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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1위 탈환' 조선업계, LNG선과 함께 부활하나

8월 전 세계 물량 73.5% 수주, 2020년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의 배출가스 규제도 호재

2019.09.17(Tue) 18:07:03

[비즈한국] 8월 전 세계 선박 발주의 73.5%를 한국이 수주하면서 조선 업계에 간만에 화색이 돌고 있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9년 8월 조선업 수주 실적 및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 발주 100만 CGT 중 한국이 73.5만 CGT를 수주했다. 5월 이후 4개월 연속 세계 1위다. 8월 LNG운반선 발주물량 3척 중 3척, 탱커 14척 중 13척(LNG연료추진선 10척 포함)을 모두 한국 업체가 수주했다. 정부는 우리나라가 LNG선(LNG운반선),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우위를 지속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현대중공업지주·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주는 8월 중순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수주 증가에 따라 한때 썰렁했던 거제 아파트값도 뒤따라 상승했다. 조선업 고용도 구조조정 여파를 조금씩 회복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8월 10만 5000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뒤 올해 7월에 11만 명대 고용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도 국내 LNG 선박(LNG운반선, LNG연료 추진선 포함)의 강세가 회복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국내 조선업 실적은 나쁘지 않다. 특히 국내 조선사의 LNG연료추진선 수주가 확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8월 LNG연료추진 원유 운반선 10척을 총 7513억 원에 수주했으며, 현대중공업은 최근 그리스 선사와 사전계약 격인 건조의향서를 체결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LNG선 수주를 확정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5월 유럽 선사와 총 3억 9000만 달러 규모의 18만㎥ LNG선 2척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현대중공업 홈페이지

 

하지만 발주량 자체는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조선사들은 연간 목표 수주량 달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가 석 달밖에 남지 않았지만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의 조선 3사 중 연간 수주목표의 절반을 넘긴 건 삼성중공업뿐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 초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미중 무역전쟁으로 선주들이 발주를 주저하면서 전체 발주 물량은 줄었다. 그나마 LNG선은 시장 전망이 밝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발주 물량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내년 1월 1일부터 환경규제 강화, 한국엔 기회

 

유엔 전문기구인 IMO(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강화가 국내 조선업계에는 기회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조선업계가 LNG선,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같은 고부가가치 선박에 강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LNG선 발주 확대 배경에는 IMO의 환경규제 강화가 있다. IMO는 온실가스와 산성비 저감을 위해 2020년 1월 1일부터 전 세계 선박이 사용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해운사들은 연료에서 대기오염물질인 황산화물의 함유량을 줄여야 한다. 기존 선박에 스크러버(배기가스 정화장치)를 달거나 선박유를 저유황유로 바꾸거나, LNG연료 추진선을 새로 수주하는 세 가지 선택지 중에 결정해야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수용예측 연구에 따르면 2030년경 선박의 20~30%는 LNG연료추진선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의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자국 발주 및 수주 물량을 주로 만드는 일본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에서 발주되는 LNG 선박의 99%를 한국 조선소가 가져온다. LNG 선박은 한국이 두각을 보이니 IMO의 규제 강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 성남시 삼성중공업 건물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삼성중공업 관계자도 “LNG선 프로젝트가 많이 논의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이슈가 확대되고 있어 LNG 사용량도 늘 것이다. 중국만 해도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면서 청정에너지로 알려진 LNG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LNG의 수요가 늘면 수출하는 국가에서도 생산량을 늘리고, 운송할 선박의 수요가 생기는 수순이다. LNG운반선의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 LNG 수요 늘어나는데 LNG벙커링 투자·지원정책은 아직

 

IMO 규제 강화로 늘어나는 건 LNG 선박만이 아니다. LNG 연료를 선박에 공급하는 LNG벙커링 산업도 팽창하고 있다. 때문에 LNG 연료를 싸게 공급하는 등 벙커링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관련 법안인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개정안은 한국 LNG벙커링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선박용 천연가스 사업을 기존 도시가스 사업과 구분하고 민간사업자를 시장에 참여시키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법안을 발의한 최인호 국회의원은 올해 3월 ‘한국 LNG벙커링 경쟁력 강화 정책토론회’에서 “현행법상 LNG벙커링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제도적 불확실성이 높다. LNG 도매시장을 한국가스공사가 독점해 평균 가격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경쟁국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선산업 활력제고 방안’을 수립한 뒤 올해 4월에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친환경선박 확대, 인프라 구축 등이 포함됐다. 또한 친환경선박법, 도시가스사업법, 항만대기질특별법 등 관련 법 제·개정 마무리에 관한 내용과 LNG벙커링 사업 신설 및 지원을 위한 근거도 담겼다.

 

한국LNG벙커링산업협회 이병욱 사무국장은 “LNG추진선과 LNG벙커링 분야를 조선 해운의 새로운 활력소로 생각하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하지만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이 밀리면서 국내 벙커링 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늦어졌다. 법이 개정돼야 벙커링 사업자도 선정되고 관련 선박이나 설비들이 지어질 수 있는데, 국회에서 계속 미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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