도 화소수를 높이고 한 개로 줄였다. 카메라 개수가 많은 것이 제품 가치에 그렇게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경험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도 풀HD 수준으로 해상도를 낮췄다. 정확히는 2340×1080 픽셀이다. V50은 3120×1440이다. 분명 다운그레이드이긴 하지만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VR을 비롯해 특별한 일부 용도가 아니고서는 스마트폰에서 QHD급 고해상도는 그렇게 큰 의미가 없다. 예민하게 바라보는 이용자도 있겠지만 풀HD만 넘으면 도드라지게 차이가 나거나 불편하지 않다.

 

그 대신에 배터리 이용시간이 길어지고, 줄어든 해상도만큼 성능을 더 확보할 수 있다. 당장 V50이 단종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고해상도가 필요하면 V50을 사면 된다.

 

이 두 가지는 제조사로서 결정하기 꽤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보편적인 상황에서는 더 나은 경험을 줄 가능성이 꽤 높은 선택이다. 물론 구매에는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정적 요소이기도 하다.

 

대신 듀얼 디스플레이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가격도 V50보다 내려간다. V50을 사면서 듀얼 디스플레이를 따로 사는 사람이 없기도 하거니와, 듀얼 디스플레이 없는 V50은 차별점도, 의미도 없다. 그런 부분에서 V50S의 하드웨어 스펙과 듀얼 스크린 기본포함, 그리고 가격은 전반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전작과 달리 좌우 스크린의 크기를 똑같이 설계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사진=LG전자 제공

 

아쉬운 점도 있다. 역시 브랜드다. LG전자는 플래그십, 혹은 전략스마트폰으로 G와 V의 두 가지 브랜드를 갖고 있다. G는 기본적인 디자인, V는 실험적인 기술이 중심이 되는 제품이다. 그런데 올 초 이 두 가지 브랜드로 제품을 동시에 내놓는 바람에 하반기에 후속작을 내놓기가 애매해졌다. 그래서 개선품이라는 의미로 V50S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라는 수식어의 의미가 다소 애매하다. 또한 같은 라인업의 신제품을 반년 만에 추가하는 셈이기 때문에 신제품 출시에 예민한 시장으로서는 내년에 V60이 나오면 곧 개선품인 V60S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다. 이는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력을 잃을 여지가 될 수 있다.

 

또 V50S는 국내 이름이고, 해외에서는 5G를 떼어내고 G8X라는 이름으로 판매한다. V와 G는 완전히 다른 브랜드인데 이름이 꼬여버린 셈이다. G시리즈의 인지도가 높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는 결국 G와 V 사이의 브랜드가 애매해지는 것 아니냐는 올 초의 걱정과도 연결된다. 브랜드는 곧 제품의 성격이고, 이는 곧 제품에 대한 충성도로 이어지는 매개체가 된다. G, V, S 등에 대한 명확한 역할과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출시 주기, V50과 어떤 관계로 운영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 뚜렷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듀얼 디스플레이는 당분간 LG의 확고한 먹거리가 될 것 같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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