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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재벌] 이건희 회장이 집무실로 사용한 승지원

사방이 트인 대국의 기세…글로벌 리더에게 적합하지만 주거용으로는 부적격

2020.02.05(Wed) 14:52:14

[비즈한국]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이 국내 경제의 실권을 쥔 국내 5대 기업의 총수(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와 예정에 없던 합동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전통한옥 형태의 ‘승지원’이라는 곳에서 만났는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부친인 이병철 회장이 살았던 집을 개조해 귀빈을 접대하고자 ‘영빈관’ 목적으로 지은 건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렇다면 이건희 회장이 집무실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승지원의 풍수지리는 어떠할까.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집무실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승지원(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사진=임준선 기자

 

강남구 신사동에서 한남대교를 바라보면 거북이 등처럼 둥그런 남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유심히 바라보면 거북이의 왼발은 옥수동 방면의 매봉산, 오른발은 이태원역 방면의 이슬람사원 언덕에 위치하는데, 커다란 거북이가 이곳을 딛고 물을 마시러 한강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풍수지리학에서는 신령한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태의 산을 ‘영구음수형(靈龜飮水形)’이라 표현한다.

 

예로부터 동양에서는 거북이를 신령한 동물로 여기며, 부와 건강을 상징한다. 동양 천문학과 풍수지리에서도 거북이를 북방(北方)의 수호신으로 여긴다. 영구음수형의 자리에 살거나 묘를 쓰면 재물과 자손이 크게 번성한다고 본다. 이런 까닭에 이태원언덕길(이태원·한남동)이 재물을 다루는 대기업 총수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풍수지리에 ‘산이 아름다우면 명망 높고 귀한 인물이 많으며, 좋은 물이 가까이 있으면 재물이 풍성해진다’는 말도 있다. 이태원언덕길이 남산과 맞닿은 데다 대한민국의 수도를 가로지르는 한강과 인접해 명당이 될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산들이 담장처럼 감싸주어 바람을 막아주고, 물이 명당으로 모여드는 지세, 즉 내룡(來龍)이 생왕(生旺)하고 장풍득수(藏風得水)하여 명당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산의 태조산(太祖山, 큰할아버지에 해당하는 산)은 백두산이다. 여기서 출발한 산줄기가 백두대간을 따라 한반도 중심맥인 한북정맥으로 이어지고, 서울의 조산(祖山)인 삼각산(북한산)에 이르러 신령한 서기가 어린 백색의 화강암(백운대)에 우뚝 선다. 백운대에 결집한 백두산 영기(靈氣)는 보현봉을 지나 정릉고개에서 결인한 후 서울의 주산(主山)인 북악산을 세워 조선의 수도인 한양(사대문안)을 만든다. 남은 기운은 인왕산을 지나 목멱산(남산)을 일으키는데, 남산이 도심에서는 안산(案山)의 역할을 하지만 이곳 이태원언덕길에서는 혈(穴)의 주산이 된다.

 

남산 일대를 자세히 보면 거북이가 물을 마시기 위해 매봉산과 이슬람사원을 딛고 한강으로 천천히 내려가는 형상을 띠고 있다.  사진=신혁 일러스트

 

이태원언덕길 내에서도 위치에 따라 풍수적 이점이 다르다. 승지원의 경우 주산인 남산에서 소월길을 지나 그랜드하얏트호텔이 있는 회나무로길을 따라 굴곡(屈曲)하며 이어지는 산줄기가 두 개의 가지로 나뉘는데, 한 가지는 남쪽으로 몸을 돌려 이슬람사원이 있는 우사단길로 이어져 한강과 만나고, 또 다른 한 가지는 몸을 높이며 작은 봉우리를 세우고 이어져 국립박물관의 둔지산으로 만들고 한강과 조우한다.

 

이렇듯 승지원은 솟은 봉우리 능선에 세워진 건물로 장풍(藏風)이 안 되는 터에 위치한다. 편안함과 안정감이 우선인 주거용 주택으로는 단점이 많다. 주택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점을 장점으로 보완하기 위해 건물의 형태나 담장, 나무, 연못, 바위 등의 조경물인 비보를 세워야 하는데, 이건희 회장이 승지원을 집무실과 영빈관으로 사용했으니 크게 문제될 것 같지는 않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승지원은 사방이 드러난 전망 좋은 터에 위치하고 한강이 감싸고 흐르며 멀리 관악산과 청계산, 동쪽으로 남한산까지 아우르는 대국(大局)의 기세를 갖추고 있다. 남산이 거북이 몸체라면 승지원이 있는 이곳은 꼬리(생식기)부분인 명동 일대에서 산란을 마친 거북이가 큰 세상으로 나가고자 머리를(龜頭)를 들고 사방을 살피는 눈에 해당한다. 원대한 꿈과 계획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이끌어갈 리더의 집무실로는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바람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을 지녔다. 언제든 바람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사태를 미리 대비해둬야 한다. 삼성 일가는 이 건물을 주택이나 숙소로 사용하지 말아야 함을 명심하길 바란다.

신석우 풍수지리학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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