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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최고가 경신' 주상복합, 지금 매수해도 괜찮을까?

일반 아파트 대비 덜 올라 갭 메우기 나섰나…주상복합만의 수요는 따로 있다

2019.09.23(Mon) 13:31:55

[비즈한국] ‘주상복합 최고 상승률 경신!’ ‘“상대적으로 싸다” 갭 메우기 용산·여의도·강남 등 수요 몰려!’

 

그동안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서울 주요 주상복합단지들이 잇달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주상복합이 갭 메우기에 나섰다는 기사가 쏟아진다.

 

최근 주상복합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 정리하면 두 가지다.

 

1. 주상복합을 어떻게 보는가. 실거주 및 투자가치 양쪽 모두 궁금하다.

2. 용적률 300%가 넘는 주상복합 아파트도 향후 재건축이 가능할까? 노후화되면 수요가 줄지 않을까?

 

#주상복합이 무조건 고급이던 시대는 지났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서울은 완전 질적 시장이라고 이전 칼럼들을 통해 이야기했다. 좋은 것과 나쁜 것에 대한 기준을 개개인이 스스로 결정한다. 좋은 것은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나쁜 것은 저렴해도 매수하지 않는다.

 

주상복합이 재조명되면서 미래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대치동 타워팰리스 모습. 사진=고성준 기자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아파트 상품에 대한 개인적인 선택 기준이 많지 않았다. 판상형 아파트가 대부분이던 시기였으니까. 이전에 없는 상품이면 무조건 더 비싼 줄 알았던 시장이었다. 건설사들은 그렇게 홍보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조망이 좋다.” 그럼 조망권 프리미엄 때문에 분양가가 더 비싸다. “타워형 평면이다.” “신평면이다.” “LDK(Living·Dining·Kitchen) 구조다.” 성냥갑 같은 기존 평면보다 있어 보이기 때문에 분양가가 더 비싸다. 이렇게 홍보해도 소비자는 그러려니 했다. 분양가가 비싸도 수용했다.

 

이제 소비자도 다 안다. 아파트에 여러 번 거주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웬만한 조망권보다 남향이 좋다는 것을 알고, LDK 구조 타워형보다 옛날 판상형이 생활하기 편하다는 걸 안다.

 

조망권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타워형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서 선택하는 것이다. 과거처럼 모르고 선택하는 것과 질적으로 다르다. 선택한 것에 대해 개인이 책임을 지는 시장이다. 

 

주상복합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고급 아파트의 전형으로만 알았기 때문에 비싸다고 생각했던 시대가 있었다. 타워팰리스가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 타워팰리스는 2000년대 내내 가장 비쌌던 아파트 중 하나였다. 지금 위상은 어떤가? 과거 많은 유명인이 살았던 아파트로 유명할 뿐이다.

 

타워팰리스가 있는 도곡동, 대치동 권역에서 현재 가장 비싼 아파트는 래미안 대치팰리스다. 타워팰리스 50평형대보다 래미안 대치팰리스 30평형대가 훨씬 시세가 높다. 이것이 주상복합의 현재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다. 타워팰리스가 이 정도면 다른 주상복합도 크게 다르지 않을 테니까.

 

주상복합은 용도상 주거지역이 아닌 상업지역에 건설되는 부동산이다. 용적률이 높기 때문에 높게 지을 수 있고, 높게 건축하기 위해 더 많은 설비기술이 들어갔다. 원가가 일반 아파트보다 비싸니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태생 자체가 주거입지가 아니므로 쾌적성·편리성은 떨어질 수 있다. 주거 쾌적성·편리성만 보면 일반 아파트가 더 생활하기 좋은 입지일 확률이 높다.

 

정리해보자. 비싸고 생활 쾌적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상복합에서 거주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까? 상대적으로 싸고 생활 쾌적성이 높은 일반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싶은 사람이 많을까? 정답은 없다. 소비자 취향대로 선택을 받을 테니 말이다.

 

이런 예상은 가능하다. 3~4인 가족, 특히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세대는 일반 아파트가 편리할 확률이 높겠지만, 1~2인 가구라면 주상복합이 더 편리할 수 있다. 예전에는 주상복합이면 베란다가 없고 맞통풍이 안 되어 불만이 많았다. 요즘은 과거랑 다르다. 상품 수준이 많이 발전했다.

 

세대 내부 상품성을 논외로 한다고 하면, 주상복합의 장점이 꽤 많다. 무엇보다 중앙로비 시스템이기 때문에 보안이 철저하다. 저층이 상가이므로 상가 이용이 편리하다. 이마트 같은 대형 상권이 형성되어 있고, 거기에 역세권이라면 원스톱 생활 주거공간이 된다. 엘리베이터로 이 모든 생활이 가능하다. 일반 아파트에서는 구현되지 않는 시스템이다.

 

나이가 있는 은퇴 세대에게는 일반 아파트보다 주상복합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은퇴한 뒤엔 일반 아파트 투자로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것보다 생활 편의성이 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주상복합의 재건축, 확실한 가치가 있어야 가능하다

 

타워팰리스가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이 될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일반 아파트와 똑같다. 지금 매매 가격에 추가 분담금을 더해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으로 미래가치가 투입 비용보다 높아진다는 확신이 들면 타워팰리스든 삼성동 아이파크든 입지가치 높은 곳은 상품가치를 높이려 할 것이다.

 

단, 비싼 땅이기 때문에 비싸게 공급될 수밖에 없고, 비싼 돈을 주고 들어가서 살고 싶을 정도로 대외적으로 폼이 나야 한다. 비싼 상업지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교통망이다. 도로든 전철이든 확실한 교통망이 있어야 한다.

 

주상복합일 때 오히려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입지가 있다. 주상복합을 좋아하는 수요층이 있다. 이제 주상복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팟캐스트 ‘세상 답사기’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할 아파트는 있다’(2019) 등이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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