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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커녕 자중지란' 유명 치킨 브랜드 본사-가맹점 분쟁 끊이지 않는 속사정

국민청원 올린 가맹점주에 5억 손배소 등 갈등 계속…본사 "일부 가맹점 탓"

2020.04.20(Mon) 17:31:00

[비즈한국] 2016년부터 경기도에서 bhc 가맹점을 운영해온 A 씨는 지난해 10월 가맹본부(본사)로부터 가맹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받았다. bhc 본사가 영업시간과 휴무를 강제하고 가격을 구속하는 등 가맹사업법을 위반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린 지 3개월 만이었다. 

 

경기도에서 bhc 가맹점을 운영해온 A 씨는 부당한 이유로 가맹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한다. 사진=김보현 기자

 

A 씨는 본사가 제시한 가맹계약 갱신 거절 통보가 보복성이라고 주장한다. 본사가 든 위반내용은 ‘가맹점 운영관리규정 미준수(e쿠폰 거절)’다. A 씨는 “본사에 위반사항에 대한 근거자료를 요청해도 받을 수 없었으며, 해당 규정에 대해 본사로부터 교육을 받거나 본 적이 없다. 본사는 e쿠폰 거절 57건에 대한 근거를 지금까지도 보여주지 않았다. 또 거리가 먼 지점으로 자동주문이 들어가는 등 e​쿠폰 주문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본사에 불리한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리자 가맹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는 올해 2월 A 씨에게 네이버밴드, 방송 매체 등에 e쿠폰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5억 원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본사가 문제를 제기한 기사는 내려갔지만 A 씨를 상대로 한 본사의 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본사는 A 씨에게 5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사진=김보현 기자

 

bhc 본사 관계자는 이런 내용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 관계자는 “e쿠폰 사용은 소비자에게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 해당 지점은 여러 차례 지적에도 e쿠폰을 상습적으로 거절했으며 관련 자료도 있다. e쿠폰 주문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으며, 주문서에 번지와 호수가 있어도 아파트명이 빠져 있어 거절했다는 등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댔다. 고객 컴플레인도 다수 들어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주와 본사 분쟁 여러 해 이어져

 

bhc​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정의당 추혜선 의원이 질의한 내용에 따르면 bhc 본사는 가맹사업 방침에 문제를 지적하며 소송을 제기한 전국bhc가맹점협의회(협의회) 임원 다섯 명과 회원 한 명에 대해 즉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특히 본사는 지난해 4월 진정호 협의회 회장에게도 계약 해지를 통보했는데, 법원이 같은 해 6월 협의회 회장의 지위보전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진 회장은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하지만 본사가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진 회장에게 건 1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은 진행 중이다. 

 

협의회 관계자는 “작년 4월 가맹점주 보복, 튀김용 기름 구입 강제 등 5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정위에 신고한 내용이 최종 단계에 있다고 들었다. 본사에 이의가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bhc는 최근 ‘치킨 튀김기 구매 강요 논란’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본사가 한 대에 90만 원에 달하는 튀김기를 구매하도록 강요했다는 내용이다. ‘무조건 진행되어야 되는 사항이며, 협의가 없고 전화하셔도 소용없습니다’라고 적힌 본사의 문자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는 가맹사업법 제12조 ‘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항목에 따라 가맹사업법 위반 및 불공정거래행위로 볼 수 있다. 튀김기는 필수품목이 아닌 권장품목으로, 본사가 구매를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튀김기 강매’와 관련해서도 본사와 가맹점주 간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앞서의 본사 관계자는 “강매한 사실이 없으며 장기투자 차원에서 진행한 일이다. 본사에서 튀김기 가격의 30%를 지원했다. 당장 필요가 없는데 구매한 점주도 있다. 문자는 중간에서 내용을 전달한 슈퍼바이저 개인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혹시라도 받게 될지 모를 불이익 때문에 필요하지 않아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한다. bhc 가맹점주 B 씨는 “이미 처음 영업을 시작할 때 본사로부터 구매한 3구, 2구짜리 튀김기도 다 사용하지 않는다. 하나는 위에 짐을 올려뒀다”고 말했다. 

 

#높은 영업이익률 “가맹점에 고부담 증거” 주장에 bhc 측 “평범한 점주들 피해”

 

협의회와 업계 일각에서는 bhc 본사와 가맹점의 끊이지 않는 분쟁을 지배구조 때문이라고 본다. 지난 2018년 11월 박현종 bhc 회장 주도로 사모펀드인 로하틴그룹(TRG)​에서 bhc​를 인수한 후 높은 금융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가맹점에 부담이 가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협의회는 그 근거로 동종업계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든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bhc는 매출 3186억 원, 영업이익 977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30.7%로 타 브랜드의 3~5배 가까이 된다. 과한 부담이 지워진다는 가맹점주들의 지적은 2018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박현종 회장은 2018년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해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경쟁사 대비 비싼 가격으로 판매한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bhc 본사 관계자는 “근거 없는 추정이다. 영업이익은 판매관리비의 효율적 운영 결과로 봐야 한다.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의혹과 관련해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문제를 제기하는 몇몇 점주들이 계속해서 근거 없이 주장만 하는 상황이라 우리도 답답하다​. 오히려 일부 가맹점의 문제 제기가 확대되면서 나머지 평범한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kbh@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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