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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5] 손동준-서예 위에 꽃핀 추상회화

2019.12.17(Tue) 10:42:05

[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목표는 진정한 의미의 중간 미술 시장 개척이다. 역량 있는 작가의 좋은 작품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미술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시즌 5를 시작하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식을 제시하려고 한다. 본 프로젝트 출신으로 구성된 작가위원회에서 작가를 추천하여 작가 발굴의 객관성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오픈 스튜디오 전시, 오픈 마켓 등 전시 방식을 획기적으로 제시해 새로운 미술 유통 구조를 개척하고자 한다. 

 

선율: 76x23​cm Acrylic on canvas 2017


현대미술에서 주목받는 스타 작가들은 더 이상 그리지 않는다. 아이디어만 짜낼 뿐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대접받는 세상이 됐다. 

 

미술에서 아이디어가 창작의 주요 동력으로 떠오른 것은 20세기 들어서부터다. 현실을 재현하거나 해석하는 방법으로는 창작의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기발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새로움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이 시대에 가장 가치 있는 미술로 각광받게 되었다. 우리의 생각 영토를 넓혀주기에 그렇다. 

 

이 시대 스타가 된 작가들은 저마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방법으로 새로운 세계를 우리 앞에 펼쳐 보였다. 

 

선율: 72.7x90.9cm Acrylic on canvas 2017



평면에 공간을 새겨 넣는 모순으로 새로운 공간을 보여준 루치오 폰타나. 색채 자체가 가진 고유한 성격을 조합해 디자인적 예술성을 완성한 앙리 마티스. 소리를 색과 면, 선의 율동미로 옮긴 로베르 들로네. 도시의 역동성과 기계 문명의 운동 에너지를 움직이는 미술로 보여준 지노 세베리니 등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회화를 창출했다. 

 

20세기 최고 아이디어 뱅크로 불리는 이브 클라인은 기상천외한 방법을 고안해 미술의 영토를 더욱 확장했다. 촛불의 그을음을 이용해 추상화를 그리거나, 물감을 듬뿍 머금은 스펀지를 캔버스에 붙이는 방법 또는 캔버스 자체를 물감을 풀어놓은 풀에 덤벙 집어넣었다가 꺼내는 기발한 발상으로 그림을 만들었다. 심지어 여성의 알몸을 붓으로 사용해 충격을 주었다. 온몸에 물감을 바른 여성들을 벽에 세워놓은 캔버스에 몸을 부딪치게 하거나 비비는 방법, 바닥에 눕힌 캔버스 위로 질질 끌고 다니는 방법으로 작품을 만들어 현대미술의 스타가 됐다.

 

이런 흐름은 오늘날 우리 미술에서도 그대로 통한다. 그런데 많은 작가들의 아이디어가 진부하거나 모방한 경우가 많아서 작품으로 평가받지 못한다. 또는 아이디어 자체로 끝나서 일회성 해프닝이 되기 일쑤다.

 

선율: 90x30cm Acrylic on canvas 2015


 

이런 현실 속에서 보석처럼 번뜩이는 작가가 손동준이다. 그는 오랜 공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자신만의 회화를 보여준다.

 

그의 방법은 위에 열거한 서양현대미술의 스타들처럼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기에 더욱 가치가 있어 보인다. 손동준은 서예가다. 다섯 살 때부터 서예를 시작해 신동으로 통하며 대학과 대학원에서 서예를 전공했고, 중국에 유학 가서 서예로 박사까지 된 작가다.

 

그는 서예를 현대미술로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재료도 지필묵이 아니고 서양화 재료다.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붓글씨를 쓴다. 서예의 방법과 호흡을 이용해 새로운 현대 추상회화를 보여준다. 인류가 창안한 최초의 추상 예술인 서예의 본령에서 이 시대감각을 끌어내 ‘오래 된 미래’ 같은 현대회화로 만들어냈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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