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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천억대 일감 몰아준 회사, 알고보니 한국콜마 윤동한 '개인 소유'

인수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기업가치 절하 의혹…한국콜마 "폐업과 인수 시기 달라"

2019.10.22(Tue) 14:30:01

[비즈한국] 한국콜마가 매년 수백억 원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비판을 받아온 회사가 윤동한 한국콜마 전 회장​의 개인 소유인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결과 확인됐다. 그간 한국콜마 출신들의 소유로 알려진 내츄럴스토리를 윤 전 회장이 지난 2016년 인수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 회사 인수 과정에서도 석연찮은 점들이 눈길을 끈다.

 

내츄럴스토리는 2006년 4월 화장품 제조 및 판매 등을 목적으로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설립됐다. 과거 내츄럴스토리는 브랜드 화장품숍 더페이스샵이 LG생활건강에 인수되기 전에 화장품을 납품해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여성 비하 발언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윤동한 회장의 개인회사에 한국콜마그룹이 수백억 원의 일감을 몰아준 사실이 확인됐다. 윤동한 회장이 당시 사과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초 내츄럴스토리는 한국콜마 출신 인사들이 소유한 회사로 알려지면서 보은성 일감몰아주기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당시 주주를 살펴보면 성보경 씨가 지분 50%로 최대주주였으며 신경희, 박정근 씨가 각각 33.3%, 16.6%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성보경 씨는 2016년 12월 기준 한국콜마 등기임원(감사)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콜마그룹은 ​이들이 내츄럴스토리를 소유했을 당시부터 내츄럴스토리에 대규모 일감을 몰아줬다. 2015년 기준 한국콜마그룹이 몰아준 일감은 492억 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 537억 원의 91.6% 규모였다.

 

이러한 가운데 윤동한 전 회장은 내츄럴스토리를 2016년 7월 인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과정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츄럴스토리는 인수 당해연도인 2016년 8억 7654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내츄럴스토리가 당기순손실을 본 것은 한국콜마경인의 지분을 손상차손 처리해서다.

 

내츄럴스토리는 11억 원을 들여 확보한 한국콜마경인의 지분 2만 주를 전부 손실 처리하면서 적자 기업이 됐다. 한국콜마경인은 윤 전 회장이 내츄럴스토리를 매입하기 이전 년도에 한국콜마로부터 받은 일감이 급격히 감소했고 이후 결국 폐업했다.

 

일각에서는 윤동한 전 회장의 내츄럴스토리 매입가를 낮추기 위해 한국콜마가 한국콜마경인에 주는 일감을 갑자기 줄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낸다. 매출하락에 따른 한국콜마경인의 가치 하락은 이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내츄럴스토리의 가치 하락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기 때문이다.

 

내츄럴스토리 인수합병(M&A) ​전후 상황을 보면 2012~2014년 당시 한국콜마는 한국콜마경인에 주는 일감을 매년 50% 이상 늘렸다. 2012년 20억 원, 2013년 31억 원, 2014년 66억 원 등이다.

 

하지만 한국콜마는 윤 전 회장이 내츄럴스토리를 매입하기 직전 해인 2015년 한국콜마경인에 주는 일감을 대폭 줄였다. 한국콜마로부터 받은 일감이 1억 400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97% 감소했다. 일감이 대폭 감소한 뒤 한국콜마경인이 2016년 폐업 처리하면서 내츄럴스토리는 11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경인은 수많은 거래처 중 한 곳”​이라면서 거래처가 다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이 감소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특히 한국콜마경인이 폐업한 시기는 2016년 12월로 윤 전 회장이 회사를 매입한 시기와 다르다”면서 내츄럴스토리의 가치 낮추기 의혹은 억측이라고 답변했다. 또 “내츄럴스토리의 경우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수익성이 낮아 윤 전 회장과 회사 차원에서 처리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내츄럴스토리가 윤 전 회장 품으로​ 들어온 이후에도 한국콜마그룹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 한국콜마홀딩스, 콜마스크 등 한국콜마그룹은 지난해 내츄럴스토리에 약 377억 원의 일감을 몰아줬다. 내츄럴스토리의 지난해 매출이 409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매출의 92.1% 해당하는 물량을 한국콜마그룹에 의존했다.

 

2017년에는 내츄럴스토리의 매출 427억 원 가운데 410억 원의 일감을 몰아줬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 비중이 96%에 달했다. 2016년에는 총매출 482억 원 중 474억 원을 한국콜마그룹이 몰아줬다. 내부거래 비중이 98% 수준이다. 내츄럴스토리의 최근 3개년 매출의 90% 이상이 한국콜마그룹에서 발생했다.

 

윤동한 전 회장의 개인회사 내츄럴스토리에 대한 처리 방안을 두고 윤 회장과 한국콜마가 고민하고 있다. 사진=한국콜마 홈페이지 캡처

 

공정거래법상 대규모기업집단으로 분류되지 않는 한국콜마는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제재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제 45조의3, 특수관계법인과의 거래를 통한 이익의 증여 의제)에 따라 납세의무가 발생한다. 대상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 사이에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율(특수관계거래비율)이 정상거래 비율(20%~50%)을 초과한 경우, 그 수혜법인의 지배주주와 그 친족이다.

 

한편 한국콜마 전 임직원과 윤 전 회장 간 거래된 내츄럴스토리의 지분 매매 과정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국세청이 공개한 ‘조세포탈 기업인’에 포함됐다. 국세청의 발표를 보면 윤 전 회장은 차명주식거래 방법으로 36억 7900만 원의 양도소득세와 종합소득세를 탈세한 혐의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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